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대전에 출사표를 던진 (왼쪽부터) ‘뮬란’ ‘반도’ ‘영웅’ 포스터.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NEW, CJ엔터테인먼트
여름 대전에 출사표를 던진 (왼쪽부터) ‘뮬란’ ‘반도’ ‘영웅’ 포스터. /월트디즈니컴퍼니코리아, NEW, CJ엔터테인먼트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코로나19 여파로 영화계 최악의 위기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극장가 최고 성수기인 여름 라인업의 윤곽이 잡혀 기대를 모은다. 우선 매해 여름을 뜨겁게 달궜던 할리우드 대작은 없다. 외화로는 디즈니 실사 영화 ‘뮬란’이 유일하다. 이에 맞서 한국 텐트폴(흥행 가능성이 높은 작품) 영화들이 차례로 개봉한다. 침체된 극장가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을까. 

◇ ‘마블’ 없는 극장가… ‘뮬란’, 유일한 출사표

코로나19가 전 세계로 확산되면서, 할리우드 기대작들이 줄줄이 개봉을 연기하고 있다.

톰 크루즈 주연의 ‘탑건:매버릭’은 6월 관객과 만날 예정이었으나, 12월로 개봉을 연기했다. ‘콰이어트 플레이스2’도 9월로 연기됐다. ‘007 노 타임 투 다이’는 4월에서 11월로, ‘분노의 질주: 더 얼테메이트’는 5월에서 내년 4월로 개봉을 연기했다.

7월 개봉 예정이었던 ‘미니언즈2’의 개봉도 잠정 연기됐고, ‘피터래빗2:런어웨이’도 내년 1월 개봉한다. ‘고스트버스터즈 라이즈’ ‘모비우스’ 등은 내년 3월로 개봉일을 변경했고, ‘언차티드’는 내년 10월에 개봉한다.

월트디즈니컴퍼니(이하 디즈니)와 디즈니 산하 마블 스튜디오의 신작들의 개봉 일정도 전면 수정됐다. 5월 1일 개봉할 계획이었던 ‘블랙 위도우’는 11월 5일로 개봉일을 변경했다. 이에 11월 개봉 예정이었던 마동석 주연의 ‘이터널스’ 개봉도 내년 2월로 미뤄졌다.

대신 4월 개봉하려던 ‘뮬란’이 7월 개봉을 확정, 유일한 디즈니 영화이자 외화로 여름 극장가 대전에 출사표를 던진다. 6월 개봉 예정이었던 ‘원더우먼 1984’이 두 달 미뤄진 8월로 개봉일을 변경했지만, 연기 가능성이 크다.

연상호 감독과 강동원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영웅’ 포스터. / NEW
연상호 감독과 강동원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반도’ 포스터. / NEW

◇ 한국영화는 ‘반도’ ‘영웅’ 나란히 출격

한국영화는 ‘천만감독’ 연상호 감독의 ‘반도’와 윤제균 감독의 ‘영웅’이 여름 개봉을 확정했다.

먼저 ‘반도’는 ‘부산행’ 이후 4년 폐허가 된 땅에 남겨진 자들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 액션 블록버스터다. 한국 영화 최초로 좀비를 소재로 한 재난 블록버스터로 극장가를 휩쓴 ‘부산행’의 세계관을 확장할 작품으로 기대를 모은다. ‘부산행’ 연상호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배우 강동원과 이정현이 주연을 맡았다.

이미 북미‧홍콩‧대만‧브라질‧프랑스‧말레이시아 등 해외시장에 선판매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국내에서도 하반기 최고 기대작으로 꼽히며 관심을 얻었다. 특히 지난 2일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예고편이 공개되자마자 당일 영화 일간검색 1위, 베스트 무비클럽 1위 등에 오르며 인기를 입증했다.

‘영웅’도 빼놓을 수 없는 기대작이다. 1909년 10월, 하얼빈에서 이토 히로부미를 사살한 뒤 일본 법정의 사형 판결을 받고 순국한 안중근 의사가 거사를 준비하던 때부터 죽음을 맞이하던 순간까지, 잊을 수 없는 마지막 1년을 그린 영화다. ‘해운대’ ‘국제시장’을 연출한 윤제균 감독의 신작이자 한국 최초 오리지널 뮤지컬 영화로 기대를 모은다.

‘영웅’도 기대작이다. /CJ엔터테인먼트
‘영웅’도 기대작이다. /CJ엔터테인먼트

앞서 공개된 ‘영웅’ 포스터는 안중근 의사의 생전 모습으로 잘 알려진 사진 한 장을 재현해 눈길을 끄는데, 2009년 뮤지컬 초연부터 안중근 역을 맡아 무대를 압도했던 배우 정성화가 영화 ‘영웅’에서도 다시 안중근으로 분해 기대를 더한다.

개봉일을 확정하진 않았지만, 여름 개봉을 목표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영화들도 있다. 류승완 감독의 ‘모가디슈’는 모든 촬영을 마치고 현재 후반 작업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배우 김윤석과 조인성, 허준호가 출연한다. 송중기‧김태리 주연의 SF 블록버스터 ‘승리호’(감독 조성희)도 여름 개봉을 목표로 후반 작업 중이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언제 완전히 사라질지 확신할 순 없지만, 여름에는 주춤하지 않을까라는 희망을 갖고 기다리고 있다”면서 “하루빨리 종식돼서 많은 관객들이 편하게 극장을 찾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관객과 신작 기근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극장가가 여름 대목으로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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