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주말극이 ‘한 번 다녀왔습니다’로 자존심을 회복하고 있다. /KBS 2TV
KBS 주말극이 ‘한 번 다녀왔습니다’로 자존심을 회복하고 있다. /KBS 2TV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한동안 주춤했던 KBS 주말극이 ‘한 번 다녀왔습니다’로 자존심을 회복하고 있다. 시청률 고공행진은 물론, 시청자들의 쏟아지는 호평까지. 또 한 편의 ‘초대박’ 드라마 탄생을 예감하게 한다.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비결은 무엇일까.

KBS 2TV 주말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연출 이재상, 극본 양희승 안아름)는 바람 잘 날 없는 송가네의 파란만장한 이혼 스토리로 시작해 결국 사랑과 가족애로 따뜻하게 스며드는 이야기를 그린 드라마다.

지난 3월 28일 첫 방송된 ‘한 번 다녀왔습니다’는 닐슨코리아 전국가구 기준 1회 19.4%, 2회 23.1%의 시청률로 출발한 뒤 지난 11일 방송된 10회가 26%까지 치솟으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이는 전작인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 10회가 기록한 22.2%보다 6% 높은 수치로 이목을 끈다.

뿐만 아니라 ‘한 번 다녀왔습니다’ 최고 시청률은 지난 5일 방영된 8회가 기록한 28.1%로 30%에 육박하는 시청률을 보였는데, 방송 5개월 만에 30%를 돌파한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에 비해 눈에 띄게 빠른 속도다.

그동안 KBS 2TV 주말극은 49.4%를 기록한 ‘하나뿐인 내 편’ 이후 ‘세상에서 제일 예쁜 내 딸’ ‘사랑은 뷰티풀 인생은 원더풀’이 30% 초중반대 시청률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면서 하락세를 걸었다. 그러나 ‘한 번 다녀왔습니다’를 통해 집 나갔던 시청자들을 완벽히 사로잡으며 부활의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 번 다녀왔습니다’가 시청자를 사로잡은 비결은 무엇일까. (사진은 위부터) 이민정 이상엽 (아래 왼쪽부터) 천호진 차화연. /KBS 2TV
‘한 번 다녀왔습니다’가 시청자를 사로잡은 비결은 무엇일까. (사진은 위부터) 이민정 이상엽 (아래 왼쪽부터) 천호진 차화연. /KBS 2TV

‘한 번 다녀왔습니다’는 흔히 말하는 ‘막장’ 요소가 없다. ‘이혼’이라는 소재를 다루면서도, 유쾌하면서도 따뜻하게 풀어내 호평을 받고 있다. 부모와 자식 간 이혼에 대한 간극을 줄이고, 위기를 헤쳐 나가는 과정을 통해 각자 ‘행복 찾기’를 완성하는 인물들의 모습을 자극적이지 않으면서도, 현실적으로 담아냈다는 평이다.

빠른 전개도 호평의 이유다. 초반부터 송영달(천호진 분), 장옥분(차화연 분)의 네 자녀 송준선(오대환 분)·송가희(오윤아 분)·송나희(이민정 분)·송다희(이초희 분)가 모두 이혼을 하거나 파혼을 하는 등 파격 설정으로 눈길을 끈 데 이어, 영달의 어릴 적 잃어버린 친동생이 강초연(이정은 분)일 수 있다는 가능성이 암시돼 호기심을 자극했다. 여기에 초연이 송가네 가족이 있는 시장에 입성하면서 본격적인 에피소드를 예고, 기대감을 높였다.

저마다 사연을 갖고 있는 인물들의 다양한 에피소드는 공감을 불러일으킨다. 짠돌이 아빠 영달과 억척 엄마 옥분은 자식들의 연이은 이혼에 상심하면서도, 자식의 새로운 삶을 누구보다 응원하고 지지하는 우리네 부모의 모습이다.

다채로운 캐릭터들로 다양한 에피소드를 전하고 있는 ‘한 번 다녀왔습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정은‧오대환‧이초희‧오윤아. /KBS 2TV
다채로운 캐릭터들로 다양한 에피소드를 전하고 있는 ‘한 번 다녀왔습니다’.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이정은‧오대환‧이초희‧오윤아. /KBS 2TV

허울뿐인 결혼 생활을 이어가다 결국 이혼을 택한 나희와 윤규진(이상엽 분)는 부부의 단면을 보여주며 공감을 자아낸다. 집값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동거를 택한 두 사람의 선택도 납득할 수밖에 없다. 편입 준비생 다희를 통해서는 취업과 스펙 문제로 힘들어하는 20대 청춘의 얼굴을 표현하기도 하고, 불혹의 스턴트맨 준선과 전직 스튜어디스 가희도 각자의 고민과 사연으로 극을 풍성하게 채운다.

여기에 나희의 시모이자 규진의 엄마 최윤정(김보연 분)부터 등장부터 범상치 않은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초연, 철없는 노처녀 이무모 장옥자(백지원 분), 영달의 친구이자 정육점 주인 양치수(안길강 분)까지 현실에 있을 법한 인물들이 생생하게 살아 숨 쉬며 재미를 더한다.

한 방송 관계자는 “이혼과 파혼을 바라보는 부모 세대와 자식 세대 간의 갈등과 고민을 다양한 관점에서 그려내 공감을 높이고 있다”며 “또 많은 캐릭터들이 등장하는데, 모두 주변에서 볼 법한 현실적인 인물이라 시청자들의 몰입을 돕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탄탄한 고정층이 있었지만, 전작들에서 부진하며 하락세를 보여 온 KBS 주말극이 ‘한 번 다녀왔습니다’를 기점으로 다시 살아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시청자들의 마음을 단숨에 사로잡은 ‘한 번 다녀왔습니다’가 끝까지 좋은 흐름을 이어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매주 토, 일요일 오후 7시 55분 방송.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