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국심’ 11번 언급… 북한 책임론 언급 없는 대신 서해영웅 예우에 초점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분향하고 있다. /청와대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국립대전현충원에서 열린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해 분향하고 있다. /청와대

시사위크=서예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27일 ‘제5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 참석했다. 서해수호의 날은 제2연평해전, 천안함 피격, 연평도 포격도발 등 서해에서 발생한 남북 간 무력충돌에서 희생된 55용사를 기리는 날로, 2016년 정부 기념일로 지정된 후 올해로 5회째를 맞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8년은 베트남 국빈방문을 이유로, 2019년에는 ‘사람과 로봇이 함께하는 미래, 대구가 열어가겠습니다’라는 대구 경제투어에 참석해 기념식에 참석하지 못했다. 이에 취임 후 처음으로 이날 기념식에 참석한 것이다. 

그간 야당은 문 대통령의 불참에 대해 ‘북한 눈치보기’라고 비판한 바 있어 문 대통령의 첫 기념식 참석은 눈길을 끌고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립대전현충원에서 국가보훈처 주관으로 열린 제5회 서해수호의 날 기념식에서 “서해수호 영웅들의 희생과 헌신은 바로 그 애국심의 상징”이라며 “총탄과 포탄이 날아드는 생사의 갈림길에서 영웅들은 불굴의 투지로 작전을 수행했고, 서로 전우애를 발휘하며, 최후의 순간까지 군인의 임무를 완수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영웅들이 실천한 애국심은 조국의 자유와 평화가 됐다”면서 “우리는 아무도 넘볼 수 없는 강한 안보로, 한반도 평화와 번영에 대한 국제사회의 신뢰와 협력을 이끌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코로나19라는 초유의 위기 앞에서 우리 군과 가족들은 앞장서 애국을 실천하고 있다”면서 46용사 유족회와 천안함 재단이 대구경북 지역에 마스크와 성금을 전달한 것과 신임 간호장교들과 군의관들이 임관을 앞당겨 코로나19의 최전선 대구로 달려갔던 사례를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정부는 강한 안보로 반드시 항구적 평화를 이뤄낼 것”이라며 “확고한 대비태세로 영웅들의 희생을 기억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가를 위해 희생하고 헌신한 분들을 위한 예우에도 최선을 다하겠다”며 “올해 163억원 수준인 전상수당을 내년 632억원 수준으로 다섯 배 인상하고, 점차로 참전 명예수당의 50% 수준까지 높여갈 것”이라고 약속했다.

이날 기념식에는 서해수호 55용사 유가족과 참전 장병들과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 심상정 정의당 대표 등 정치권 관계자들도 참석했다. 기념식에는 당초 7,000여명이 참석할 예정이었지만 코로나19의 영향으로 역대 최소인 180여명만 참석했다.

기념식이 열린 국립대전현충원에는 제2연평해전, 연평도 포격도발, 천안함 피격 전사자가 모두 안장된 서해수호 특별묘역이 조성돼 있다. 문 대통령 내외는 본 행사가 끝난 후 서해수호 55용사에 대한 최고의 예우를 표현하는 차원에서 묘역 전역을 돌며 개별 참배하고 꽃바구니를 헌화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념사에서 튼튼한 안보, 항구적 평화를 강조했다. 하지만 제2연평해전, 연평도 포격도발, 천안함 피격 등을 야기한, 북한을 겨냥하는 언급은 피해 통합당 등 보수 야당의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문 대통령은 기념사를 “그 어느 때보다 애국심이 필요한 때 ‘서해수호의 날을 맞았다”고 하는 등 ’애국심‘을 11차례 강조하며 서해수호 영웅들의 헌신을 기렸다.

또 지난 2018년 7월 제2연평해전 전사자들을 ‘전사’로 예우하는 내용의 ‘제2연평해전 전사자 보상 특별법 시행령’을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점을 상기시키며 문재인 정부의 서해수호 영웅 예우 노력을 강조했다. 

이같은 언급은 그간 문재인 정부의 서해수호 영웅 예우 노력이 알려지지 못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이며, 서해수호 영웅 등 국가를 위해 희생·헌신한 사람들에 대한 정치적 논란이 제기되는 것을 차단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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