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험하고 고독했던 광야의 시간, 많이 준비했다”

더불어민주당 21대 총선 후보 공천을 위한 1차 경선 서울 영등포을에서 김민석 전 민주연구원장이 현역인 신경민 의원을 누르고 승리했다. /김민석 전 원장 페이스북
더불어민주당 21대 총선 후보 공천을 위한 1차 경선 결과 서울 영등포을에서 김민석 전 민주연구원장이 현역인 신경민 의원을 누르고 승리했다. /김민석 전 원장 페이스북

시사위크=김희원 기자  더불어민주당이 21대 총선 후보 공천을 위해 실시한 1차 경선 결과, 서울 영등포을에서 김민석 전 민주연구원장이 2000년 16대 총선 이후 20년 만에 3선 도전 티켓을 거머쥐었다. 

재선인 신경민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영등포을은 김 전 원장이 도전장을 내밀면서 서울대 사회학과 선후배이자, 전·현직 의원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던 지역이다.

서울대 총학생회장 출신으로 86그룹(80년대 학번, 60년대생)의 맏형 격인 김 전 원장은 이곳에서 15·16대 의원을 지낸 바 있다.

김 전 원장은 33세였던 1996년 김대중 전 대통령에게 발탁돼 정계에 발을 내딛었으며, 39세였던 2002년에는 서울시장 후보로 나서 이명박 후보와 경쟁을 벌였지만 낙선의 고배를 마셨다.

그는 서울시장 후보로 출마하면서 16대 국회의원을 중도 사퇴한 후, 지방선거 직후 치러진 보궐선거(영등포을)와 2004년 17대 총선(영등포구갑) 등에 출마해 국회 재입성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특히 2002년 16대 대선을 기점으로 그는 정치 인생에서 하향 곡선을 긋기 시작했다. 그는 당시 새천년민주당을 탈당해 정몽준 국민통합21 후보 캠프행을 선택하는 정치적 행보를 보였다. 이후 김 전 원장에게는 ‘철새 정치인’이라는 꼬리표가 따라 붙었다.

김 전 원장은 2016년 10월 현 더불어민주당에 복당했으며 추미애 당 대표 시절 민주연구원장에 임명됐다.

이번 경선 승리로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김 전 원장이 본선에서 최종 승리를 거둘 경우 의원직을 내려놓은 지 18년만에 다시 국회로 복귀하게 된다.

김 전 원장은 27일 페이스북을 통해 “20년 만에 정치의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 험한 세상공부를 마치고 온 아들에게 첫 창문을 열어주신 영등포의 시민과 당원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김 전 원장은 “이제 작은 한걸음을 딛었다”며 “대문을 활짝 열고 얼싸 안아주실 때까지 차분히 나아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젊은 시절 많이 기대하고 사랑해주셨던 김민석. 지난 20년간 험하고 고독했던 광야의 시간. 국민과 하늘이 가장 무섭고 감사하다는 것을 배웠다”며 “많이 변했고, 많이 준비했다. 돌아온 아들답게 제대로 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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