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지금이 당신의 ‘화양연화’”

안방극장을 설레게 할 ‘정통멜로’가 온다. ‘키스 먼저 할까요’를 통해 ‘어른 로맨스’를 섬세하게 그려낸 손정현 감독과 원조 ‘멜로 킹’ 유지태‧‘믿보배’ 이보영이 만나 기대를 모은다. ‘화양연화- 삶이 꽃이 되는 순간’이다.

17일 케이블채널 tvN 새 토일드라마 ‘화양연화-삶이 꽃이 되는 순간’(연출 손정현 극본 전희영, 이하 ‘화양연화’) 제작발표회가 온라인 생중계로 진행됐다. 이날 행사에는 손정현 감독과 배우 유지태‧이보영‧박진영‧전소니가 참석해 작품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나눴다.

‘화양연화’는 아름다운 첫사랑이 지나고 모든 것이 뒤바뀐 채 다시 만난 재현(유지태 분)과 지수(이보영 분)가 가장 빛나는 시절의 자신을 마주하며 그리는 마지막 러브레터다. 과거 재현(박진영 분)과 과거 지수(전소니 분)의 풋풋했던 사랑 그리고 인생에 찾아온 또 한 번의 ‘화양연화’를 마주한 이들의 운명적 재회와 사랑을 다룬다.

‘키스 먼저 할까요?’ ‘그래 그런거야’ ‘세 번 결혼하는 여자’ ‘내 연애의 모든 것’ 등을 통해 감각적인 연출력을 인정받은 손정현 PD가 프리랜서 선언 후 처음으로 선보이는 작품으로 기대를 모은다. 여기에 유지태부터 이보영, 신예 박진영‧전소니까지 탄탄한 캐스팅 라인업을 완성, 기대를 더한다.

이날 손정현 PD는 ‘화양연화’를 두고 “‘추억 소환 레트로 감성멜로’라고 타이틀을 붙였는데, 조금 더 쉽게 설명하자면 ‘봄날은 간다’의 순수했던 상우가 세월이 흘러 때가 타고 속물이 됐는데, ‘내 딸 서영이’를 만나 개과천선하는 이야기라고 이해하면 될 듯하다”고 재치 있게 소개해 눈길을 끌었다.

손 PD는 “드라마가 다양해지고 환경도 좋아졌는데, 드라마의 본질은 멜로가 아닐까 생각한다”며 “요즘 정통멜로 드라마가 기우는 것 같아서 내가 한번 만들어보자는 마음으로 ‘화양연화’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화양연화’는 두 인물의 40대인 현재와 20대인 과거를 오가며 이야기가 진행된다. 또 하나의 역을 두고 두 명의 배우가 더블 캐스팅돼 호흡을 맞춘다. 손 PD는 “재밌는 포인트가 많은데, 2인 1역이라는 점과 현재와 과거를 왔다 갔다 하는 플롯이 드라마에서는 처음 시도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이야기에서는 어른 멜로의 아련함과 애틋함, 따뜻함, 노련함, 원숙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고, 과거의 이야기를 통해서는 풋풋함과 함께 ‘나도 저런 시절이 있었지’하며 추억을 회상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관전 포인트를 전했다.

또 “인간은 누구에게나 흑역사가 있다”며 “그러나 전성기도 있다. 그러니 과거에 얽매이지 말라고 말하고 싶다. ‘지금이 당신의 화양연화’라는 메시지가 드라마에 스며드는 게 소박한 바람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화양연화’는 광장시장의 ‘마약 김밥’ 같은 드라마”라며 “김밥이 굉장히 흔한 음식이지만 마약 김밥이 계속 먹고 싶은 것처럼, 우리 드라마도 한번 보게 되면 계속 보고 싶어질 것”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쳐 이목을 끌었다.

유지태와 이보영, 그리고 박진영과 전소니는 각각 재현과 지수의 현재와 1990년대 과거를 연기한다. 유지태와 박진영은 한재현 캐릭터를, 이보영과 전소니는 윤지수 캐릭터로 분해 몰입도 높은 열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유지태는 세월의 흐름에 따라 까칠하고 냉철한 기업가가 된 현재의 한재현을 연기한다. 그는 작품을 택한 이유로 “대본의 힘이 컸다”며 “대본을 보고 ‘이런 감성을 담아내다니’하며 깜짝 놀랐다. 40대, 20대가 느낄 감성들을 잘 녹여내서 드라마로 보고 싶다는 생각에 참여하게 됐다”고 밝혔다.

