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지난 4일 출시한 서브컬처 장르의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카운터사이드'가 순항중이다. 하지만 여전히 다듬어져야 할 부분이 많은 점은 아쉽다. /넥슨
넥슨이 지난 4일 출시한 서브컬처 장르의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카운터사이드'가 구글 플레이 매출 10위권에 안착하며 순항중이다. /넥슨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넥슨이 모바일 역할수행게임(RPG) ‘카운터사이드’를 출시하며 올해 첫 신작 포문을 열었다. 수많은 서브컬처 장르의 모바일 RPG속 독보적 스토리와 콘텐츠들로 띄운 승부수가 게임팬들에게 통할지 이목이 집중된다.

카운터사이드는 현실세계 ‘노말사이드’와 반대편 세계 ‘카운터사이드’의 전투를 그린 어반 판타지 RPG로 ‘클로저스’의 스튜디오비사이드가 개발을 맡았다.

30만장 이상의 텍스트와 50장이 넘는 컷씬 일러스트로 구성된 ‘스토리’ 콘텐츠와 끝없는 이면세계를 탐사하여 전투와 이벤트를 경험하는 ‘다이브(DIVE)’ 등 현실세계와 이면세계를 넘나들며 미션을 수행하는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카운터사이드는 출시 전부터 기대와 우려가 섞인 평가가 많았다. 기존의 서브컬처 장르의 게임들보다 ‘마이너’스러운 설정의 스토리로 차별화했지만 비공개 시범 테스트(CBT)에서는 적잖은 혹평들이 쏟아졌기 때문이다.

넥슨과 스튜디오비사이드는 CBT에서 받은 이용자들의 피드백을 반영하고 웹툰 등 다양한 콘텐츠들을 통해 컨셉트를 확고히 하는데 주력했다. 그 결과 구글 플레이 매출 10위권에 안착하며 순항중이다. 기대와 우려 속에서 첫 발을 내딛은 카운터사이드를 직접 플레이해봤다.

카운터사이드 스토리 초반, 펜릴소대의 소대장 '힐데'와 제자 '주시윤'이 신입소대원 '유미나'를 맞이하러 온 장면이다. SF 장르의 느낌이 물씬 나는데 어디선가 모르게 서브컬처 느낌이 난다. /
카운터사이드 스토리 초반, 펜릴소대의 소대장 '힐데'와 제자 '주시윤'이 신입소대원 '유미나'를 맞이하러 온 장면이다. SF 장르의 느낌이 물씬 나는데 어디선가 모르게 서브컬처 느낌이 난다. 사진은 기자가 직접 ‘카운터사이드’를 플레이하며 캡처한 장면. / 송가영 기자

넥슨이 카운터사이드의 출시 소식을 알려왔을 때부터 ‘스토리’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가졌던 것은 사실이다. 그동안 출시된 서브컬처 장르 게임들은 대부분이 밝은 분위기의 컨셉트가 주를 이뤘고 캐릭터별 부여되는 스토리보다 전체적인 스토리가 진행되는데 방점이 찍혀있다.

카운터사이드는 시작부터 어둡다. 세상은 크게 변했고 인간이 살 수 있는 세계와 또 다른 세계로 나눠지며 등장하는 캐릭터들마다 적잖은 사연들이 있다. 심지어 게임 속 ‘사장’이 되는 이용자들에게도 스토리가 부여된다. 

다른 서브컬처 게임에서도 캐릭터별 스토리가 부여되는 ‘서브스토리’들이 존재한다. 그렇지만 초반부터 캐릭터들이 갖고 있는 뒷이야기가 궁금할 정도로 흡입력이 뛰어나진 않다. 

그런 면에서 카운터사이드의 스토리 흡입력은 높이 평가하고 싶다. 게임 초반 등장하는 ‘힐데’가 전투에서 어떻게 살아남았고 ‘주시윤’과 묘하게 신경전을 벌이는 이유, ‘유미나’가 카운터가 된 배경 등 온갖 ‘떡밥’들이 초반부터 쏟아진다.

이 ‘떡밥’들은 넥슨이 주력하고 있는 마니아층 형성에 많은 영향을 준다. 물론 일러스트만으로도 가능한 이야기이지만 궁금증을 자극하고 감정을 자극하는 스토리가 부여된다면 캐릭터와 스토리에 대한 애정도 높아지기 때문이다.

빠른 게임을 원하는 이용자들이라면 ‘떡밥’이 걸리적거릴 수 있겠다. 초반부터 쏟아내는 스토리들 때문에 플레이가 자연스럽게 루즈해진다. 이 때문에 원하는 캐릭터를 뽑는 ‘리세마라’가 가능하지만 스토리, 튜토리얼 등을 모두 스킵해도 가챠(뽑기)까지 오랜 시간이 걸려 사실상 포기하게 된다.

