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을 겨냥한 드라마들이 시청자들에게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사진 좌측부터)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어서와', '반의반' 공식 포스터
봄을 겨냥한 드라마들이 시청자들에게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사진 좌측부터)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 '어서와', '반의반' 공식 포스터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봄’을 겨냥한 로맨스 드라마들이 꽃을 피지 못하고 있다. 1~2%대 시청률을 전전하고 있는 로맨스 드라마들. 이유가 뭘까.

먼저 JTBC 월화드라마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가 동명 원작 소설 리메이크라는 무기를 지녔지만 크게 빛을 발휘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지난 6일 방송분이 시청률 2.6%(닐슨코리아 기준)기록하는 등 줄곧 2% 시청률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연출 한지승, 극본 한가람)는 ‘가슴 따뜻해지는 힐링 로맨스’를 내세운 만큼 큰 자극적 요소 없이 서정적으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한지승 감독은 겨울잠을 깨고 일어나 찾아온 봄 같은 원작 특유의 분위기를 고스란히 드라마로 구현해 냈다. 여기에 한적한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박민영(목해원 역)과 서강준(임은섭 역)의 로맨스는 큰 어색함 없이 안방극장을 물들인다. 이에 자극적인 드라마에 지친 시청자들에게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는 긍정적인 평가를 얻고 있다.

다만 ‘서정성’이 짙게 묻어있다는 점에서 극명하게 호불호가 나뉘고 있다. 빠른 템포로 흡입력 있게 끌어당기는 작품들에 시청자들이 익숙해지고 있는 만큼 다소 잔잔하게 흘러가는 해당 작품에 대해 지루함을 호소하는 시청자들도 적지 않다. ‘날씨가 좋으면 찾아가겠어요’가 2%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최대 이유다.

힐링과 로맨스를 앞세운 KBS2TV 수목드라마 ‘어서와’ 또한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난 3월 25일 첫 방송된 KBS2TV ‘어서와’(연출 지병헌, 극본 주화미)는 동명 웹툰을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남자로 변하는 고양이와 강아지 같은 여자의 미묘한 동거를 다룬 반려 로맨스 드라마다. 김명수, 신예은 등 핫한 젊은 스타들을 앞세워 방영 전 화제를 모았다.

남자로 변하는 고양이와 강아지 같은 여자의 미묘한 동거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어서와' / KBS2TV '어서와' 방송화면
남자로 변하는 고양이와 강아지 같은 여자의 미묘한 동거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 '어서와' / KBS2TV '어서와' 방송화면

귀여운 반려묘의 매력에도 ‘어서와’는 큰 두각을 내지 못하고 있다. 고양이와 김솔아(신예은 분)의 정서적 교류보다도 김솔아의 짝사랑에 초점이 맞춰지며 기존 로맨스 드라마들과 큰 차별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주된 이유로 분석된다.

‘사람으로 변하는 고양이’ 설정이 연출적으로 허술하게 표현되고 있는 것도 또 하나의 이유다. 고양이가 계단으로 올라갔다 내려오니 사람이 된다는 식이다. 동시간대 방영되는 인기 예능프로그램 SBS ‘트롯신이 떴다’(수요일)와 TV조선 ‘신천곡을 불러드립니다- 사랑의 콜센타’(목요일)의 여파 또한 무시할 순 없지만 원작 자체가 지닌 힘이 워낙 적다는 평이 상당수다. 이렇다보니 ‘어서와’는 첫 방송 시청률 3.6%(닐슨코리아 기준)에서 최근 방송 시청률(4월 2일) 1.7%로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로맨스에서 강세를 보였던 정해인의 신작도 큰 힘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tvN 수목드라마 ‘반의반’의 이야기다.

지난 3월 23일 첫 방송된 ‘반의반’(연출 이상엽, 극본 이숙연)은 인공지능 프로그래머 하원(정해인 분)과 클래식 녹음 엔지니어 서우(채수빈 분)가 만나 그리는 시작도, 성장도, 끝도 자유로운 짝사랑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반의반’은 가슴 설레는 짝사랑이 아닌 ‘집착 같은 짝사랑’의 이야기로 풋풋한 사랑 이야기를 기대케 했던 시청자들의 큰 아쉬움을 자아내고 있다. 하원이 죽은 첫사랑 지수(박주현 분)를 잊지 못하고 그녀의 목소리를 찾으러 안간힘을 쓰는 모습은 아련함보다도 집착에 가깝다. 그리고 첫사랑을 잊지 못한 하원을 사랑하는 서우의 이야기는 흔한 짝사랑 이야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쉽게 사로잡지 못하고 있다.

인공지능프로그램과 짝사랑 이야기를 결합시킨 드라마 '반의반' / tvN '반의반' 방송화면
인공지능프로그램과 짝사랑 이야기를 결합시킨 드라마 '반의반' / tvN '반의반' 방송화면

무엇보다도 ‘반의반’은 ‘인공지능 프로그램’이란 새로운 소재를 투입시켜 흔한 포맷에 신선함을 꾀하고자 했으나 오히려 역효과를 보고 있다. 지수의 인격과 감성을 넣은 ‘지수D’(인공지능)를 만드는 과정에서 하원의 행동이 쉽게 이해가지 않은 부분들이 생겨나고 있는 것. 인공지능으로 인해 스토리가 한 번에 와 닿는 게 아닌, 복잡하게 엉클어진 느낌이라 시청자들의 유입 또한 쉽지가 않다. 이에 ‘반의반’은 1회 시청률 2.4%를 시작으로, 최근 방송분 1.5%를 기록하며 저조한 시청률을 보이고 있다.

잔잔한 로맨스로 설레는 봄을 겨냥하고자 했던 세 드라마. 물론 자극적인 스토리에 익숙해져가는 시청자들의 콘텐츠 소비 패턴 변화도 무시할 순 없지만, 그보다도 작품 자체가 지닌 단점을 해결하는 게 급선무로 보인다. 소재가 지닌 특별함을 살리지 못하는 연출력, 복잡한 스토리, 과하게 잔잔히 흘러가는 작품의 흐름 등 작품 자체가 지닌 단점을 어떻게 보완할 지가 남은 방송의 핵심 포인트로 대두되고 있는 배경이다. 과연 이들 작품이 단점을 보완하고 자신의 존재감을 활짝 펼칠 수 있을지 이목이 집중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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