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가 지난해 기말배당금을 대폭 축소한 것을 두고, 내일경영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뉴시스
KCC가 지난해 기말배당금을 대폭 축소한 것을 두고, 내일경영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뉴시스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KCC가 배당금을 대폭 축소하며 그간 제기된 고배당 논란을 잠식시키는 모습이다. 이를 두고, 지난해 하락한 실적과 더불어 사업분할 등으로의 새출발을 앞두고 있는 만큼 ‘내실경영’의 일환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KCC는 지난해 기말배당금으로 보통주 1주당 4,500원, 총 442억원을 배당한다고 지난 13일 공시했다. 2010년대 이후 꾸준히 600~700억원대의 배당금을 책정한 것에 비해 절반 수준의 배당금이다.

KCC는 그간 꾸준히 고배당 기조를 이어왔다. KCC는 2010년 685억원의 배당을 시작으로, 매년 최소 685억원에서 최대 786억원의 배당금을 책정했다. 순이익이 하락(2017년)하거나 적자(2018년)를 기록했던 당시에도 각각 786억원을 배당했다.

하지만 이번엔 배당금을 대폭 줄이며 허리띠를 졸라매는 모습이다. 지난해 실적과 자본총계 하락 등 녹록지 않은 경영상황과 사업 분할로 올해 새출발을 앞두고 있는 만큼 내실 다지기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KCC는 지난해 매출액 2조7,196억원을 기록하며 2011년 이후 처음으로 매출액이 2조원대로 하락했다. 지난해 영업익은 전년 대비 33.5% 줄었고, 순손실은 2,299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폭이 늘었다. 지난 2018년 미국 실리콘업체 ‘모멘티브’를 인수하는 과정에서의 장부상 평가손실이 지난해 실적에 인식된 탓이다. 자본총계 또한 4조4,427억원으로 전년 대비 22% 줄었다. 

KCC 관계자는 ”지난해 전방산업의 악화로 실적이 다소 하락했다“며 ”실적과 내실 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요소를 다방면으로 검토해 배당을 축소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이번 배당 축소는 오너일가의 용단이 반영된 것로 보인다. KCC의 지분구조를 살펴보면, 정몽진 회장 외 오너일가 및 특수관계자가 40%에 육박하는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오너일가가 배당 수익의 상당수를 포기하는 셈이다. 배당 수익보다는 회사의 내실 다지기를 우선으로 판단한 데 따른 결정으로 해석되는 이유다.

여기에 KCC는 올해를 글로벌 첨단소재 기업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있다. KCC는 지난해 7월 기업분할을 통한 신설법인 ㈜KCG 설립을 승인하고, 실리콘·도료 중심의 글로벌 신소재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포부를 밝혔다. 건설과 자동차 등 전방산업의 악화로 주력 사업 부문인 건자재 사업 등이 부진하자 실리콘을 중심으로 한 고부가 가치 사업으로 돌파구를 모색한 것이다. 

한편 KCC는 올해 턴어라운드의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지난해 모멘티브 인수 과정에서의 일회성 요인으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지만, 모멘티브 실적이 올해 1분기부터 반영될 전망인데다 향후 사업 부문의 개선이 예상된다는 이유에서다.

이희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모멘티트 인수와 관련해 일시적 평가손실로 지난해 실적이 예상보다 부진했지만, 이는 일시적 또는 자동 소멸 요인으로 향후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본다”며 “1월부터 모멘티브 실적이 연결로 본격 반영되고, 도료 및 소재사업도 개선 예상된다는 점에서 턴어라운드 진입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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