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냉면을 너무나 닮은 드라마 JTBC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 JTBC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홈페이지
평양냉면을 너무나 닮은 드라마 JTBC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 JTBC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홈페이지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평양냉면의 슴슴한 맛이 있는 드라마가 아닌가 싶었다. 평양냉면이 밋밋하긴 하지만 한 번 빠지면 쉽게 빠져나올 수 없지 않나.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의) 진정한 마니아층이 생기지 않을까 싶다.”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제작발표회 때 박민영은 작품을 이렇게 표현했다. 자극적이지 않은, 심심한 맛이 매력적인 평양냉면. 그녀의 말처럼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는 딱 평양냉면을 닮아있다.

지난 2월 24일 첫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연출 한지승, 극본 한가람)는 서울 생활에 지쳐 북현리로 내려간 해원(박민영 분)이 독립 서점을 운영하는 은섭(서강준 분)을 다시 만나게 되면서 펼쳐지는 가슴 따뜻한 힐링 로맨스 드라마로, 동명의 소설을 리메이크한 작품이다.

평양냉면은 호불호가 확실한 음식이다. 누군가엔 맛이 슴슴하고 깔끔해 중독적인 음식이지만, 자극적인 맛에 익숙해진 사람들에겐 맛없는 음식으로 평가되곤 한다. 그럼에도 평양냉면이 지닌 심심할 정도로 슴슴한 맛이 이 음식만이 지닌 고유의 매력임을 쉽게 부정할 수는 없다.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를 본 시청자들의 반응이 확연히 엇갈리는 이유도 이러한 맥락과 같다.

(사진 좌측부터) 박민영과 서강준의 로맨스를 서정적으로 그려내는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 JTBC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방송화면
(사진 좌측부터) 박민영과 서강준의 로맨스를 서정적으로 그려내는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 JTBC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방송화면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는 박민영과 서강준의 로맨스를 큰 비중으로 다루되, 전반적으로 잔잔하게 흘러간다. 겨울 밤 한적한 시골길을 손전등을 밝히고 박민영을 데려다주는 서강준의 모습, ‘굿나잇 책방’에서 조곤조곤 대화하는 두 사람의 모습 등 특별한 조미료를 넣지 않은 장면들로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의 작품을 채워가는 모습이다. 또한 박민영과 서강준이 그려내는 서정적인 감정 연기는 두 사람이 지닌 도시적인 이미지가 작품에 잘 맞을까란 우려감을 지우고 작품 색깔에 맞게 안정적으로 제 몫을 해낸다.

여기에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는 원작의 장점 중 하나로 꼽혔던 아름다운 겨울 풍경을 살려내며 시청자들의 이목을 끈다. 예쁜 겨울 풍경을 배경으로 잔잔한 박민영과 서강준의 로맨스. “영화 ‘러브레터’를 보는 것 같다”는 시청자들의 반응이 이어지는 이유다.

잔잔하게 1시간을 채우는 JTBC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 JTBC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방송화면
잔잔하게 1시간을 채우는 JTBC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 JTBC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방송화면

다만 드라마가 방영되는 1시간 동안 자극적 요소 없이 잔잔한 분위기가 이어지다보니 지루하고 심심하다는 반응도 심심찮게 발견되고 있다.

이러한 확연한 호불호 때문일까.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는 첫 방송 시청률 1.9%(닐슨코리아 기준)로 시작, 2월 25일 방송분 시청률 1.6%를 기록하며 1%대 시청률을 유지 중이다.

비록 낮은 시청률을 기록 중이지만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의 서정적 감성을 좋아하는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웰메이드 드라마’로 평가 받으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는 상황. 평양냉면을 너무나 닮은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가 진정한 마니아층을 구축해나갈지 관심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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