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브라이프생명이 십수 년째 이어지는 적자 행진에 애를 먹고 있다. /시사위크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외국계 생명보험사인 처브라이프생명이 십수 년째 이어지는 적자 행진에 애를 먹고 있다. 지난해 손실이 대폭 줄었지만 적자 그늘을 벗어나는데 역부족이었다. 올해도 보험업황 찬바람이 불 것으로 전망돼 처브라이프생명의 고민은 더 깊어질 모양새다.  

◇ 초저금리 시대에 업황 찬바람… 흑자전환 아득  

처브라이프생명은 글로벌 보험그룹인 처브그룹의 한국 법인이다. 이 회사는 1992년 미국의 뉴욕생명과 국내 고합그룹이 합작한 고합뉴욕생명으로 국내에서 처음 영업을 개시했다. 이후 대주주 변경과 사명 교체를 여러 번 겪으며 현재에 이르렀다. 사명은 고합뉴욕생명→뉴욕생명→에이스생명→처브라이브생명 순으로 교체된 바 있다. 

처브라이브생명으로 변경된 시기는 2016년이다. 대주주인 에이스그룹이 그해 스위스 보험그룹 처브를 인수한 후, 그룹 브랜드명을 ‘처브’로 바뀌면서 한국법인의 사명도 변경된 바 있다. 
 
이 같은 변화 속에서 처브라이프생명은 십수 년째 적자에 빠져 있는 실정이다. 처브라이프생명은 2004년부터 적자를 이어오고 있다. 처브라이프생명은 대주주 및 사명 변경 등 잦은 변화를 겪으며 좀처럼 영업력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기업의 변화 속에서 전속 설계사 이탈이 잇따르면서 영업력 회복에 어려움을 겪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지난해에도 적자는 이어졌다. 회사의 경영공시에 따르면 처브라이프생명은 지난해 6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214억원) 보다는 손실 규모가 줄었다. 회사 측은 실적 변동 배경에 대해 “보험영업 손실이 줄고, 이연법인세 계상에 따라 당기순손실액이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보험부문 영업손실은 208년 -415억에서 351억원으로 감소한 바 있다.  

지난해 처브라이프생명의 영업이익률은 -2.91%를 기록했다. 총자산수익률(ROA) -0.34%, 자기자본수익률(ROE) -3.80%를 기록했다. 전년보다는 개선세를 보였지만 여전히 전체적인 지표가 마이너스 신세를 벗어나진 못한 모습이다.  

알버트 김 처브라이프생명 대표이사

이에 올해 경영진의 부담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알버트 김 대표이사는 지난해 말 취임해 이달로 취임 4개월째를 맞았다. 김 대표는 글로벌 보험사인 AIG, 알리안츠와 AXA에서 생명보험, 손해보험을 두루 거치며 25년간 보험업계에서 경력을 쌓은 베테랑 인사로, 처브라이프생명의 구원투수 격으로 투입됐다.  

처브라이프 극동지역을 총괄하는 브래드 베네트 사장은 그의 선임 당시 “김 대표는 한국의 보험시장과 고객에 대한 깊은 이해와 풍부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며 “판매채널 역량 강화를 통해 처브라이프를 한층 발전시켜 나갈 것으로 확신한다”는 기대를 보냈다.  

김 대표는 취임 후 판매 채널 역량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관련 담당 임원을 선임하고 지원 조직을 늘린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 2월엔 희망퇴직 신청을 받는 등 구조조정을 단행하기도 했다.  

문제는 보험업황에 찬바람이 불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 코로나19 악재가 터지면서 최근 국내 기준금리는 0%대까지 하락했다. 보험업은 금리에 영향을 받는 업종이다. 자산운용을 통해서 수익을 내기 구조를 갖고 있어서다. 초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보험업의 운용자산이익률이 더 떨어질 것으로 점쳐진다.

여기에 저출산·고령화 현상 심화로 보험업황의 전체 성장성은 갈수록 둔화되는 추세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올해도 보험업계의 수익 전망은 밝지 않은 분위기다. 이에 올해 처브라이프생명도 실적 개선이 녹록지 않은 한해를 보낼 것으로 점쳐진다. 과연 김 대표가 이같은 상황에 돌파구를 찾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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