카운터사이드의 핵심 콘텐츠 '메인스트림'의 전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
카운터사이드의 핵심 콘텐츠 '메인스트림'에서 2소대가 전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거대한 함선임에도 불구하고 전투를 치르고 있는 캐릭터들을 압도할 수준의 크기는 아니다. 사진은 기자가 직접 ‘카운터사이드’를 플레이하며 캡처한 장면. / 송가영 기자

가장 우려했던 그래픽도 만족스러웠다. 2D 일러스트를 ‘작붕’한 SD캐릭터의 모습이 전투 중에 보이지 않는 것만으로도 박수를 치고 싶다. SD캐릭터가 월드맵 파견임무를 할 때 등장하지만 오랫동안 머무는 콘텐츠는 아니어서 이해할 수 있다.

전투시 터지는 이펙트는 다소 아쉽다. 전투에 투입되는 10명의 캐릭터와 메카닉이 동시에 전투를 벌이기 때문에 온갖 스킬과 움직임이 뒤섞인다. 이 때문에 전투 도중 어떤 캐릭터가 아웃됐는지 배치가능 게이지를 확인해야 알 수 있다.

전반적인 일러스트와 배경 퀄리티도 훌륭하다. 전체적 분위기가 크게 톤 다운됐음에도 디테일을 뭉게지 않은 점, 서브컬처 장르임에도 보는 사람이 평온할 정도의 일러스트 등은 게임 몰입도를 높여준다.

다만 카운터사이드를 지지하는 속성 중 하나인 메카닉의 인게임 그래픽은 어느 정도 감안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헬기가 캐릭터의 키와 비슷하거나 실제로는 사람의 몇 십 배 큰 탱크‧함선 등과 캐릭터의 차이는 커봐야 최대 3배다. 

원근법을 완전히 무시한 설정이지만 이들마저 원래 크기로 키운다면 앞서 언급한 이펙트는 물론이고 애써 그려넣은 디테일한 배경은 구경도 못할 것 같다.

카운터사이드의 핵심 콘텐츠 '메인스트림'에서 2소대가 전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빠르게 몰려오는 적을 처치한 후 보스급 적을 향해 공격하고 있다. /
카운터사이드의 핵심 콘텐츠 '메인스트림'에서 2소대가 전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빠르게 몰려오는 적을 처치한 후 보스급 적을 향해 공격하고 있다. 사진은 기자가 직접 ‘카운터사이드’를 플레이하며 캡처한 장면. / 송가영 기자

스토리와 그래픽에 높은 점수를 줬지만 사용자 환경 면에서는 더 많은 개선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카운터사이드는 전투 시 캐릭터들이 바로 등장하지 않는다. 출격 게이지에 따라 배치할 수 있는 캐릭터가 다르고 배치하고 싶은 곳에 배치할 수도 없다.

게임 속에 등장하는 ‘사원’의 속성은 △카운터 △솔저 △메카닉 등 3가지다. 이들의 클래스(직업)는 △스트라이커 △레인저 △스나이퍼 △디펜더 △서포터 △시즈 △타워 등 7가지로 나눠진다. 

또한 캐릭터별로 공중전 또는 지상전만 가능한 클래스와 모두 가능한 클래스로 나눠진다. 이는 전투중 이용자가 다양한 전략 지휘를 할 수 있도록 한다는 장점이 있다.

튜토리얼에 따르면 전투는 디펜더와 스트라이커가 가장 선두에서 적이 함선에 접근하는 것을 막으면 스나이퍼와 레인저가 후방에서 지원사격을 하는 것이 기본이다. 여기에 힐러 또는 버프 역할을 하는 서포터, 고정된 자리에서 공격을 개시하는 타워, 보스만 노리는 시즈를 적절하게 배치할 수 있다.

문제는 전투에 들어가면 이대로 전투가 이뤄지지 않는다. 디펜더보다 스트라이커와 레인저를 먼저 배치하게 되는 경우가 태반이고 디펜더가 등장할 때쯤엔 스트라이커나 레인저 중 하나가 먼저 아웃된다. 숫자로 밀어붙이는 솔저를 배치해도 워낙 능력치가 낮아 디펜더 한 명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다. 

가장 큰 문제는 배치대로 움직이지 않는다. 디펜더와 스트라이커가 선두로 달려나가는 것은 당연하지만 후방에서 지원사격을 해야 하는 ‘물몸’의 스나이퍼와 레인저까지 왜 선두로 달려가는지 이해할 수 없다. 서포터 역시 마찬가지다. 

카운터사이드의 핵심 콘텐츠 '메인스트림'에서 2소대가 전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캐릭터들이 배치 순서대로 서있지만 전략이라고 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
카운터사이드의 핵심 콘텐츠 '메인스트림'에서 1소대가 전투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이다. 캐릭터들이 배치 순서대로 서있지만 전략이라고 하기 어려운 수준이다. 사진은 기자가 직접 ‘카운터사이드’를 플레이하며 캡처한 장면. / 송가영 기자

전투 막바지에는 모든 캐릭터가 선두에서 전투를 벌이고 있다. 함선과의 거리를 어느 정도 벌렸으니 보스를 제압하는데 주력하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면 애초에 기본 전투 방식이라는 것을 왜 정했는지도 의문이다. 더군다나 서포터, 시즈, 타워는 사용도 못해보고 승전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플레이 초반에는 크게 신경이 쓰이지 않는 부분일 수 있다. 서비스 초기여서 넥슨이 괜찮은 스펙을 가진 캐릭터들을 지급해주고 확률업 이벤트를 통해 얻은 SR, SSR 등급의 캐릭터를 배치하면 어느 정도 쉽게 전투를 클리어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를 초반에 잡지 못하면 클래스들의 역할이 불분명해질 뿐 만 아니라 타 게임들과 마찬가지로 높은 공격력을 가진 캐릭터들만 수집하는 이용자가 늘어나고 배치 게이지의 존재마저 무의미해진다.

