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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자의 줌인
신원호 감독 졸랐던 정경호, 매력적인 ‘준완’이 되다
2020. 04. 16 by 이영실 기자 swyeong1204@sisaweek.com
배우 정경호가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다채로운 매력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캡처
배우 정경호가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다채로운 매력으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캡처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배우 정경호가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다채로운 매력으로 시청자를 매료시키고 있다. 카리스마 넘치는 의사의 모습부터 까칠하면서도 따뜻한 인간미, 다정한 로맨티스트 면모까지. 신원호 감독의 믿음에 다시 한 번 응답한 정경호다.

케이블채널 tvN 목요스페셜 ‘슬기로운 의사생활’(연출 신원호, 극본 이우정)은 누군가는 태어나고 누군가는 삶을 끝내는 인생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병원에서 평범한 듯 특별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20년 지기 친구들의 ‘케미스토리’를 담은 드라마다.

‘응답’ 시리즈와 ‘슬기로운 감빵생활’을 통해 신드롬을 일으켰던 신원호 감독과 이우정 작가가 또 한 번 협업한 작품으로, 지난달 12일 첫 방송에서 6.3%의 시청률로 출발한 뒤 지난 9일 방송된 5회가 11.3%(이상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플랫폼 가입가구 기준)까지 오르며 인기리에 방영 중이다. 

정경호의 활약이 돋보인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까칠한 흉부외과 교수 준완 역을 맡아 호연을 펼치고 있다. 준완은 실력파 의사로 자기관리 또한 철저한 완벽주의자다. 극 초반부에는 까칠하고 직설적인 모습이 두드러졌지만, 점점 따뜻한 인간미가 드러나며 시청자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특히 반전 사랑꾼 면모로 여심을 사로잡았다. 익준(조정석 분)의 동생 익순(곽선영 분)의 부대를 갑자기 찾아가 “짜장면 먹으러 왔다”고 말하며 설레는 ‘썸’을 예고하더니, 얼마 후 휴대폰을 전해주기 위해 만난 익순에게 “내가 좋아한다고 말했던가? 오빠랑 연애하자”라며 직진 고백을 내뱉어 마음을 흔들었다.

코믹한 매력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 9일 방송에서 준완은 익준의 집에 와 있는 익순을 놀라게 하려다 오히려 자신을 강도로 오해한 익순의 발차기에 속수무책으로 당했다. 안경이 날아가고 입술이 터진 채 뚱한 표정으로 앉아있는 준완과 미안함을 감추지 못하는 익순의 모습이 폭소를 유발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러브라인을 형성하고 있는 정경호(위)와 곽선영.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캡처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 러브라인을 형성하고 있는 정경호(위)와 곽선영. /tvN ‘슬기로운 의사생활’ 캡처

준완은 정경호를 만나 더욱 매력적인 캐릭터로 완성됐다. 정경호는 프로페셔널한 의사로서의 카리스마는 물론,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부터 의외의 다정함까지 진지함과 코믹함을 자유자재로 오가며 제 몫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특히 데뷔 후 처음으로 도전하는 의사 역을 위해 자문 선생님을 찾아가 조언을 구하고 수술 참관도 하는 등 남다른 열정을 드러냈다는 후문이다.

사실 신원호 감독은 정경호 캐스팅을 두고 오랜 고민을 했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이미 호흡을 맞춘 덕에 정경호에 대한 믿음은 있었지만, 평소 다정한 성격인 정경호가 까칠하고 예민한 준완과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줄 수 있을지 의문이 갔다는 것.

그러나 정경호는 매일 밤 메시지를 보내는 등 열렬한 구애를 펼쳤고, 신원호 감독도 결국 마음을 열었다.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신 감독은 “(정경호가) 되게 졸랐다”며 “매일 밤 메시지를 보냈다. 너무 좋아하는 배우지만, 준완과 맞을까 고민이 있었다. 마지막까지 고민을 했는데, 전작들 중 시청자들이 좋아했던 (까칠한 모습의) 캐릭터가 있더라. 그래서 마음을 먹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은 너무 잘해주고 있다”고 만족감을 표하기도 했다. 

2004년 모바일 드라마 ‘알게 될거야’로 데뷔한 정경호는 드라마 ‘미안하다 사랑한다’(2004), ‘개와 늑대의 시간’(2007), ‘그대 웃어요’(2010), ‘무정도시’(2013) ‘순정에 반하다’(2015), ‘미씽나인’(2017) 등과 영화 ‘허브’(2007), ‘거북이 달린다’(2009), ‘맨홀’(2014)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자신만의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다.

특히 ‘슬기로운 감빵생활’(2017~2018)과 ‘라이프 온 마스’(2018)를 통해 ‘인생 캐릭터를 만났다’는 호평을 이끌어내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슬기로운 감빵생활’에서 정경호는 엘리트 교도관 준호로 분했고, ‘라이프 온 마스’에서는 강력반 형사 태주를 연기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도 또 하나의 대표작이 될 것으로 보인다. 맞춤옷을 입은 듯 캐릭터 그 자체로 분해 남다른 존재감을 뽐내고 있다. 정경호가 아닌 준완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 그가 얼마나 더 많은 매력을 보여줄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