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1대 국회의원 후보자 등록이 시작된 26일 경남 창원시 의창구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후보 등록을 마친 후 각당 출마 후보들(왼쪽부터 미래통합당 강기윤, 정의당 여영국, 더불어민주당 이흥석, 민중당 석영철)이 주먹을 대며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여영국 선거사무소
제21대 국회의원 후보자 등록이 시작된 지난달 26일 경남 창원시 의창구 선거관리위원회에서 정의당 여영국 후보가 후보 등록을 마친 후 각당 출마 후보들(왼쪽부터 미래통합당 강기윤, 정의당 여영국, 더불어민주당 이흥석, 민중당 석영철)과 주먹을 대며 인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여영국 선거사무소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4·15 총선을 앞두고 정의당의 고심이 깊어지는 모양새다. 지역구 후보들이 고전하는 상황에서 단일화마저 안갯속에 빠지면서다.

창원 성산구 후보로 출마한 여영국 정의당 의원은 전날(2일) 이흥석 더불어민주당 후보 측에 오늘(3일) 정오까지 단일화에 대한 입장을 달라고 요구했다. 

창원 성산구는 인천 연수을과 함께 당 내외에서 단일화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지목됐다.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지난 1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출연해 “인천 연수을과 창원 성산 쪽은 지역 논의를 지켜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단일화는 사실상 물 건너간 듯 보인다. 이 후보가 단일화에 부정적인 기류를 보이면서다. 이 후보는 여론조사 결과로 단일화를 결정하자는 여 의원의 제안에 ‘현역 프리미엄’ 때문에 불리하다고 주장해 왔다.

여 의원 측 관계자는 이날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정오까지 답을 달라고 했는데 이 후보 쪽에서 단일화에 대한 입장을 전달한 게 없다. 아직 입장이 정리가 안 됐다고만 하더라”고 설명했다.

투표용지가 인쇄되는 6일 전까지 여론조사를 거쳐 단일화를 성사해야 하지만 이 후보가 입장을 밝히지 않으며 사실상 단일화는 물 건너갔다는 것이 여 의원 측 설명이다. 다만 여 후보는 일말의 가능성을 갖고 이날 밤까지 기다리겠다는 입장이다.

인천 연수을 역시 비슷한 상황이다. 인천 연수을은 민경욱 미래통합당 의원의 지역구로 이정미 정의당 의원과 정일영 민주당 후보 등 진보 단일화 목소리가 높아진 지역이다.

그러나 이 의원과 정 후보 모두 단일화에 선을 그으며 실현 가능성은 사라졌다. 송영길 민주당 공동선대위원장은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금 사실상 단일화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 돼 있다”고 선을 그었다.

김종철 정의당 선대위 대변인 역시 이날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이 의원은 (단일화에 대해) 제안도 안 했고 (상대측의) 제안도 없었다”라고 못 박았다.

앞서 정의당은 단일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내세우며 자력으로 선거를 치르겠다고 강조해왔다. 그러나 총선이 가까워 지자 심 대표는 지난달 30일 제21대 총선 기자간담회에서 “당 대 당 단일화는 없을 것”이라면서도 “지역 특수성을 감안해서 판단이 올라오면 특수하게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히며 후보 간 단일화 가능성을 인정했다.

막상 단일화가 불발로 그치자 정의당의 고심도 깊어지는 모양새다. 현역 의원들이 모두 나선 지역구에서 제대로 힘을 못 쓰는 상황 때문에 당 내외에서는 지역구에서 1석도 못 얻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다만 정의당은 결과를 속단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당 지지율이 반등하고 있으며 그에 따라 결과도 달라질 수 있다는 속내다.

최근 심 대표가 고양갑에서 지지율 반등에 성공한 것 역시 정의당이 앞으로의 흐름을 기대하는 부분이다. 

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9일부터 30일까지 KBS의 의뢰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심상정 후보 34.5%, 문명순 민주당 후보는 33.5%, 이경환 통합당 후보는 20.7%로 나타났다. 

지난달 8일 중부일보가 (주)아이소프트뱅크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에 결과 이경환 통합당 후보가 33.5%, 문명순 민주당 후보가 26.5%, 심상정 후보가 26.3%를 기록했던 것과는 달라진 결과다. 

김 대변인은 “심 대표도 올라가는 추세고, 여 의원의 경우는 단일화를 지켜봐야 겠다”며 “정의당 지지율이 올라가고 있으니 다른 후보들도 조금씩 올라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기사에 인용된 여론조사는 모두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4%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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