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4세에 전성기를 맞이한 트로트가수 장민호 / TV조선 '미스터트롯' 방송화면
44세에 전성기를 맞이한 트로트가수 장민호 / TV조선 '미스터트롯' 방송화면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활동을 길게 했지만... 솔직히 제 인생에 트로트로 알아주는 것까지 일 줄 알았어요.

나이가 한 살 두 살 먹으면서 인기가 없겠다고 생각했죠.

‘미스터트롯’ 방송 2주 만에 완전 다른 인생이 됐어요.

-MBC ‘라디오스타’ 中-

오랜 무명생활을 견디고 44세에 인생의 꽃을 활짝 핀 트로트가수가 있다. 남성미 넘치는 외모와 경력으로 다져진 다부진 노래 실력으로 대중의 마음을 사로잡은 장민호가 주인공. 그의 ‘역쩐인생’에 세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장민호는 1997년 아이돌 그룹 ‘유비스’의 메인 보컬로 데뷔했다. 하지만 아이돌 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당시 소속사 관계자들의 극심한 폭행에 참다못해 멤버들이 흩어지며 2년 만에 팀이 해체, 장민호의 첫 가수 생활은 막을 내려야만 했다.

이후 2004년 남성 발라드 듀오 ‘바람’으로 활동을 재개했지만 큰 관심을 받지 못했고, 2007년 군 입대 영장이 나오며 또 한 차례 가수 생활을 접어야했다. 장민호 나이 30세 때 이야기다.

'내 생애 마지막 오디션' 출연 당시 장민호 모습 / KBS2TV '내 생애 마지막 오디션' 방송화면
'내 생애 마지막 오디션' 출연 당시 장민호 모습 / KBS2TV '내 생애 마지막 오디션' 방송화면

군 제대 후에도 장민호는 가수의 꿈을 잃지 않았다. 그래서 새롭게 택한 게 바로 트로트다. 2011년 장민호는 트로트 싱글 ‘사랑해 누나’를 발표했고 꾸준히 트로트 가수로 활동을 이어갔다. KBS2TV ‘내 생애 마지막 오디션’에 참여해 우승을 차지하면서 예전보단 높은 인지도를 구축, 2013년 ‘남자는 말합니다’ 앨범으로 활동하며 ‘엄마들의 BTS’로 명성을 날렸다.

그리고 2020년, 데뷔 24년 만에 장민호는 완벽한 전성기를 맞이했다. 국민 예능프로그램 TV조선 ‘미스터트롯’에 출연해 비주얼, 노래, 인성까지 3박자를 고루 갖춘 모습을 보이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 특히 최종 결승전에서 부른 ‘역쩐인생’은 신명나는 리듬감 속 그의 삶과 절묘하게 떨어지는 가사로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외모와 노래만큼이나 장민호의 인간미 넘치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한층 더 끄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미스터트롯’ 막둥이 정동원 군을 알뜰살뜰 챙기는 훈훈한 삼촌 면모를 보이는가 하면, ‘미스터트롯의 맛’에서는 영탁과의 허벅지 씨름에서 이기기 위해 망가짐을 택하는 반전 매력으로 쏠쏠한 재미를 선사하기도 했다.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예능감을 대방출한 장민호 / MBC '라디오스타' 방송화면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예능감을 대방출한 장민호 / MBC '라디오스타' 방송화면

최근 장민호는 각종 예능에 출연하며 전성기를 만끽하고 있다. 지난 3월 31일 TV조선 ‘아내의 맛’에 장민호는 깜짝 등장해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이날 방송에서 노지훈 큰누나의 바람에 힘입어 등장한 장민호는 “그간 꿈만 보고 오로지 달려온 것 같다. 그러다보니 경제적으로 독립을 못했었다. 소득은 없고, 나 하나 살기 너무 힘들었기 때문에 결혼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이제 조금씩 생각한다”고 결혼에 대한 솔직한 생각을 털어놓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1일 방영된 MBC ‘라디오스타’에서는 최종 1~3위를 기록한 임영웅, 영탁, 이찬원을 향한 질투의 화신으로 분해 분위기 메이커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장민호는 “얘네들이 송가인처럼 잘되는 꼴을 못 볼 것 같았다”며 “결과적으로 6위에 만족하지만, 짜증은 난다”고 말해 큰 웃음을 안겼다.

가수가 되고 싶다는 꿈 하나로 오랜 무명기간을 견뎌내고 비로소 빛을 발휘하고 있는 장민호. 얼굴이면 얼굴, 노래면 노래, 여기에 예능감까지 갖췄다. 앞으로 그려나갈 그의 ‘역쩐인생’에 기대감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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