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방건설이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액 1조원 시대를 연 가운데, 내부거래 비중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대방건설
대방건설이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액 1조원 시대를 연 가운데, 내부거래 비중이 여전히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대방건설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대방건설이 거침없는 행보로 외형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2017년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매출 1조원 시대를 연 것이다. 하지만 매출의 대부분이 특수관계자와의 내부거래로 발생하고 있는 실정이다.

대방건설은 지난해 별도기준 매출액 1조1,315억원을 기록하며 매출 1조원 시대를 열었다. 지난 2017년 8,567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최대 실적을 거둔지 2년 만에 재차 최대 매출을 갈아치운 것이다.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 또한 전년 대비 각각 71%, 18% 늘었다.

대방건설은 오너2세인 구찬우 사장이 ‘키’를 잡은 뒤 고공 성장을 이어왔다. 구찬우 사장이 취임한 이듬해인 2010년 2,000억원대에 불과하던 매출은 2014년 4,776억원으로 2배 가량 늘었고, 2017년 8,567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정점을 찍었다.

하지만 이 같은 성장에는 숨겨진 동력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대방건설의 외형 성장에 내부거래 매출의 확대가 뒤따르고 있는 것이다. 특히 구찬우 사장이 취임한 후 대방건설의 내부거래액과 전체 매출 대비 차지하는 비중은 매년 높아지고 있다.

구 사장이 취임한 이듬해인 2010년에는 내부거래가 없었지만, 2011년 ‘대방산업개발’과의 거래로 내부거래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당시에는 내부거래액이 전체 매출액 대비 미미한 수준이었지만, 이후 매년 내부거래액과 전체 매출 대비 비중은 점차 높아졌다.

대방건설은 2011년 전체 매출 대비 2.5% 가량인 65억원의 내부거래 매출을 올렸고, 2014년에는 내부거래 매출이 1,000억원대로 급증했다. 이후 별도 기준 최대 매출을 올린 2017년에는 전체 매출 대비 42.8%인 3,672억원을 내부거래로 올렸고, 2018년에는 6,821억원의 매출이 내부거래로 발생했다. 전체 매출 대비 83.2%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지난해에도 내부거래는 전체 매출을 견인했다. 대방건설의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 회사는 지난해 말 기준 대방하우징, 대방주택, 노블랜드 등 19곳의 종속기업을 거느리고 있고, 기타특수관계자로는 대방산업개발, 엘리움 등 13곳이 이름을 올리고 있다. 대방건설은 지난해 1조1,315억원의 매출 중 78% 가량인 8,915억원의 매출을 종속기업과 기타특수관계자와의 내부거래를 통해 올렸다.

특히 대방건설은 구찬우 사장이 지분 71%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내부거래를 통한 오너일가의 사익편취와 관련해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배경이다. 실제 대방건설의 배당액은 2010년 33억원에서 2015년 80억원을 늘었고, 2016년에는 165억원으로 급증했다. 이후 오너일가의 높은 지분율로 인해 고배당 논란에 휩싸이자 배당금을 대폭 줄였다. 대방건설은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의 매년 20억원을 배당하고 있다.

이 같은 지분구조 탓에 대방건설의 내부거래는 수년째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내부거래 비중은 되레 매년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대방건설그룹은 자산총액 5조원 이상의 공시대상기업집단으로 분류되지 않는 탓에 사정기관의 칼날이 미치지 않는 사실상 ‘사각지대’에 있는 회사다. 하지만 국세청, 공정거래위원회 등이 최근 중견기업의 내부거래와 일감몰아주기에도 차차 감시망을 넓히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 내부거래 비중이 높은 회사 중 공시대상기업집단에 포함되지 않은 이수그룹이 지난해 국세청 조사4국으로부터 고강도 세무조사를 받았고, 공정거래위원회는 중견그룹인 KPX그룹의 일감몰아주기 의혹과 관련해 조사를 진행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대방건설 관계자는 “회사가 시행과 시공을 모두 전담하는 구조 하에 대방건설이 계열사 지분을 다수 보유하고 있어 내부거래 매출이 높아 보이는 것”이라며 “자세한 내용은 공시를 통해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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