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진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고민정(좌측) 후보와 미래통합당 오세훈(우측) 후보. 고 후보와 오 후보가 6일 오전 각각 건대입구역·뚝섬유원지역에서 아침 유세 일정을 진행하고 있다. /정호영 기자
서울 광진을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고민정(좌측) 후보와 미래통합당 오세훈(우측) 후보. 고 후보와 오 후보가 6일 오전 각각 건대입구역·뚝섬유원지역에서 아침 유세 일정을 진행하고 있다. /정호영 기자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대통령의 입’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후보와 ‘야권 대권 잠룡’ 미래통합당 오세훈 후보가 격돌하는 서울 광진을은 4·15 총선의 주요 격전지로 평가된다.

첫 국회 입성을 노리는 정치 신예 고 후보는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여권 핵심 인사다. ‘친문(親文) 실세'로 분류되는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지난 2일 고 후보를 찾아 지원사격하기도 했다.

반면 재선 서울시장·국회의원 등 관록의 오세훈 후보는 대(對)정부 공세 수위를 높이며 국회 복귀를 노리고 있다. 지난해 초 광진을 당협위원장을 맡아 약 1년간 바닥민심을 다졌다. 이번 광진을 선거가 문재인 정권에 대한 ‘민심 가늠자'로 회자되는 이유다.

그간 광진을은 의심할 여지 없는 민주당의 텃밭이었다. 민주당 소속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지난 15대(1996년)부터 20대까지 5선을 한 지역이다. 추 장관이 낙선한 17대 총선에서도 열린우리당 김형주 후보가 당선됐다. 보수정당은 24년째 당선자를 내지 못한 셈이다.

최근 여론조사 결과도 고 후보가 오 후보를 앞서는 모습이다.

6일 서울신문이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지난 3~4일 서울 광진을 18세 이상 남녀 503명을 대상으로 여론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p)한 결과에 따르면, 고 후보 45.7%, 오 후보 37.7%로 집계됐다. 고 후보가 오 후보에 비해 8%p 앞선 결과다.

두 후보 외에 오태양 미래당 후보는 1.1%, 허정연 국가혁명배당금당 후보는 0.7%였다. 투표할 후보가 없다거나 잘 모르겠다고 답한 응답자는 14.8%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자양사거리 인근의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후보 선거사무소. /정호영 기자
자양사거리 인근의 더불어민주당 고민정 후보 선거사무소. /정호영 기자

◇ 고민정 "끝까지 진심 보여 줄 것"

총선 당일인 15일까지 9일 남은 6일, 고 후보와 오 후보는 각각 건대입구역 6번출구와 뚝섬유원지 4번 출구에서 오전 7시부터 약 9시까지 아침 유세를 진행했다.

고 후보는 유세차량에 올라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에게 "행복한 일이 가득하길 바란다. 회사에서도 학교에서도 즐거운 일들만 있길 바란다”며 “저는 이곳 광진을 지키면서 기다리겠다”고 외쳤다.

건대입구역을 지나가던 일부 시민은 유세를 진행하던 고 후보와 같이 사진을 찍고 싶다고 요청하기도 했다. 고 후보는 미소를 지으며 시민과 함께 사진을 찍었다. 고 후보 캠프 관계자는 “유권자 반응이 좋은 편”이라며 “어제(5일) 뚝섬유원지에서는 유세가 끝나고 사진을 찍자는 요청이 많아 20분 동안 찍었다”고 전했다.

고 후보는 오전 유세를 마치고 다음 장소로 이동하기 전 <시사위크>와 만나 “적극적으로 환영 의사를 표현해주시는 유권자들이 굉장히 많아졌다"며 “끝까지 제 진심을 보여드릴 것”이라고 했다.

