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가 55세 이상 70세 미만인 ‘실버사원’ 36명과의 계약을 일괄 종료했다. /뉴시스

시사위크=이미정 기자  롯데마트가 55세 이상 70세 미만인 ‘실버사원’ 36명과의 계약을 일괄 종료했다. 경영 환경 악화로 더 이상 재계약을 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게 회사의 설명이다.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마트는 지난달 31일자로 만 55~70세 실버사원 38명 중 36명과의 계약을 종료했다. 나머지 실버사원 2명도 상반기 내로 계약 종료와 함께 퇴사 조치할 예정이다.
 
롯데마트는 노인 일자리 이슈가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자 사회공헌정책 차원에서 2005년부터 실버사원제도를 운영해왔다. 채용 대상은 만 55~70세 미만이었다. 롯데마트는 이들을 1년 단위로 계약이 연장되는 계약직 직군으로 채용됐고, 특별한 결격 사유가 없을 시 계약을 연장해왔다. 하지만 이번에 계약 종료가 결정되면서 실버사원제도도 사실상 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이 같은 조치에 대해 일부 사원들은 반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70세까지 근무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품고 있었던 만큼, 실망감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롯데마트 측은 경영 악화로 불가피한 결정이었다는 입장이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노인 일자리 문제가 대두되던 시기에 좋은 취지로 시작해 십 수년간 실버사원 제도를 운영해왔다”며 “그런데 최근 몇 년간 의무휴업, 사드 배치 이슈에 타격을 받아 실적이 안 좋아지면서 더 이상 제도를 운영하기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직원들에게는 작년 말, 더 이상 추가 계약이 어렵게 됐다고 고지했고, 3개월간의 여유기간을 준 뒤 이번에 계약 종료를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롯데마트는 최근 몇 년간 극심한 실적 악화를 겪어오고 있다. 특히 2017년 중국 내에서 이른바 사드 보복 후폭풍을 맞으면서 시장 철수를 쓴맛을 봤다. 중국 내에선 한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 배치에 대한 강한 반발이 인 바 있다. 

이후 내부 부진까지 겹치면서 몇 년째 실적 부진을 겪어오고 있다. 지난해에도 대규모 손실을 냈다. 이에 롯데쇼핑은 마트의 일부 점포에 대해 점포 통폐합 방침을 밝히기도 했다. 이에 일각에선 이번 실버사원 계약 종료 조치가 구조조정의 신호탄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기도 했다. 

하지만 롯데마트 측은 “구조조정 조치와는 무관하다”고 반박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실버 사원들은 아르바이트 성격으로 근무해왔다”며 “일반적인 인력 구조조정과는 성격과는 다르다”고 말했다. 이어 “점포 통폐합 조치 역시, 인력 감축과는 무관하다”며 “문을 닫은 점포의 인력은 다른 점포에 재배치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향후 실적 악화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이 검토될 가능성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현재로선 뭐라 말하기 어렵다”며 “올해의 경영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유통업황은 올해 빨간불이 들어온 실정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내수가 크게 얼어붙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상황에 기업들의 사회공헌 의지도 빛이 바래고 있어 씁쓸함을 자아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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