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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씨네
송지효‧김무열의 ‘침입자’, 익숙함이 낯섦으로 바뀐 순간
2020. 02. 12 by 이영실 기자 swyeong1204@sisaweek.com
영화 ‘침입자’(감독 손원평)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영화 ‘침입자’(감독 손원평)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집 그리고 가족이라는 보편적이고 일상적인 개념들이 비틀리는 순간을 미스터리 스릴러 장르 안에 담았다.”

문학상을 휩쓴 베스트셀러 작가 손원평이 장편 데뷔작 영화 ‘침입자’로 상업영화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가장 낯선 인물이 가장 친밀한 가족의 일원이 되면서 벌어지는 미스터리한 사건을 치밀한 구성과 세밀한 전개로 담아내 ‘현실 공포’를 선사한다는 각오다. 여기에 배우 송지효와 김무열이 새로운 얼굴을 예고, 기대를 더한다.

‘침입자’는 실종됐던 동생 유진(송지효 분)이 25년 만에 집으로 돌아온 뒤 가족들이 조금씩 변해가고, 이를 이상하게 여긴 오빠 서진(김무열 분)이 동생의 비밀을 쫓다 충격적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제10회 창비청소년문학상 수상작이자 25만 부의 판매고를 올린 베스트셀러 ‘아몬드’ 작가 손원평의 첫 장편 데뷔작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손원평 감독은 ‘인간적으로 정이 안 가는 인간’(2005), ‘너의 의미’(2007), ‘좋은 이웃’(2011) 등 다수의 단편영화 각본과 연출을 맡았다. 특히 ‘인간적으로 정이 안 가는 인간’으로 제4회 미쟝센 단편영화제 심사위원특별상, 제7회 서울국제여성영화제 우수상을 수상하며 연출력을 인정받기도 했다.

손원평 감독은 몰입도 넘치는 구성과 독특한 캐릭터의 매력으로 관객의 취향을 저격할 예정이다. 첫 장편영화를 선보이게 된 손 감독은 12일 진행된 ‘침입자’ 제작보고회에서 “영화를 시작한 지 햇수로 20년째인데, 이렇게 오래 걸릴 줄 몰랐다”며 소감을 전했다.

손 감독은 “이 작품도 시나리오를 쓴 지 8년이 됐다”며 “그동안 여러 변화와 변곡점을 거쳐 오늘에 이르게 됐다. 이 자리에 서게 돼서 감개무량하고 부끄럽지 않은 작품으로 만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손원평 감독이 첫 장편영화 연출작 ‘침입자’로 관객과 만난다.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손원평 감독이 첫 장편영화 연출작 ‘침입자’로 관객과 만난다.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또 손원평 감독은 ‘침입자’를 통해 누구에게나 가장 편안한 공간인 ‘집’을 잠식당하는 것에 대한 불안감과, 누가 침입자인지에 대한 공포심을 미스터리하게 풀어내고 싶었다고 밝혔다.

손 감독은 “‘침입자’는 ‘아몬드’를 쓸 때 비슷한 시기에 생각한 작품”이라며 “당시 아이를 낳고 나서 이 아이가 나의 기대와 다른 모습으로 커도 가족으로 받아들일 수 있을까라고 생각하면서 가족을 만드는 건 무엇일까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그런 테마들이 내 작품에 녹여있는데, ‘아몬드’에서는 따뜻하게 풀어냈다면 ‘침입자’에서는 미스터리 스릴러로 풀어내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누구나 가족이 있고, 집에서 살고 있다”며 “그런 보편적인 소재가 뒤틀렸을 때 오는 긴장과 스릴이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고 연출 계기를 밝혔다.

가족에 대한 소중함을 이야기하고 싶었다고도 전했다. 손 감독은 “보편적이고 일상적인 것들이 너무 당연해서 잊고 사는 것 같다”며 “가족의 의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고 돌아보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고, 얼마나 소중한지에 대해 생각하게 하는 영화였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침입자’로 새로운 얼굴을 예고한 송지효.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침입자’로 새로운 얼굴을 예고한 송지효.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침입자’는 배우 송지효와 김무열의 만남으로도 기대를 더한다. 손원평 감독은 “오랜만에 한국영화에서 보는 남녀 투톱의 대결구도를 형성하는 영화”라며 “두 배우가 워낙 뛰어나지만, 그동안의 모습과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고 예고해 영화 속 두 배우의 활약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드라마 ‘응급남녀’ ‘이번 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 영화 ‘바람 바람 바람’ ‘성난황소’, 예능 ‘런닝맨’까지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쾌활한 이미지를 보여 온 송지효는 연기 인생 가장 파격적인 변신을 시도한다. 감춰왔던 비밀을 조금씩 드러내는 미스터리한 인물 유진으로 분해 그동안 본 적 없는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이날 송지효는 “예능에서 보여준 모습 때문에 기존 이미지가 워낙 친근해서 스릴러 장르가 가볍게 보이지 않을까 걱정도 되고 부담도 많이 됐는데, 그 걱정이 사라질 만큼 시나리오와 캐릭터가 너무 좋았다”며 작품을 향한 애정을 드러냈다.

