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양홀딩스가 실적 감소에도 적극적인 배당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삼양홀딩스가 실적 감소에도 적극적인 배당 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시사위크=권정두 기자  삼양그룹의 지주사 삼양홀딩스가 실적 악화에도 불구하고 고배당 행보를 이어가고 있어 이목이 집중된다. 적극적인 배당은 주주환원이란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삼양그룹의 경우 오너일가가 최대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여 곱지 않은 시선이 나온다.

삼양홀딩스는 최근 공시를 통해 현금배당 계획을 발표했다. 보통주는 주당 2,000원, 우선주는 주당 2,050원을 배당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배당금 총액은 154억9,400여만원이다. 이는 지난 3년간 실시한 배당과 같은 규모다. 삼양홀딩스는 2016~2018년 실적을 바탕으로 매년 보통주 2,000원, 우선주 2,050원의 배당을 실시한 바 있다.

문제는 삼양홀딩스가 지난해 거둔 실적이다. 삼양홀딩스가 발표한 지난해 잠정 실적에 따르면, 연결 기준 2조4,915억원의 매출액과 1,022억원의 영업이익, 87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다. 2018년에 비해 매출액은 2.8% 감소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6.1%, 14.3% 줄어들었다.

삼양홀딩스는 이 같은 잠정 실적의 배경에 대해 “자회사의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실제 삼양홀딩스 핵심 계열사인 삼양사는 판매량 감소 및 업황 부진 속에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15% 이상 감소했다.

이 같은 실적 하락에도 불구하고 삼양홀딩스는 고배당 기조를 놓지 않고 있다. 삼양홀딩스는 2016년 68%, 2017년 41%, 2018년 22%의 현금배당성향을 기록했다. 2014년엔 461%에 달하기도 했다.

적극적인 배당은 주주환원이란 측면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곤 한다. 하지만 삼양홀딩스의 경우 적극적인 배당의 최대 수혜자가 오너일가다. 최대주주인 김원 삼양홀딩스 부회장과 친인척 등 특수관계인은 41.7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이번에 결정된 배당금 총액 중 60억원 이상이 이들에게 향할 전망이다. 그룹 전반의 실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오너일가가 배당금으로 매년 수십억원을 챙겨가고 있는 셈이다.

더욱이 삼양홀딩스는 계열사로부터 받는 브랜드 수수료와 배당금, 그리고 내부거래가 주 수익원이다. 주주친화정책 차원에서의 적극적인 배당도 의미가 있지만, 그룹 경영상황과 무관하게 오너일가가 사익추구에 몰두하고 있다는 지적 또한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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