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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채은 청년유니온 위원장 “청년 정책, 이젠 패러다임 전환할 때”
2020. 03. 27 by 이미정 기자 wkfkal2@sisaweek.com
지난 26일 서울 마포구 사무실에서 만난 이채은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단순한 일자리 정책에서 벗어나 청년, 당사자들에게 직접 와 닿을 수 있는 정책들이 세밀하게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김경희 기자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4월 15일 제 21대 국회의원 총선거가 19일 앞으로 다가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나라가 어수선한 상황 속에서도 정치권은 다가오는 선거 준비에 여념이 없는 모습이다. 특히 여야 정당과 후보들은 청년들의 표심 잡기에 적극 뛰어들 기세다. 이번 선거의 연령이 만 19세에서 만 18세로 낮춰지면서 청년 유권자의 중요성이 부각돼서다. 이에 각 정당에선 청년정책 공약 제시 뿐 만 아니라, 청년 인재 영입이 활발해진 분위기다.

‘청년’은 정치권을 물론, 사회적인 최대 화두다. 최악의 실업률과 주거난, 소득불균형 등 사회 구조적인 문제에 맞물려 청년 문제는 사회적 과제로 떠오른 지 오래됐다. 청년 단체들이 속속 생겨나면서 청년과 관련된 여러 아젠다가 확장돼 왔다. 이처럼, 청년에 대한 정치권과 사회의 관심이 높아졌지만 이채은(27)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 많다”고 토로했다. 

이 위원장은 지난달 청년유니온 신임 위원장으로 취임했다. 청년유니온은 국내 최초의 세대별 노동조합으로, 청년노동자는 물론 구직자의 목소리를 대변하는 역할을 해왔다. 지난 26일 서울 마포구의 청년유니온 사무실에서 만난 이채은 위원장은 “청년, 당사자들에게 직접 와 닿을 수 있는 정책들이 세밀하게 마련돼야 한다”며 “이를 위해선 청년정책의 기존 틀이 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사위크>는 이 위원장을 만나 그간 청년유니온의 활동을 돌아보면서 청년 노동권과 청년 이슈에 대한 이야기를 짚어봤다.  

이채은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청년유니온은 고용형태와 상관없이 청년이라면 누구나 가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존 단체와 다르다”고 말했다. /사진=김경희 기자

- 청년유니온은 이달로 출범 10주년을 맞았다. 시민사회와 노동계 일각에선 비교적 많이 알려진 단체지만, 일반인들 중에는 잘 모르는 이도 있을 수 있다. 청년유니온에 대한 간단히 소개해 달라.  
“통상 세대별 노동조합이라고 소개하는 편이다. 흔히 노조라고 하면, 근로자들이 소속된 단체로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청년유니온은 고용형태(구직자, 실업자, 비정규직, 정규직)와 상관없이 누구나 조합원으로 가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일반 노조 단체와 다르다. 청년을 대변할 수 있는 단체가 있어야 한다는 목표 아래, 출범했으며 조합원 가입 연령은 만 15~39세까지다. 전국엔 9개 지부를 두고 있고, 청년 당사자들을 대변하기 위한 노동권 향상운동과 제도적 개선 활동, 실태조사, 상담 등 여러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조합원은 1,400명, 후원자는 700명이 된다.” 

- 소외된 청년 노동자 이슈를 수면 위로 부상시키는 데 역할을 해왔다. 주요 성과를 꼽자면 무엇이 있을까.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은 피자배달 30분제 폐지다. 청년유니온이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끝에 폐지가 됐다. 또 커피빈 주휴수당 미지급 문제를 알려 근로자들이 이를 받아낼 수 있도록 했다. 이외에 ​tvN 이한빛 PD의 사망 사건으로 촉발된 방송사 스태프 처우 문제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 청년유니온에서 활동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따로 있나. 
“청년유니온은 불교계에서 청년운동을 하던 중 알게 됐다. 구성원들이 일하는 모습과 추구하는 가치관이 좋게 느껴졌다. 특히 청년유니온은 ‘평등, 존중, 환대의 공동체를 위한 약속문’을 만들어 실천사항으로 삼고 있는데, 그 약속문이 품고 있는 의미가 마음에 크게 다가왔다. 이 조직에서라면 그저 나로서 있어서도 존중받고, 인정받을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2017년부터 조합원으로서 정식으로 활동하기 시작해, 지방선거TF, 일자리 발굴 프로젝트 매니저, 팟캐스트 DJ, 미디어팀장 등의 여러 업무를 담당하면서 활동 영역을 넓혔다.” 

