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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표가 답이다
[투표가 답이다④] 소외계층의 참여는 필수
2020. 03. 27 by 정호영 기자 sunrise0090@sisaweek.com

현대 민주주의에서 국민 여론을 가장 확실하게 전달하는 방법 중 한가지가 투표다. 투표를 통해 지도자를 바꿀 수 있고, 투표를 통해 새로운 정치 패러다임을 만들 수도 있다. 과거 우리나라의 암울한 정치사는 유권자인 국민들이 투표를 잘 못했기 때문이다. 그로 인한 대가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왔다. 또 미래의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지도자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투표다. 젊고 유능한 인재를 선량으로 뽑아 경험을 쌓게 할 수도 있다. 이처럼 투표는 지금의 대한민국 뿐 아니라 미래의 대한민국을 바꿀 힘이다. 그래서 투표는 중요하다. <편집자 주>

장애인도 투표에 참여해 자신들의 정치적인 의사를 적극적으로 나타내야 한다.
장애인도 투표에 참여해 자신들의 정치적인 의사를 적극적으로 나타내야 한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4·15 총선이 19일 앞으로 다가왔다. 보통은 온 국민의 관심이 선거에 집중되는 시기지만, 이번에는 경우가 다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세계적 확산 여파로 국내 모든 유권자의 운신에 급제동이 걸렸기 때문이다. 정치권 일각에선 역대 최저 투표율을 기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최저 투표율 우려에는 국민들의 정치혐오도 한몫 거든다. 이번 총선에는 준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골자로 하는 새 선거법이 적용된다. 선거법 개정 과정에서 여야 갈등이 첨예했고, 개정 이후 위성정당·의원 꿔주기 등 온갖 편법이 난무했다. 이는 국민이 정치를 불신하는 원인이 된다.

그럼에도 국민들은 4·15 총선 당일 투표장으로 향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투표는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평등하게 행사할 수 있는 소중한 권리일 뿐 아니라, 국가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어서다. 또 ‘1표의 무게’를 소중히 여기는 국민이 많을수록 건강한 사회이기도 하다.

이 연장선상에서 투표장행(行)을 망설이는 장애인·저소득층 등 소외계층의 투표 참여를 독려할 방안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

특히 장애인에게 코로나19는 직격탄이 됐다. 신체 건강한 국민들도 코로나19 사태 이후 집 밖에 나서길 꺼린다. 선거 공보물을 볼 수 없는 시각장애인, 후보 목소리를 들을 수 없는 청각장애인 등에게 코로나19는 더 치명적으로 다가온다. 뉴스에서도 선거보다 코로나 이슈가 더 부각되고, 후보들의 길거리 유세도 줄어들면서 접점 자체를 만들기 어렵게 됐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21대 국선 장애인 유권자 참정권 보장 정책간담회가 열린 21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참석자들이 투표시연을 하고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제21대 국선 장애인 유권자 참정권 보장 정책간담회가 열린 21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참석자들이 투표시연을 하고 있다.

◇ 바깥활동 적어 후보 알기 힘들다

김철환 ‘장애의 벽을 허무는 사람들’ 활동가는 7일 <시사위크>와 통화에서 “많은 장애인들이 상대적으로 코로나19 정보를 얻기 어려워 많이 불안해 하는 상황”이라며 “바깥 활동을 최소화하다보니 지역 후보조차 제대로 알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김 활동가는 “선관위(중앙선거관리위원회) 차원의 장애인 맞춤 서비스가 필요하고, 각 정당은 장애인 관련 공약을 알기 쉽게 적극 홍보해 장애인들의 관심을 끌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선관위는 이미 장애인 투표 독려를 위한 조치를 시행 중이다. 선관위는 지난 24일부터 장애로 거동할 수 없는 선거인 등의 거소투표신고를 받고 있다. 신고를 마칠 경우 병원·자택 등 유권자가 머무는 곳에서 우편 투표할 수 있다. 신청기한은 28일까지다.

장애인을 포함한 투표소 내 유권자의 안전 보장 방안도 마련했다. 선관위는 3,500여개 사전투표소와 1만4,300여개 선거일 투표소에 투표 전날(4월 14일)까지 방역작업을 실시한다. 투표소 방문 선거인의 마스크 착용은 필수이고, 입구에는 발열체크 전담인력을 배치한다.

선관위 관계자는 통화에서 “장애인, 저소득층을 포함한 모든 계층의 국민이 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며 “장애인 단체와 협업을 통해 홍보물 배부도 진행할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사회적 약자의 참정권 보장은 국가기관의 의무”라며 “불편함 없이 투표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했다.

시청각장애인 유권자를 대상으로 4·15 총선 당일 통역서비스를 지원하겠다고 나선 단체도 있다.

밀알복지재단 헬렌켈러센터는 내달 8일까지 4·15 총선 시청각장애인 통역서비스 사전신청을 받는다. 신청자들은 총선 당일 △투표 절차 안내 △투표장 내 동선 안내 △투표 용지 설명 △기표용구 사용방법 △투표보조용구 신청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받게 된다.

소외계층의 투표 독려를 위한 정치권 노력도 치열하다.

이번 총선에서 경기 남양주갑에 출마하는 이인희 민생당 최고위원은 전날(26일) 남양주 동부희망케어센터에 개별포장된 수제마스크 300장을 기부했다고 한다. 기부된 마스크는 독거노인,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 등에게 전달된다.

이 최고위원은 통화에서 “마스크를 개인에게 나눠주면 선거법에 저촉되지만 비영리단체에 전달하는 구호물품은 괜찮다”며 “우리가 정성스럽게 만든 마스크를 받은 국민들이 기성 정치권에 대한 혐오나 불신, 반감을 덜고 투표장으로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은혜 민중당 대변인은 “우리 당은 장애인위원회·불평등해소위원회 등 특별기구와 비정규직 노동자 등 각 계층 조직을 촘촘히 구성했다”며 “소외계층에 대한 투표 독려에 그치지 않고 그들이 직접 정치에 나서게 하는 시도를 하고 있다. 당사자의 요구가 정책, 공약이 되니 공감대가 매우 높다”고 강조했다.

이 대변인은 “정치가 바뀌지 않으면 우리 삶은 바뀌지 않는다. 정치인들이 선거 때 표가 되는 국민을 두려워하는 것처럼 일상적으로 국민권력을 두려워하게 만들어야 한다”며 “투표를 통해 정치에서 소외돼왔던 사람들이 목소리를 내주길 간곡히 호소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