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대 이동통신 5G관련 통신장비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세계 각국의 경쟁도 가속화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이동통신사 사업자 ‘US 셀룰러’와 5G·4G 이동통신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미국 가입자 80%에 5G통신망을 공급하게 된다./ 뉴시스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5세대 이동통신 5G 관련 통신장비 글로벌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세계 각국의 경쟁도 가속화되고 있다. 특히 국내에서는 삼성전자가 북미 시장 진출에 성공했다. 삼성전자의 대표적인 경쟁사인 중국 화웨이는 미국의 제재를 피해 유럽시장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 삼성, US셀룰러와 계약… 美 가입자 80%에 5G 통신망 공급

삼성전자는 23일 이동통신사 사업자 ‘US 셀룰러’와 5G·4G 이동통신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US셀룰러에 이동통신장비를 공급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US셀룰러는 미국 5위의 이동통신사업자로 미국 전역의 가입자에게 이동통신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US셀룰러 측은 “여러 상용망에서 이미 성능이 증명된 삼성전자의 이동통신장비를 설치해 가입자들에게 한 단계 높은 5G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전자와 5G통신장비 공급계약을 체결한 미국 내 이동통신사는 이번 US셀룰러를 이전에 계약을 체결한 통신사 버라이즌, AT&T, 스프린트 등이다. 이들 통신사 가입자는 미국 전체의 80%를 달하는 수치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사실상 미국 전역에 5G망을 공급하게 됐다.

삼성전자는 5G 통합형 기지국(Access Unit) 등 3GPP 국제표준 기반의 다양한 5G 솔루션을 공급할 계획이다. 5G 통합형 기지국은 무선통신부분과 디지털통신부분을 통합한 제품이다. 무게와 크기를 최소화해 가로등, 건물 벽면 등에 쉽게 설치가 가능하다. 

또한 삼성전자가 자체 개발한 기지국용 5G 모뎀칩을 실장해 전력소모를 줄이고 최대 10Gbps의 통신 속도를 지원할 수 있다. 광케이블 매설 비용 역시 절감된다. 삼성전자는 이를 통해 5G네트워크 구축에 필요한 비용 및 시간 절감이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네트워크사업부 전략마케팅팀장 김우준 부사장은 “미국의 여러 이동통신 네트워크에서 삼성전자 5G 솔루션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며 “앞으로도 5G 혁신과 리더십, 새로운 통신 기술 개발을 위한 노력을 계속해서 이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화웨이는 지난 20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화웨이 제품 및 솔루션 설명회에서 91건의 5G 상용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91건의 상당수는 유럽국가다./ 화웨이

◇ 화웨이, 유럽시장 진출 ‘박차’… ‘백도어’ 의혹은 강하게 반발

삼성전자의 대표 경쟁자인 중국의 화웨이도 5G통신장비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화웨이는 지난 20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화웨이 제품 및 솔루션 설명회에서 91건의 5G 상용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상용화 계약을 체결한 91건 중 상당수는 유럽인 것으로 알려졌다. △보다폰, 쓰리, EE(영국) △텔레포니카, 도이치란트(독일) △텔레노어(노르웨이) △TIM(이탈리아) △선라이즈(스위스) △알티스(포르투갈) △스페인보다폰(스페인) △노바(아이슬란드) △엘리사(핀란드) 등이 대표적이다. 

5G 생태계 활성화를 위한 ‘5G 파트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도 출범한다. 이에 따라 향후 5년간 5G 애플리케이션(App)개발에 2,000만달러, 한화 약 241억원을 투자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이 같은 화웨이의 유럽공략 행보는 미국의 견제에 따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가장 큰 통신시장 중 하나인 북미시장 진출이 막힌 화웨이 측이 돌파구로 유럽시장을 택했다는 분석이다. 화웨이는 이번 계약 발표 이전인 지난 4일 유럽 화웨이 신년회에서 발표한 ‘5G 유럽공장 건립계획’을 발표하는 등 유럽시장 진출에 힘쓰고 있다.

현재 미국은 중국의 스파이 활동에 이용될 수 있다며 5G 통신망 구축 사업에 화웨이 장비를 사용하지 말 것을 요구하고 있다. 화웨이가 인위적으로 만든 정보 유출 통로인 ‘백도어’를 세계 각국의 이동통신망에 설치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화웨이 측은 미국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사이버 보안에 있어 수용 가능한 논리를 제시하지 못하는 연막에 불과하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화웨이 관계자는 입장문을 통해 “화웨이는 어떠한 통신 네트워크에도 은밀한 접근을 시도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없을 것이고 그러할 능력 또한 없는 것이 사실”이라며 “미국에서도 백도어와 관련된 구체적인 내용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 어떤 증거도 제시할 수 없을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관료들의 발언은 사이버 보안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화웨이의 막대한 투자와 노력을 완전히 무시하는 처사”라며 “미국 정부가 사이버 보안 문제를 걸고 넘어져 화웨이에 오명을 씌우는 데 혈안된 데에 대해 매우 분개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5G이동통신장비 시장경쟁이 치열하다. 삼성전자는 북미시장을, 미국의 견제를 받고 있는 화웨이는 유럽시장을 타겟으로 삼고 있다./ 뉴시스
현재 미국 정부는 백도어 등 보안 상의 이유로 화웨이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업계는 이 같은 미국의 압박이 삼성전자에 호재로 작용할 수도 있다고 전망한다./ 뉴시스

◇ 美, 오는 4월 백악관서 ‘5G회의’ 개최… 화웨이 압박 거세질 전망

다만 화웨이에 대한 미국 측의 견제는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미 언론들은 21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오는 4월 백악관에서 ‘5세대 이동통신 5G 회의’를 추진한다고 보도했다. 

이번 회의에는 삼성, 노키아(핀란드), 에릭슨(스웨덴)등의 중국 통신장비업체의 경쟁업체들만  초청된다. 특히 삼성의 경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직접 회의에 참석하기 때문에 삼성전자에 호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미국 CNBC 등 언론들은 이번 회의를 통해 트럼프 행정부가 화웨이의 5G 장비를 사용하지 않도록 동맹국들에게 촉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특히 화웨이의 5G 장비에 대해 계약을 승인하고 있는 유럽 측에 대한 압박이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한편 화웨이는 미국의 견제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 5G 통신장비 시장에서 여전히 1위를 지키며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기관 델오로의 집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지난해 3분기 기준 5G 통신장비시장 점유율 31.2%로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스웨덴의 에릭슨이 25.2%로 2위를 차지했으며 핀란드 노키아18.9%, 우리나라의 삼성전자 15%가 뒤를 이었다. 현재 화웨이는 미국을 제외한 유럽, 아시아 등지에서 65개 통신사업자와 5G망을 체결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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