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리본 광고 갈무리
더 리본은 TV광고를 통해 ‘상조업계 매출 1위’를 강조하고 있다. /더 리본 광고 갈무리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상조업계는 보통 장례와 혼례를 도와주는 서비스업을 일컫다. 상조기업마다 칠순, 회갑연, 돌, 여행 등 다양한 형태의 서비스품목을 취급해 차이를 보이기도 한다.

상조업계 1, 2위 자리는 프리드라이프와 보람상조(보람그룹)가 앞다퉈 경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그런데 최근 서경석을 모델로 마케팅을 이어오는 상조기업 ‘더 리본’이 ‘상조업계 매출 1위’라는 타이틀로 홍보 마케팅을 이어가고 있어 관심을 집중시킨다. ‘더 리본’은 상조업계 매출 1위가 맞을까.

◇ 상조업계 규모나 순위, 통상 선수금·자산으로 평가… 더 리본, 매출 절반은 ‘뷔페’ 부문  

상조업계는 업계 규모나 순위를 매길 때 보통 총 선수금이나 총 자산을 기준으로 한다. 선수금은 상조업계가 자사 고객들에게 선납 받은 금액을 의미하며 기업 규모를 직접적으로 나타내는 지표로 사용된다. 곧 선수금 총액이 많으면 고객수도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매출은 상조기업이 취급하는 모든 서비스품목을 판매하고 대가로 받은 수익으로, 기업의 규모와는 별개로 장례나 혼례 등 행사가 이뤄질 때 고객이 지불한 금액이다. 이러한 차이로 인해 매출은 업계 1, 2위가 무조건 높은 수치를 나타내지는 않는다는 게 업계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그렇다면 더 리본의 지난 2018년 매출과 총 선수금, 총 자산 규모는 어느 정도일까.

/제갈민 기자, 자료: 내상조 찾아줘
상조기업 규모를 파악할 수 있는 선수금과 자산 규모. 프리드라이프와 보람그룹이 1, 2위를 다투고 있으며 더 리본은 약 8, 9위 수준이다. /그래프=제갈민 기자, 자료=내상조 찾아줘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공시된 2018년 더 리본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총 매출은 약 979억원이다. 총 선수금은 지난 2019년 9월말 기준 1,807억원, 총 자산은 지난 2018년 12월말 기준 1,398억원이다. 이는 공정거래위원회 ‘내상조 찾아줘’ 사이트의 상조산업 현황 자료에 따른 것이다.

더 리본의 2018년 연간 매출은 979억원으로, 타 상조기업들에 비해 월등히 높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업계 1위’라는 더 리본의 주장은 사실이다. 그러나 더 리본의 매출에는 △뷔페매출 △웨딩매출 △상품매출 △상조매출 △기타매출 등이 모두 포함돼 있다. 이 중 상조와는 무관한 뷔페매출이 493억원으로, 더 리본 총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더 리본은 라이프케어서비스인 △장례 △웨딩 △크루즈 △어학연수 외 직영 웨딩홀과 스튜디오, 외식브랜드 등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외식브랜드는 ‘더 파티’로 부산·울산·경남(이하 부울경)을 중심으로 영업을 이어오고 있다. 직영점으로 운영되며 부울경에 12개 매장이 있다. 더 리본은 지난 2015년과 2016년, 2018년 계열사인 더 파티 매출이 포함된 뷔페매출만 연간 400억원 이상을 올렸다. 이 기간은 더 리본이 상조업계 연간 매출 1위를 기록한 해다.

지난 2015년 이후 더 리본 연간 매출과 뷔페매출 비중. /표=제갈민 기자
지난 2015년 이후 더 리본 연간 매출과 뷔페매출 비중. /표=제갈민 기자

더 리본의 지난 2018년 매출 중 뷔페매출 493억원을 제외할 경우, 상조서비스인 장례·웨딩과 여행, 어학연수 등 상품·기타매출의 총합은 486억원 수준이다. 이는 지난 2018년 감사보고서 기준 프리드라이프 총 매출 686억원과 보람상조개발 총 매출 522억원 대비 낮은 수치다.

프리드라이프의 매출(686억원)은 프리드투어와 인천장례식장 등 계열사 매출을 제외한 감사보고서를 기준으로 한 것이다. 이 중 장례·혼례 등 상조상품과 무관한 임대수익은 약 15억원 수준이다.

보람상조개발은 보람그룹의 17여개 계열사 중 상조 전문 회사다. 보람그룹의 상조전문 계열사는 총 4개가 있으며, 보람상조개발 매출은 다른 계열사를 제외한 개별 매출을 기준으로 했다. 이 중 상조와 무관한 임대 및 호텔사업수익, 기타수익의 합은 8억원 정도다. 

결국 더 리본의 “매출 1위” 광고는 계열사의 매출을 모두 총망라할 경우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연간 총 매출에서 상조업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매출만을 따로 놓고 비교하면 동종업계 경쟁사들 보다 매출이 낮은 셈이다. 또한 더 리본은 광고에서 △상조 △웨딩 △크루즈여행 3가지만을 강조하고 있을 뿐 외식브랜드인 ‘더 파티’에 대해선 언급을 하지 않는다.

더 리본 관계자는 “뷔페 매출에는 결혼식에 사용되는 식대 비용과 계열사 더 파티의 매출이 모두 합산된 것”이라며 “경쟁사들은 계열사를 합쳐도 900억원대 매출이 되지 않아 더 리본이 업계 매출 1위는 맞다”고 말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매출과 관련해 “세부적으로 어떤 것을 포함하고 제외하는 명확한 기준이 마련돼 있지 않다”며 “감사보고서 상 매출 항목이 기업별로 다른 것도 이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