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감독 김초희)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배유람. /스토리제이컴퍼니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감독 김초희)로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은 배유람. /스토리제이컴퍼니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11년 차 배우 배유람이 제대로 존재감을 드러냈다. 주로 주인공 친구나 작은 역할을 소화하며 스포트라이트에서 한발 물러나있던 그지만, 자신만의 매력을 마구 터트리며 관객의 마음을 기어코 사로잡고 말았다. 영화 ‘찬실이는 복도 많지’(감독 김초희)를 통해서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는 코로나19 여파로 개봉이 줄줄이 연기되는 와중에도 지난 5일 개봉해 관객과 만나고 있다. 지난 10일 개봉 5일 만에 1만 관객을 돌파했는데, 이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극장 총 관객수 급감·상영 횟수 축소·다양성영화관 잠정 휴관 등 유례없는 위기를 겪고 있는 극장가에서 독립영화가 이뤄낸 의미 있는 성과로 이목이 집중된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는 평생 일복만 터졌는데 실직 후 전에 없던 복이 굴러들어오는 찬실(강말금 분)의 이야기를 기발하고 유머러스하게 풀어내며 평단과 관객의 마음을 모두 사로잡았다. 배우들의 호연도 돋보였는데, 배유람의 담백한 연기도 호평을 받고 있다.

영화에서 배유람은 꽁꽁 얼어붙어 있던 찬실의 마음을 녹이는 다정다감 연하남 김영으로 분했다. 소피(윤승아 분)의 불어 과외 선생님이자 10년 만에 찬실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김영은 꿈을 잃고 좌절한 찬실의 마음을 녹이고 극의 로맨틱 텐션까지 증폭시키는 인물이다.

배유람은 김영 그 자체로 분해 ‘훈남’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부드러운 눈빛부터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자상한 매력까지 찬실은 물론 관객의 마음까지 파고들었다. 또 과하지도 부족하지도 않은 담백한 감정 연기로 캐릭터를 더욱 입체적으로 표현, 몰입도를 높였다. 코로나19 여파로 침체된 극장가에 ‘훈풍’을 몰고 온 배유람이다.

‘찬실이는 복도 많지’에서 로맨스 케미를 뽐낸 배유람(왼쪽)과 강말금. /찬란
‘찬실이는 복도 많지’에서 로맨스 케미를 뽐낸 배유람(왼쪽)과 강말금. /찬란

배유람은 2009년 영화 ‘구경’으로 데뷔한 뒤 독립영화와 상업영화, 단역과 주조연을 가리지 않고 다수의 작품에 출연하며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영화 ‘북촌방향’(2011),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2013), ‘끝까지 간다’(2014), ‘족구왕’(2014), ‘마녀’(2014) ‘소셜포비아’(2015), ‘성난 변호사’(2015), ‘지금 만나러 갑니다’(2018), ‘뺑반’(2019), ‘엑시트’(2019) ‘찔리는 이야기’(2019) 등에 출연했다.

브라운관 데뷔는 2015년 KBS 2TV ‘프로듀사’를 통해서다. 극 중 배유람은 ‘1박 2일’ 조연출 류일용 역을 맡아 백승찬(김수현 분)에게 현실적인 이야기를 해주는 선배이자,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는 만성피로 조연출의 실상을 리얼하게 그려내며 시청자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또 같은 해 방송된 케이블채널 tvN ‘응답하라 1988’에서 최택(박보검 분) 소속 기원의 유대리로 등장해 감초 역할을 톡톡히 해냈고, SBS ‘원티드’(2016)에서는 톱스타 정혜인(김아중 분)의 스토커 매니저 권경훈으로 분해 강렬한 존재감을 뽐냈다. 이후 ‘군주- 가면의 주인’(2017), ‘언터처블’(2018), ‘나쁜형사’(2019) 등에서 조연으로 활약했다.

분량이 작든 크든, 비중이 적든 많든 제 몫을 충실히 해내며 존재감을 뽐낸다. 어떤 역할을 맡아도 자신만의 캐릭터로 완성하며 극의 활력을 불어넣는다. 오랜 기다림 끝에 ‘포텐’을 제대로 터트린 배유람에게 그 어느 때보다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