- 신임 위원장으로 어깨가 무거울 듯싶다. 전임 위원장이 지난해 중도 사퇴하면서 청년유니온은 한동안 위원장 공백 상황이었다. 
“그간은 사무처장 직무대행 체제로 잘 운영이 돼 왔다. 신임 위원장으로서 부담감은 당연히 있다. 활동 초창기에는 위원장이 될 것이라고는 생각해보지 못했다. 다만 그간 청년유니온에서 활동하면서 받았던 것을 돌려준다는 의미에서 위원장 출마가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봤다.” 

- 최저임금위원회 근로자위원 지위는 아직도 단체가 유지 중인가. 지난해 전임 위원장이 근로자위원직도 사퇴를 한 것으로 알려진 바 있다. 
“아직 사퇴 수리가 되지 않았다. 향후 어떻게 할지는 민주노총이나 한국노총 쪽과 협의가 필요한 부분으로 보인다. 현재로선 우리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기 때문에 뭐라 말하기 어렵다.”

이채은 위원장은 현 노동정책 기조에 대해서 “상황에 따라 갈팡질팡하는 모습이 엿보여 아쉽다”고 지적했다. /사진=김경희 기자

- 지난해 노동단체들의 반대 속에서 최저임금 인상률이 결정이 됐다. 결국 대통령의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 달성은 물거품이 됐고, 정부는 ‘최저임금 인상 속도’ 조절에 나선 상태다. 최근 몇 년간 최저임금을 둘러싸고 경제계와 노동계가 갈등 양상이 치열했는데, 어떻게 평가하고 있나.
“일단 최저임금이 모든 문제의 원흉으로 얘기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고 본다. 노동자의 삶과 연관된 문제 중에는 최저임금 외에도 여러 가지가 있다. 최저임금 이슈에만 집중하다보니 다른 현안에 대한 논의가 조명이 잘 안 됐다. 예를 들어 당장 생활이 어려운 청년 구직자들을 위한 지원 대책들도 논의도 적극적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현재로선 최저임금 ‘만원 프레임’은 깨졌다. 최저임금은 관련해선 사회적으로 설득할 수 있는 다른 담론을 가져갈 생각이다.” 

- 조만간 현 정부가 출범한 지 만 3년을 맞는다. 노동 정책을 강조해온 정부였던 만큼 기대를 보낸 부분이 있었을 것 같다. 긍정적인 부분과 만족스럽지 못한 부분을 평가한다면 무엇이 있을까. 
“실업부조(국민취업지원제도)와 주 52시간 제도 도입 등은 노동자의 삶의 변화에 있어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다만 정부가 노동 정책 추진에 있어서 갈팡질팡하는 모습이 엿보이는 점은 아쉽다. 최저 임금을 올린다고 했다가, 반발이 심해지니까 방침을 바꿨다. 장기적으로 플랜이 있는 것이 아니라, 그때그때 수세적으로 정책을 펼치는 것처럼 비춰진다.” 

- 이제 곧 총선이다. 총선을 앞두고 청년 지원 정책들이 공약 사항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청년 정책이 많이 나오고 있다고 하는데 무언가 잘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정책과 관련해서제대로 된 논의가 안 되고 있는 것 같다. 정책 경쟁이 아니라, 정치 경쟁만 언론에 비춰지고 있어 아쉽다. 정책을 확인하기 어렵다.”

- 총선에 대해 어떻게 대응하고 있나.  
“전국청년정책네트워크, 민달팽이 유니온 41개 청년단체들과 총선청년네트워크라고 구축한 상태다. 오늘도 정책 제안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했고, 총 10가지 가량의 정책 제안을 낸 상태다. 청년을 둘러싼 주거, 교육, 노동 등 환경적인 문제를 대응하는 데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불평등세 도입도 제안했다.”

