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상수 감독이 ‘도망친 여자’로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 감독상을 수상했다. (왼쪽부터) 홍상수·김민희·서영화
홍상수 감독이 ‘도망친 여자’로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 감독상을 수상했다. (왼쪽부터) 홍상수·김민희·서영화 /화인컷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한국영화계에 또 하나의 수상 낭보가 전해졌다. 홍상수 감독이 신작 ‘도망친 여자’로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 감독상을 수상했다.

홍상수 감독은 24번째 장편 영화 ‘도망친 여자’로 지난달 29일(현지시각) 열린 제70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시상식에서 은곰상 감독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해외 유수의 영화제를 휩쓸며 한국영화의 위상을 높인 ‘기생충’(감독 봉준호)에 이은 또 하나의 쾌거다.

올해 경쟁부문에는 △‘데어 이즈 노 이블’(감독 모함마드 라술로프) △’네버 리얼리 썸타임즈 올웨이즈’(감독 엘리자 히트먼) △‘다우’(감독 일리야 흐르자노프스키) △‘퍼스트 카우’(감독 켈리 레이차트) △‘눈물의 소금’(감독 필립 가렐) △‘날들’(감독 차이밍량) △‘택하지 않은 길들’(감독 샐리 포터) 등 총 18편이 작품이 초청됐다.

베를린국제영화제 측은 ‘도망친 여자’를 은곰상 감독상 수상작으로 택한 것에 대해 “남편이 출장을 간 사이 주인공 감희는 서울 변두리에서 친구 셋을 만난다”며 “홍상수 감독은 이러한 만남들을 미니멀리즘으로 묘사한다. 이 영화는 많은 부분이 드러나지 않지만, 무한한 수의 세계가 가능하다는 것을 암시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홍상수 감독을 비롯, 배우 김민희와 서영화가 참석했다. 홍상수 감독은 무대에 올라 스태프들과 관계자들에게 감사 인사를 건낸 뒤 “배우들에게 박수를 돌리고 싶다”고 수상소감을 전했다. 

한국영화가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 감독상을 수상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2004년 김기덕 감독의 ‘사마리아’가 한국영화 최초로 은곰상 감독상을 수상한 바 있다. 홍상수 감독은 ‘밤과 낮’(2008),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2013), ‘밤의 해변에서 혼자’(2017)에 이어 ‘도망친 여자’(2020)까지 총 네 번 베를린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됐다. 특히 ‘밤의 해변에서 혼자’의 배우 김민희는 제67회 베를린국제영화제에서 은곰상 여우주연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도망친 여자’는 결혼 후 한 번도 떨어져 지낸 적 없었던 남편이 출장을 간 사이, 두 번의 약속된 만남, 한번의 우연한 만남을 통해 과거 세 명의 친구들을 만나게 되는 감희(김민희 분)를 따라간다. 홍상수 감독이 김민희와 7번째 호흡을 맞춘 작품이며, 김민희 외에도 서영화·송선미·김새벽·권해효 등이 출연한다. 올봄 국내 개봉될 예정이다.

한편 베를린국제영화제는 칸국제영화제, 베니스국제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영화제로 꼽힌다. 올해 베를린영화제 최고상인 황금곰상은 이란 출신 모함마드 라술로프 감독의 ‘데어 이즈 노 이블’에게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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