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남사가 실적과 회계 투명성 등에서 문제를 노출하며 건전성이 위협받고 있다. / 행남사
행남사가 실적과 회계 투명성 등에서 문제를 노출하며 건전성이 위협받고 있다. / 행남사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국내 도자기 산업을 견인해 온 행남사가 벼랑 끝으로 몰리고 있다. 부실한 회계처리와 부진한 실적 등 기업 경영을 둘러싼 요소요소에서 문제를 노출하며 기업 건전성이 흔들리고 있는 모습이다.

◇ 도마 오른 회계 투명도… 흔들리는 상장 적격성

행남사에 드리운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 가까스로 상장폐지 개선기간을 부여받은 행남사의 회계 투명성이 또 다시 도마에 올랐다. 지난 1일 코스닥시장본부는 행남사의 지난해 사업연도 재무제표에 대한 감사인의 감사의견이 의견거절(감사범위제한)을 받은 이유를 들어 상폐 사유가 발생했다고 공시했다. 오는 10일까지 이의신청이 없는 경우 상폐 절차가 진행 된다.

뿐만 아니다. 앞서 지난달에는 상장사 지위에 걸맞지 않은 미진한 실적으로 관리종목 사유가 발생했다. 행남사는 지난 2016년부터 4년 연속 영업손실(별도기준)을 이어오고 있다. 이 기간 누적 손실액은 320억원에 이른다. 만약 올해 흑자 전환에 성공하지 못할 경우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사유가 추가된다. 이미 회계처리 위반으로 상폐 유예기간을 받은 상황에서 상폐 사유가 추가되면 행남사는 또 한 번의 난관에 봉착할 수 있다.

지난해 7월 행남사는 증권선물위원회로부터 △미지급금 누락 △특수관계자와의 거래내역 주석 미기재 △매출 및 매출원가 과대계상 △정부보조금 관련 회계처리 오류 등 다량의 회계처리 위반이 적발돼 검찰에 고발 조치 당했다. 이로 인해 9개월가량 주권매매 거래가 중지된 상태다. 이후 코스닥 기업심사위원회에서 상폐 의결을 받은 행남사는 가까스로 1년여의 개선기간을 부여 받아 기사회생했다.

타격은 컸다. 새 사명(스튜디오썸머)과 함께 뛰어든 영화 제작업이 엉클어졌다. 시네마 산업에서 독보적인 개성을 가진 영화사 사나이픽쳐스와 월광을 인수했지만 인연은 오래가지 못했다. 두 회사 지분 대부분이 카카오엠에 매각됐다. 단 행남사는 현재 신규 회사(썸머필름즈) 지분을 취득해 영화 제작업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990년대 ‘메이드 인 코리아’의 자존심을 지켜온 행남사는 값싼 중국산 등에 밀리며 입지가 흔들렸다. 태양열 발전시스템 개발, 화장품, 가전제품, 의료기기 등 신사업 진출을 모색했지만 되레 시장의 불신만 자초했다. 2015년 창업주 일가의 손을 떠나 M&A 시장을 떠도는 불운을 겪기도 했다. 현재는 ‘한촌설렁탕’을 운영하는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 이연에프엔씨(29.33%)가 최대주주로 올라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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