전투에 배치할 수 있는 캐릭터가 총 10명이니 한두명 아웃된다고 게임을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전투에 들어가기 전 머릿속에서 시뮬레이션을 돌려본 이용자들도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전투시작과 동시에 캐릭터를 배치할 때 약 1초간 딜레이되는 점도 이른 시일 내 패치가 이뤄져야할 부분으로 보인다. 전투 시작과 동시에 캐릭터를 배치하는 것보다 적이 함선으로 돌진하는 속도가 더 빨라 디펜더를 배치해도 무의미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전투에 투입되는 캐릭터가 많다보니 스킬창을 배치하지 않은 것은 이해한다. 그래도 궁극기를 사용할 땐 어딘가 고정해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다. 

게임 초반에는 궁극기 발동을 자동으로 설정할 수 없어 직접 발동해야 하는데 공격을 하며 좌우로 움직이는 바람에 제대로 누르는 것조차 쉽지 않다. 결국에는 자동 발현으로 설정했는데 이럴거면 캐릭터 머리 위에 궁극기 스킬 버튼을 굳이 넣은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하다. 

카운터사이드의 사장인 이용자와 하트베리소속 SSR 등급 시즈 클래스 '루미'가 연봉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
카운터사이드의 사장인 이용자와 하트베리 소속 SSR 등급 카운터 시즈 클래스 '루미'가 연봉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기자가 직접 ‘카운터사이드’를 플레이하며 캡처한 장면. / 송가영 기자

캐릭터들의 레벨을 올리는 수단이 ‘연봉협상’인 점도 아쉽다. 본격적인 에피소드가 시작되면 중간부터 소대 하나만으로는 게임을 진행하기 쉽지 않도록 돼있다. 두 개의 소대로 움직여야 하는데 첫 번째 구성한 소대를 육성하느라 두 번째로 구성한 소대 캐릭터들의 레벨이 낮아 전투도중 사망하는 경우가 발생했다. 

다른 재화를 사용하지 않아도 전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캐릭터들의 레벨은 오른다. 그러나 게임을 클리어하기 위해서는 무난한 수준의 레벨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 수단이 연봉협상 뿐이다. 

연봉협상은 사장인 이용자와 캐릭터가 레벨, 애사심을 올리기 위한 서브 콘텐츠인데 게임속 재화인 ‘골드’의 비용이 만만치 않게 들어간다. 이 골드는 캐릭터를 뽑기 위한 ‘채용’에서도 막대하게 소모된다. 

넥슨은 여러 콘텐츠와 이벤트, 접속 보상 등을 통해 많은 골드를 지급해주고 있지만 이 역시 서비스 초반 이용자를 유입하고 이탈을 막기 위한 수단이어서 후반부로 갈수록 골드 부족으로 불만을 호소하는 이용자들이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메인스트림에서 전투를 치르고 나면 클리어 등급과 함께 드롭된 보상을 보여준다. 전투를 치르는 중 클리어 S등급을 받을 수 있는 조건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
메인스트림에서 전투를 치르고 나면 클리어 등급과 함께 드롭된 보상을 보여준다. 전투를 치르는 중 클리어 S등급을 받을 수 있는 조건도 함께 확인할 수 있다. 사진은 기자가 직접 ‘카운터사이드’를 플레이하며 캡처한 장면. / 송가영 기자

게임팬들의 많은 관심과 우려 속에 출시된 카운터사이드는 여전히 다듬어야할 부분이 많다. 차별화된 컨셉트와 스토리만으로 게임을 플레이할 이용자들은 많지 않다. 

공식 출시된 게임이라고 하기엔 이해하기 어려운 플레이가 이뤄지고 눈에 띄는 BM이 없는 점, 예상보다 많지 않은 캐릭터와 메카닉의 종류 등은 아쉽다.

다만 앞서 언급했듯 카운터사이드의 스토리와 컨셉트는 단연 독보적이다. 흔한 클리셰나 뻔한 신파는 배제하고 스토리 보드만 제대로 짠다면 넥슨이 공들이고 있는 탄탄한 마니아층도 형성할 수 있다. 

눈살을 찌푸릴 정도의 일러스트와 서브컬처 게임에 질린 게임팬, 국내 게임에서 보기드문 스토리를 보고 싶은 이용자, 수집형 게임을 선호하는 이용자들이라면 카운터사이드 플레이를 추천한다.

넥슨의 올해 첫 신작을 흥행 궤도에 올리기 위해 많은 개발자들의 피, 땀, 눈물이 투입되고 있는 만큼 차츰 발전하는 카운터사이드의 모습을 기대한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