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지난해 서울 신사동 도산공원에 선보인 '준지' 플래그십 스토어. / 삼성물산
삼성물산 패션부문이 지난해 서울 신사동 도산공원에 선보인 '준지' 플래그십 스토어. / 삼성물산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삼성물산 패션이 코로나19 국면 속에서도 미래 성장 전략 마련에 분주하다. 빈폴 중심의 포트폴리오에서 벗어나 준지 등 여성복 역량을 키우며 패션업계 큰손인 여심을 잡는데 주력하고 있는 모습이다.

◇ ‘여심 잡아라’… 코로나19 속 분주한 삼성물산 패션

삼성물산 패션이 남다른 기대를 걸고 있는 ‘준지’(Juun.J)가 첫 단독 여성 매장을 확보하게 됐다. 지난해 론칭한 여성 라인 전용 매장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에비뉴엘 본점에 선보인 것.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도산 플래그십 스토어 등 남녀 혼합 매장은 있어 왔지만 여성 상품으로만 구성된 준지 매장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에비뉴얼 매장은 준지가 본격적으로 여성 라인을 확장해 나가겠다는 신호탄으로 해석된다. 삼성물산 패션에 합류한 지 어연 8년이라는 시간이 흘러 브랜드가 안착됐다고 판단해 여성복을 새로운 비즈니스 창구로 삼은 것으로 보여진다. 준지는 지난 2007년 정욱준 크레이티브 디렉터가 론칭한 남성복 디자이너 브랜드로 출발했다. 그러다 2012년 정욱준 디자이너가 삼성물산에 합류하면서 준지도 동반 편입됐다.

초기 매장 없이 컬렉션 브랜드로 운영됐지만 성장세에 힘입어 2014년 갤러리아 명품관, 롯데본점에 첫 단독 매장을 열었다. 해외에서는 카니예 웨스트, 리한나 등 패션피플이자 셀러브리티들이 애착을 드러내며 글로벌 브랜드로 성장했다. 준지를 진두지휘하고 있는 정욱준 상무는 준지를 제냐, 디젤, 겐조 등 정상급 명품 반열에 올리겠다는 구상은 품고 있다. 이를 위해선 현재 20%에 불과한 여성 라인 비중을 확대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 이번 에비뉴엘 매장은 준지가 성비 균형을 맞추는 교두보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 저성장 늪 빠진 패션 산업… 여성복, 활로 될까

이와 동시에 이탈리안 럭셔리 브랜드 ‘플랜씨’(PLAN C)의 단독 매장도 오픈했다. 삼성물산 패션부문의 콘셉트 스토어 10꼬르소 꼬모가 지난해 처음으로 선보인 플랜씨는 국내 여성들의 인기에 힘입어 현대백화점 본점 3층에 자리를 잡았다. 플랜씨는 ‘마르니’(Marni)를 이끌었던 카스틸리오니 가문의 딸 카롤리나 카스틸리오니가 론칭한 브랜드다. 삼성물산 패션의 인큐베이터 역할을 하고 있는 10꼬르소 꼬모는 또 하나의 성공 사례를 남기게 됐다.

이외에도 삼성물산 패션은 구호의 세컨드 브랜드격인 ‘구호플러스’와 ‘오이아우어’와 같은 온라인 전용 여성복 브랜드도 운영 중에 있다. 삼성물산 패션 관계자는 “밀레니얼 세대와 Z세대로 불리는 모바일에 익숙한 10~30세대의 소비를 진작시키고 신규 고객을 유입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온‧오프라인 전방위적 방향으로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여성복이 삼성물산 패션의 도약을 이끌 수 있을 지도 관심사다. 국내 패션 시장은 경기 둔화 등의 영향을 받아 저성장의 늪에 빠져있다. 2015년 이후 연평균 1% 안팎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삼성패션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패션 시장은 전년 대비 0.8% 오른 39조6,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업황이 나빠지면서 삼성물산 패션의 매출은 지난 3년(2017년~ 2019년)간 1조7,000억원대에 머물러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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