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로가기
이기자의 줌인
김재중의 불편한 거짓말… 굳이 ‘코로나’여야 했을까
2020. 04. 02 by 이민지 기자 sisaweek@daum.net
김재중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거짓 발언해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 뉴시스
김재중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고 거짓 발언을 해 논란의 도마 위에 올랐다. / 뉴시스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말 한마디로 천냥빚을 갚는다’고 했다. ‘말(言)’의 중요성을 단적으로 드러낸 속담이다. 한 번 내뱉으면 주워담을 수 없기 때문에 더욱 신중해야 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최근 말 한마디로 되레 ‘천냥빚’을 진 이가 있다. 가수 김재중이 주인공이다. 사회적 영향력이 적지 않은 직업인 만큼 말과 행동에 신중을 기해야 하지만, 김재중은 만우절을 명분으로 ‘도 넘은 거짓말’을 뱉어냈다. 후폭풍이 거세다. “코로나19에 걸렸다”고 거짓글을 올린 김재중. 꼭 그래야만 했을까. 
 
지난 1일 김재중은 자신의 인스타그램 계정에 코로나19에 감염됐다는 글을 남겼다. 그는 “나는 아니겠지라는 마음으로 지내왔던 바보 같은 판단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 버렸다”며 “한 병원에 입원해있다. 많은 과거를 회상하며 감사함과 미안함이 맴돈다”고 말했다.

이에 소속사 씨제스엔터테인먼트는 다수 매체를 통해 “현재 김재중이 일본에 체류하고 있어 본인 확인 중”이라고 입장을 전했다.

하지만 이는 곧 만우절 장난임이 밝혀졌다. 해당 게시물이 올라온 직후 보도가 잇따르자 김재중은 “만우절 농담”이라고 글을 수정했다.

수정된 글을 통해 그는 “현재 느슨해진 바이러스로부터의 대처방식과 위험의 인식, 코로나 바이러스 19로 인해 피해 받을 분들을 최소화시키기 위해 경각심을 가졌으면 하는 마음에서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었다”며 “오늘의 글 지나치지만, ‘지나칠 정도의 관심을 가져주신다면 이야기를 들어주시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한) 방법이 많은 분들에게 상처를 드리고 비난을 받고 있다. 제 글로 인해 코로나 바이러스를 위해 애쓰시는 정부기관과 의료진들, 그리고 지침에 따라 생활을 포기하며 극복을 위해 힘쓰는 많은 분들께 상심을 전해 드린 점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말했다.

김재중의 처벌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이 게재됐다.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 캡처
김재중의 처벌을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이 게재됐다.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글 캡처

시국이 시국인 만큼 김재중의 사과글에도 논란은 계속되고 있다. 1일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연예인 김◯◯씨의 과한 만우절 장난 처벌해주세요’라는 제목의 게시물이 게재됐다. 해당 게시물을 작성한 네티즌은 “조금 전 연예인 김◯◯이 본인이 코로나에 걸렸다며 글을 올렸다. 기사가 나오고 화제가 되자 이 글을 수정하며 장난이라고 밝혔다. 공인이라는 사람이 코로나로 장난을 치는 게 말이 되나”라며 “두 번 다시 아무도 이런 장난을 못 치게 해달라”고 부탁했다. 2일 오후 1시 30분 기준 해당 청원 게시물은 1만2,615명의 동의를 얻고 있다.

외신도 김재중의 지나친 장난에 대해 비판을 쏟아냈다. 1일(현지시각) 미국 <뉴욕타임즈>는 “200만 팔로우의 영향력 있는 K팝 스타가 만우절 거짓말로 코로나19를 선택했다.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코로나바이러스는 웃을 일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김재중은 한국에서 확진 판정을 받았던 9,887명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김재중이 글을 게재한 지 1시간도 안 돼 거짓말이었다고 해명한 뒤 팬들의 지지가 분노로 바뀌었다”고 말하는 한편 “세계적으로 유명 인사들이 코로나19에 전염되고 바이러스로 인한 사망자 수에 대한 공포심을 갖고 있다. 전 세계 각국 정부는 만우절에 바이러스에 대한 더 많은 잘못된 정보를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해왔다”고 덧붙였다.

김재중의 코로나19 감염 거짓 발언을 조명한 뉴욕타임즈 / 뉴욕타임즈 홈페이지
김재중의 코로나19 감염 거짓 발언을 조명한 뉴욕타임즈 / 뉴욕타임즈 홈페이지

2일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된 ‘코로나19 대응현황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정례브리핑’에서는 김재중 사안에 대한 처벌 가능성과 관련된 질문이 이어졌다. 이에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현재 역학조사 중이거나 진료 시에 의료인에 대해 거짓정보를 제공하는 경우엔 감염병 예방법에 의거해 처벌가능하다. 다만 이번 경우는 두 가지에 해당되는 사례는 아니다”라며 “감염병 예방법에 따른 부분에 대한 처벌은 어렵다. 다른 처벌 부분이 있는 확인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윤태호 방역총괄반장은 계속해서 “법적 처벌 측면보다도 모든 국민들이 코로나19로 인해 민감해 있는 상황이다. 그런 부분을 감안해 여러 발언이나 SNS 표현들에 가급적 신중을 기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각별히 당부했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2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총9,976명으로, 1만명 임박을 예고하고 있다. 전세계로 따지면 확진자만 90만명에 이르고 사망자도 4만5,000명을 넘은 것으로 알려진다. ‘코로나 감염’이 한낱 만우절 농담거리로 다뤄져선 안되는 배경이자, 이번 거짓말에 대한 김재중의 반성이 그 어느때보다 무겁게 이뤄져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