이채은 위원장은 “많은 청년 정치인들이 등장하고 있지만 청년 정체성을 대변하는 이들이 많은지는 모르겠다”며 의문을 제기했다. /사진=김경희 기자

- 청년들의 정치 참여 확대도 최근 화두다. 올해 총선에서 각 정당들은 젊은 인재 영입에 힘을 쏟았다. 
“많은 청년 정치인들이 등장하고 있다. 하지만 이들이 청년을 대변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청년의 문제를 담아낼 정체성을 가지고 있는지 말이다. 나이만 청년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드는 사람도 있다. 또 각 정당들이 영입하고 있는 인사들이 보면, 무언가 기성세대가 바라는 청년 이미지에 국한돼 있다는 느낌이 들기도 했다. 어려움을 딛고 성공한 사람이라든가, 매스컴에 알려진 인사라든가, 고정된 이미지가 있다. 청년이 생각하는 청년의 이미지를 대변하는 청년 정치인들은 잘 눈에 띄지 않는다,” 

- 향후 청년 정책이 어떤 방향성을 가졌으면 하나.  
“일단 청년 당사자에게 와 닿을 수 있는 정책이었으면 좋겠다. 기득권이 생각하는 청년이라는 게 한계가 있는 것 같다. 일자리를 구하는 청년만 청년이라고 생각하는 지, 청년 정책은 일자리 정책에만 집중돼 있다. 청년 정책의 고정관념을 깨고 패러다임을 바뀔 때라고 본다. 청년들의 다양한 이슈를 품을 수 있는 정책이 세밀하게 마련돼야 한다고 본다.” 

- 오는 8월 청년기본법이 시행된다. 청년들의 권익 향상에 대한 국가의 책임을 제도화하고 지속적으로 과제를 발굴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법이다. 
“이 법이 만들기 위해선 청년단체들이 많이 애썼다. 청년을 위한 지원 정책을 다양한 마련할 수 있는 제도가 생겼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본다. 그리고 청년에 대한 사회적 인식도 바꿀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제도가 잘 정착되기 위해 청년 당사자들의 참여가 중요하다고 본다. 청년들이 정책 발굴에 참여할 수 있도록 기반으로 마련해야 한다. 청년들을 위한 특별위원회를 만들어서 굳이 대응하지 않더라도, 기존의 의제 발굴 및 실행 기구에 청년들이 참여해 목소리를 내는 방법도 있다.” 

“임기 동안 5인 미만 근로기준법 개정과 최저임금 AS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라고 이 위원장은 말했다. /사진=김경희 기자
 

-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국내 경기 악화로 청년들의 고용 환경이 더 악화됐을 것으로 보인다. 어떤 대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이나.  
“본부, 지역 차원에서 여러 제보를 받고 있다. 인천에서만 200건의 제보가 들어들었다. 갑자기 해고 통보를 당하는 사례도 다수 접수되고 있다. 코로나19에 직격탄을 맞은 대구 쪽은 더 상황이 심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가 코로나19 지원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주로 소상공인 위주다. 청년 노동자 개개인에게 그 지원 혜택이 돌아갈지는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생계를 유지하기 어려운 취약계층 청년들에게는 긴급 지원 대책이 필요하다. 이외에는 실업급여 관련해 대상 기준과 수급 조건, 기간 등을 완화해서 대책을 마련하는 방법도 정부 차원에서 논의해볼 필요가 있을 것 같다.” 

- 신임 위원장으로서 어떤 목표를 갖고 있나.
“5인 미만 근로기준법 개정과 최저임금 AS 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최저임금이 인상됐음에도 여전히 많이 사업장에서 준수되지 않고 있다. 최저임금 미준수율이 없도록 전국 9개와 함께 노력할 방침이다. 또 이번에 서울 지부가 따로 생겼다. 이전에는 본부가 서울 지부를 겸했는데, 이번에 따로 구축했다. 이에 본부 차원에서 전국 단위 사업에 좀더 집중할 수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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