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tvN '코미디빅리그'가 무관중 녹화를 이어간다. / tvN '코미디빅리그' 공식 홈페이지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tvN '코미디빅리그'가 무관중 녹화를 이어간다. / tvN '코미디빅리그' 공식 홈페이지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tvN 예능프로그램 ‘코미디빅리그’가 코로나19로 인해 무관중 녹화를 이어간다. 지난 10일 진행된 녹화 역시 무관중으로 치러진 상황. ‘코미디빅리그’에게 있어 관중은 프로그램의 일부와도 같기에 위기가 도래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지만, 프로그램은 오히려 호평을 얻고 있다. 왜일까.

매주 일요일 밤에 방영되는 tvN ‘코미디빅리그’는 코너별로 운영되는 개그맨들의 개그를 일반 관중들이 현장에서 보고 투표를 진행하는 방식으로 운영되는 장수 개그프로그램이다. 투표뿐 아니라 ‘코미디빅리그’는 관중들의 참여를 적극 유도하는 코너를 매회 선보이며 시청자들에게 쏠쏠한 재미를 주었다. 관중없는 ‘코미디빅리그’는 단무지 빠진 김밥과도 다름이 없다는 시청자들의 생각이 일반적인 까닭이다.

이에 ‘코미디빅리그’가 무관중 녹화 체제를 돌입한다고 했을 때 시청자들의 우려가 적지 않았다. 코로나19가 전국적으로 확산됨에 따라 ‘코미디빅리그’는 지난 2월 25일부터 이례적인 무관중 녹화 체제에 돌입, 3주 연속 무관중 녹화를 진행하고 있다.

오히려 위기를 새로운 기회로 삼고 있는 ‘코미디빅리그’다. ‘코미디빅리그’는 텅텅 빈 관중석에 신영일, 허영지 등 진행자들을 비롯해 출연 중인 개그맨들을 앉히며 신선한 그림을 그려내고 있다. 기존에 진행하던 현장 관객투표는 온라인 투표로 진행 중이다.

관객석에서 개그코너를 보고 웃는 박나래의 모습 / tvN '코미디빅리그' 방송화면
관객석에서 개그코너를 보고 웃는 박나래의 모습 / tvN '코미디빅리그' 방송화면

관중과 함께 하는 ‘코미디빅리그’는 날것의 느낌이 강했다면, 관중석에 개그맨을 앉힌 ‘코미디빅리그’는 마치 콩트 한 편을 보는 것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개그맨 특유의 유쾌한 표정과 현란한 몸동작이 녹아있는 관중석에 프로그램의 웃음꽃은 배가 된다. 시청자들 또한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평을 보내고 있다.

무관중 녹화 방식이 지속됨에 따라 ‘코미디빅리그’는 대본에도 변화를 주며 개그맨 관중 체제에 적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관중과의 호흡이 중요시됐던 ‘국주의 거짓말’ 코너가 대표적인 예다. 최근 방송분에서 ‘국주의 거짓말’은 ‘개그맨들의 쓸데없는 걱정’을 토크주제로 선정, 함께 출연 중인 개그맨들의 허를 찌르는 입담을 선보이며 시청자들에게 쏠쏠한 재미를 선사했다.

물론 변화된 녹화 체제가 개그맨들에게도 쉽지만은 않다. 관중에게 개그를 선보이는 것과, 라이벌 상대인 출연 개그맨들에게 개그를 보이는 것은 부담감부터가 다르기 때문이다. 실제 이국주는 12일 방송된 SBS 파워FM 라디오 ‘두시탈출 컬투쇼’에서 “개그맨 동료들이 방청객 석에 대신 있는데, 보시는 분들은 신선하다고 해주신다. 개그맨들 리액션이 얼마나 웃기겠냐”며 “우리는 개그맨들을 선수라고 하는데, 그 선수들 앞에서 웃겨야 하니까 그게 너무 어렵다. 무대에 있는 저희도 굉장히 힘들어한다. 다들 하는 말은 빨리 방청객분들이 와서 즐겼으면 하는 생각을 하고 있다”고 고충을 토로하기도 했다.

코로나19가 잠잠해지면 ‘코미디빅리그’는 다시금 관중들과 함께 프로그램을 채워나갈 예정이다. 갑작스러운 위기를 뜻밖의 기회로 삼은 ‘코미디빅리그’, 임기응변의 좋은 예라는 평이 이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언제 다시 보게 될 지 모를 진풍경에 시청자들의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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