그는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내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무조건 하고 싶었고, 잘 해내고 싶은 욕심이 생겼다. 아직 영화를 보지 못했지만 기대가 되고 욕심낸 만큼 잘 나왔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적으로 큰 도전을 했다고 생각하는데, 익숙한 모습은 아니지만 새로운 모습도 많은 분들에게 좋게 받아들여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손원평 감독은 송지효를 향한 강한 믿음을 드러내 이목을 끌었다. 손 감독은 “송지효가 ‘여고괴담3’을 통해 데뷔했다”며 “당시 신인임에도 불구하고 서늘하고 미스터리한 모습들을 잘 표현해냈다”고 회상했다. 이어 “오랫동안 가려져 있던 모습을 최대한 꺼내서 새로운 시도를 해보고 싶었다”며 “본인도 노력을 많이 했고, 나도 마지막 한 방울까지 쥐어짰다. 송지효의 새로운 모습을 만날 수 있을 거라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내 기대를 더했다.

​‘침입자’로 열일 행보를 이어가는 김무열.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
​‘침입자’로 열일 행보를 이어가는 김무열.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

김무열도 함께한다. 가족을 지키려는 남자 서진으로 분해 열연을 펼칠 예정이다. 이미 영화 ‘기억의 밤’ ‘악인전’ 등을 통해 스릴러 장르에서 존재감을 드러낸 바 있다. 이날 진행을 맡은 박경림이 ‘스릴러 장인’이라고 칭하자 그는 “장인은 부담스럽다. 초년생이나 신입사원 정도로 해달라”고 너스레를 떨어 취재진에게 웃음을 안겼다.

그는 “‘침입자’ 시나리오를 보고 전체적인 톤이 상당히 기묘했다”며 “야릇하게 사람을 조여 오는 느낌도 있었다. 신선하고 충격적으로 다가왔다”고 회상했다. 이어 “그 느낌을 영화적으로 잘 살려내고 싶은 욕심이 들었다”고 작품을 택한 이유를 밝혔다.  

김무열은 서진에 대한 치밀한 분석을 바탕으로 인물의 심리 변화를 섬세하게 완성했다는 후문이다. 서진에 대해 그는 “전도유망한 건축가”라며 “25년 전 동생을 잃은 사고로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가족의 가장이다. 얼마 전 아내를 잃고 실의에 빠진 상태에서 잃어버린 동생이 돌아온다. 그때부터 익숙했던 집이 낯설게 느껴지고 조금씩 변해가는 걸 느끼기 시작한다. 극 내내 의심을 쫓아가며 충격적인 진실을 마주하게 되는 인물”이라고 소개했다.

손원평 감독은 김무열에 대해 ‘폭넓은 연기 스펙트럼을 가진 배우’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손 감독은 “김무열이 캐스팅 제안을 받아들였을 때 걱정 끝 행복 시작이라고 생각했다”며 “워낙 연기를 잘하지만, 스펙트럼이 굉장히 넓은 배우다. 각 장마다 언제든 뛰어들어 갈 수 있는 배우”라고 칭찬했다. 그러면서 “늘 좋은 연기를 보여줬지만, 우리 영화 안에서 서진이 많은 변화를 겪는데, 그 세밀한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해냈다”고 전해 기대감을 높였다.

손 감독의 말처럼 김무열은 스릴러부터 코믹까지 장르를 불문하고 다양한 캐릭터를 소화하고 있다. 특히 이날 개봉한 영화 ‘정직한 후보’(감독 장유정)에서는 밝고 유쾌한 매력을, ‘침입자’에서는 강렬한 카리스마를 예고, 전혀 다른 얼굴로 관객과 만날 전망이다.

연이어 작품을 선보이게 된 것에 대해 김무열은 책임감을 느낀다고 고백했다. 그러면서 “하지만 스트레스나 중압감으로 느낄 게 아니라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고 솔직한 생각을 털어놨다. 이어 “다행인 것은 두 영화의 톤이 완전히 다르고 캐릭터의 결도 많이 달라서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며 웃었다.

‘스토리텔러’ 손원평 감독이 완성한 촘촘한 서스펜스와 송지효‧김무열의 팽팽한 연기 대결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침입자’는 오는 3월 12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