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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규의 아이러브스포츠
하필이면 지금… 코로나19가 야속한 김광현
2020. 04. 10 by 김선규 기자 swsk1209@hanmail.net
마침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김광현이 데뷔를 앞두고 코로나19 사태라는 악재를 마주하게 됐다. /뉴시스
마침내 메이저리그에 진출한 김광현이 데뷔를 앞두고 코로나19 사태라는 악재를 마주하게 됐다. /뉴시스

시사위크=김선규 기자  김광현은 현존하는 대한민국 최고 투수 중 손에 꼽히는 선수다. 학창시절부터 최고 유망주로 주목을 받았고, 데뷔와 동시에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팀의 황금기를 이끌었다.

밝은 면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여러 부상이 거듭되며 김광현의 발목을 잡았고, 예년만 못하다는 쓰린 평가를 피할 수 없었다.

정상에도 올라보고, 정상에서 내려와 보기도 한 김광현이지만, 그의 꿈은 멈추지 않았다. 야구선수라면 누구나 바라는 메이저리그를 향한 꿈이었다.

2014년 시즌을 마친 뒤 메이저리그 무대를 노크한 김광현은 200만달러라는 아쉬운 포스팅 금액 속에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협상을 진행했지만 결국 합의에 이르진 못했다. 야구계에서는 김광현이 FA자격을 취득한 뒤 재도전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하지만 FA자격 취득 직전 김광현은 다소 아쉬운 성적 및 기량을 보여줬고, SK와이번스와 계약을 체결하며 잔류했다. 그리고 팔꿈치 수술을 위해 수술대에 오른 그는 2017 시즌을 통째로 쉬었다.

돌아온 김광현은 다시 심기일전했다. 큰 수술을 마친 직후라 때로는 기복이 있었고, 인상 깊은 개인성적도 남기지 못했지만 김광현은 김광현이었다. 김광현은 한국시리즈에서 팀의 우승을 확정짓는 마지막 공을 던지며 자신의 존재감을 입증했다.

이어진 2019년에는 전성기 못지않은 위력을 회복하며 자신의 시즌 최다승 타이인 17승을 수확했다. 다만, 줄곧 선두를 질주하던 팀은 시즌 마지막에 추월을 허용했고 포스트시즌에서도 아쉬움을 남겼다.

이후 김광현은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 언론 인터뷰를 통해 메이저리그 도전 의사를 밝히며 구단에 아쉬움을 토로한 것이다. 이를 두고 야구계에서는 뜨거운 갑론을박이 펼쳐졌고, SK와이번스는 적잖은 곤욕을 치러야 했다.

결과적으로 김광현의 꿈은 이뤄졌다. SK와이번스는 대승적 차원에서 김광현의 메이저리그 도전을 허락했고, 김광현은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2년 총액 800만달러의 조건으로 계약에 성공했다.

마침내 메이저리그에 발을 내딛은 김광현은 시범경기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치며 기대감을 높였다. 선발진 한자리를 꿰찰 수 있다는 평가에 힘이 실렸다.

하지만 이번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악재가 김광현의 발목을 잡았다. 코로나19 사태다. 코로나19 사태는 미국에서도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됐고, 미국은 어느덧 전 세계 최대 확진자 수를 기록하고 있다.

당연히 야구도 멈췄다. 메이저리그는 현재 개막을 무기한 연기한 채 사태를 주시하고 있다. 다만, 확산세가 지속되고 있어 언제쯤 시즌을 시작할 수 있을지 예상하기 어렵다. 시즌을 시작한다 해도 정상적인 진행은 어려울 전망이다.

메이저리그 데뷔가 임박했던 김광현으로서는 코로나19 사태가 더욱 야속하기만 하다. 그래서일까, 최근 그는 평소 잘 하지 않던 SNS를 통해 속상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토록 바라던 메이저리그 데뷔 시즌을 앞두고 많은 준비를 해왔던 그였기에 아쉬움은 더욱 커 보인다.

김광현은 특유의 역동적인 투구폼만큼이나 오뚝이처럼 일어서는 선수였다. 지금 김광현을 덮친 불운이 훗날을 위한 복선이길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