고 후보는 “(제가) 광진사람이라는 점, 청와대 국정운영경험, 그리고 젊기 때문에 갖고 있는 미래 정치 역량, 이런 것들을 광진 주민들 만나면서 계속 말씀드리고 광진이 중심이 될 수 있도록 힘을 모아 달라고 호소하겠다”고 말했다. 1979년생인 고 후보는 학창시절 광진구 소재 중마초등학교와 구의중학교를 다녔다.

고 후보의 주요 공약은 구의역 일대 ICT 스타트업 허브 조성, 1인 가구를 위한 생활공유플랫폼 ‘광진 원타운’ 조성, 아이공감터ㆍ자기주도학습지원센터 등 교육·보육 복합 클러스터 조성 등이다. '가족이 행복한 나라’, ‘국민이 안전한 나라’ 등을 주요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자양사거리 인근의 미래통합당 오세훈 후보 선거사무소. /정호영 기자
자양사거리 인근의 미래통합당 오세훈 후보 선거사무소. /정호영 기자

◇ 오세훈 "진심 통한다고 생각"

같은 시각(오전 7시) 오세훈 후보는 뚝섬유원지역에서 몸피켓을 목에 걸고 출근길에 나선 시민들을 2시간 동안 맞았다. 뚝섬유원지역 4번출구는 평일 오전 강변북로를 오가는 유동차량이 많은 명당으로 평가된다.

밝게 웃으며 인사하는 오 후보에게 일부 운전자들은 창문을 내리고 손을 내밀며 브이(V)자를 그리기도 했다. 통합당 소속 오 후보가 기호 2번이라는 점을 염두에 두고 응원을 보낸 것으로 보인다.

오 후보는 본지와 만나 “아침에 지나간 차량이 천 대가 넘는 것 같다”며 “천 번 인사했다고 봐야 한다. 이곳이 얼마나 좋은 위치인지 모른다. 차들이 쉬지 않고 계속 지나갔다”고 설명했다.

그는 시민들 반응에 대해 “좋은 편"이라며 “좀 전에 보셨겠지만 차 밖으로 힘내세요, 파이팅 하고 가시는 분들이 많다"고 했다. 이어 “지난 1년간 광진에서 땀 흘리고 노력한 것을 시민들이 아시는 것 같다”며 “진심은 통한다고 생각한다. 그런 마음가짐으로 끝까지 성실하게 묵묵히 뛰는 것이 선거 전략”이라고 답했다.

오 후보는 20대 총선에서 서울 종로에 출마했으나, 당시 더불어민주당 정세균 후보에 석패했다. 오 후보는 이번 총선에서도 통합당 험지인 광진을에서 결전을 앞두고 있다. 광진을은 지난 6번 선거에서 보수정당 후보의 당선이 없었던 만큼, 이번에야말로 보수 깃발을 꽂겠다는 각오다.

실제 오 후보는 공식선거운동일인 지난 2일 유세 첫날부터 정권 심판론을 내세웠다. 오 후보는 당시 자양사거리 유세에서 “지난 3년간 문재인 정부는 우리에게 많은 고통을 안겨줬다”며 청년 실업률 증가, 소득주도성장론 등을 비판했다. 그러면서 “책임을 지지 않는 문재인 정권을 15일 반드시 심판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이와 관련, 오 후보 캠프 관계자는 이날 “지난 6번 선거에서는 (보수정당이) 졌지만 이번에는 이길 수 있는 후보가 왔다”며 “여론조사 결과가 (고 후보에 비해) 오차범위 내에서 뒤지고 있지만 열심히 하고 있다. 이번엔 한번 이겨보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오 후보의 주요 공약은 어린이대공원 주차장 부지에 ‘복합 키즈타운’ 건립, 민간어린이집 전환 등 국공립어린이집 2배 확대, 성수사거리에 문화복합기능거점ㆍ광진컬쳐스퀘어 및 오픈스페이스 등 조성 등이다. ‘아이 키우기 좋은 광진’을 슬로건으로 내건 만큼, 어린이 관련 공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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