유지태는 이날 제작발표회에서 공개된 하이라이트 영상을 본 뒤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배우들은 자기의 모든 것을 다 보이고 싶은 마음이 큰데, 영상을 보고 느낀 건 ‘여백의 미’가 정말 크다는 것”이라며 “‘화양연화’만의 감성이 시청자의 마음을 울리고 잘 전달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보영은 워킹맘, 비정규직으로 살아가지만 어떤 상황에도 흔들리지 않는 굳은 심지의 40대 윤지수로 분한다. 감정의 소용돌이를 겪는 캐릭터를 세심하게 그리며 시청자들과 공감대를 형성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특히 이보영은 지수를 ‘최애(최고로 애정 하는) 캐릭터’로 꼽아 눈길을 끌었다. 그는 “지수는 나보다 훨씬 내면이 단단하고 강한 스타일”이라며 “힘든 상황이 왔을 때 나는 지수처럼 의연하게 이겨낼 수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이어 “옳다고 생각하는 길을 꿋꿋이 가고 있는 강한 아이”라며 “최애 캐릭터가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매력 있고 사랑스러운 인물이다”라고 소개했다.

이미 연기력을 인정받은 유지태와 이보영의 만남인 만큼, 두 사람의 ‘케미’가 ‘화양연화’의 가장 큰 기대 포인트다. 두 배우는 호흡에 만족감을 드러내며 상대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먼저 유지태는 “이보영은 드라마를 사랑한다”며 “연기에 대한 열정이 아직까지 뜨겁고 기계적으로, 혹은 직업적으로 연기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이 큰 배우”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래서 그녀가 그려나갈 연기의 미래가 나 또한 기대되고, 함께 하게 돼서 정말 좋은 영향을 많이 받고 있다”고 칭찬했다.

이보영은 “유지태 선배가 캐스팅됐다는 소식을 듣고 ‘동감’ 속 모습을 기대했다”며 유지태의 대표작 ‘동감’을 언급했다. 그는 “최근에는 캐릭터가 돋보이는 역할이나 악역을 많이 했던 것 같은데, 이제 원래의 자리를 찾아 딱 맞는 옷을 잘 입은 것 같다. 그래서 시너지가 되게 좋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고 작품 속 두 배우의 시너지를 예고, 기대감을 높였다.

아이돌그룹 GOT7 멤버이자 배우 박진영은 순수했던 젊은 날의 한재현 역을 맡아 푸릇푸릇한 젊음의 초상을 그린다. 박진영은 멜로뿐 아니라 시대의 아픔을 투영한 모습으로 연기의 스펙트럼을 확장할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1990년대 청년 재현을 연기하게 된 박진영은 “예전에는 개구쟁이 같은 캐릭터를 연기했다면, 재현은 진중한 인물이라 쉽지 않았다. 재현과 달리 철이 없어서 철이 든 학생 역할을 한다는 게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이어 “살아보지 못했던 시대를 연기하는 것도 어려웠지만, 예전 한 선배가 ‘배경만 달라졌지 사람 사는 건 똑같다’고 말한 적이 있다. 그런 마음으로 다가가려고 노력했다”고 중점을 둔 부분을 밝혔다.

충무로에서 먼저 주목받은 신예 전소니는 20대의 윤지수를 연기한다. 전소니는 “멜로를 중점적으로 다룬 작품이라 욕심이 많이 났다”며 “재현을 향한 마음을 갖는 것이 지수를 이해하는 데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대본 속 재현에게 도움을 많이 받았다. 지수가 살아가는 방식을 많이 이해하려고 노력했다”고 지수를 연기하기 위해 기울인 노력을 이야기했다.

전소니는 박진영과의 ‘멜로’ 케미뿐 아니라 이보영과의 높은 싱크로율을 보여줄 예정이다. 전소니는 이보영과 같은 캐릭터를 연기하게 된 것에 대해 “누군가와 역할 공유가 처음이라 어려운 지점이 있었다”며 “그런데 (이보영)선배가 눈치를 채신 건지 ‘20년이라는 시간은 되게 길어’라고 말해주셨다. 그 말에 용기를 얻고 위로가 됐다”고 고백했다.

이어 “따로 찾지 않아도 대본 안에 지수라는 인물은 하나였기 때문에 시청자들도 다른 사람이라고 느끼지 않으면서 보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전소니는 ‘화양연화’에 대해 “시간을 사람으로 마주하는 경험을 한 것 같다”며 “사람이 시간을 만지고 느낄 수 없는데 저희 드라마를 보며 사람을 통해 시간을 만날 수 있구나 생각했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시청자들도 드라마를 통해 나의 지나간 시간들과 시절을 열어봤으면 좋겠고, 그걸로 인해 현재가 더 소중해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여 훈훈함을 안겼다.

‘화양연화’는 ‘하이바이, 마마!’ 후속으로 오는 25일 오후 9시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