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호텔 레이크’(감독 윤은경)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스마일이엔티
영화 ‘호텔 레이크’(감독 윤은경)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스마일이엔티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새로운 한국형 공포괴담의 탄생을 예고하는 영화 ‘호텔 레이크’(감독 윤은경)가 베일을 벗었다. 섬뜩한 스토리 라인과 공포감을 배가시키는 매혹적인 미장센, 배우들의 열연을 앞세워 극장가 저격에 나선다. 

‘호텔 레이크’는 호텔을 찾은 유미(이세영 분)가 기이한 현상을 겪게 되는 섬뜩하고 소름끼치는 사건을 그린 공포 괴담이다. 신예 윤은경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고, 배우 이세영‧박지영‧박효주 등이 열연했다.

영화는 시작부터 강렬한 서스펜스로 관객을 단숨에 극으로 끌어당긴다. 한 여인이 피 칠갑을 한 채 인적 없는 국도를 걷고 있다. 그때 의문의 소리가 들려오고 놀란 여인이 뒤를 돌아본다. 텅 빈 줄 알았던 버스 정류장에 까만 구두를 신은 또 다른 이가 서있고, 겁에 질린 여인은 수풀길에 몸을 숨긴다. 그러나 점점 의문의 소리가 가까워지고, 섬뜩한 공포와 마주한다.  

‘호텔 레이크’는 달콤한 휴식의 공간인 호텔을 공포 괴담의 진원지로 세워, 색다른 공포를 선사한다. 학교, 병원, 아파트 등 그동안 익숙했던 괴담의 장소에서 벗어나 호텔을 택했는데, 가장 안전하고 편안한 공간이 공포의 공간으로 변모하는 순간 더욱 강렬한 공포를 느끼게 한다.

기이한 미장센으로 공포감을 배가시키는 ‘호텔 레이크’. /스마일이엔티
특유의 미장센으로 공포감을 배가시키는 ‘호텔 레이크’. /스마일이엔티

특유의 미장센은 공포감을 배가시킨다. 한적한 시골 마을에 위치한 호텔 레이크는 평범하면서도 스산한 분위기를 뿜어낸다. 고풍스럽고 앤티크한 인테리어로 꾸며진 호텔 내부는 시대적 모호함을 느끼게 하고, 로비를 중심으로 위로 길게 뚫린 독특한 구조는 마치 위해서 누군가가 나를 내려다보고 있을 것 같은 오싹함을 선사한다.

이번 작품으로 첫 메가폰을 잡은 윤은경 감독의 섬세한 연출력이 돋보인다. 촘촘한 스토리라인을 바탕으로 독특한 화면 구도와 카메라 움직임, 과감한 사운드 등으로 더욱 강렬한 공포를 완성한다. 토끼 얼굴에 사람 몸이 달려있는 토끼 인형과 죽음을 연상시키는 파란 장미 등 디테일한 소품들도 적재적소에 활용돼 묘한 긴장감을 자아낸다.

배우들도 열연을 펼친다. 특히 여성 캐릭터를 전면에 내세웠는데, 이세영부터 박지영, 박효주 그리고 아역배우 박소이까지 제 몫을 톡톡히 해낸다. 먼저 이세영은 엄마의 죽음 이후 5년 만에 호텔 레이크를 찾은 유미로 분해 극을 이끈다. 차갑고 단단해 보이지만 극이 진행될수록 여린 내면을 드러내 몰입도를 높인다.

‘호텔 레이크’에서 열연을 펼친 박지영(위)와 이세영(아래 왼쪽) 박효주 스틸컷. /스마일이엔티
‘호텔 레이크’에서 열연을 펼친 박지영(위)와 이세영(아래 왼쪽) 박효주 스틸컷. /스마일이엔티

박지영은 분위기만으로도 스크린을 압도한다. 호텔 레이크의 사장 경선을 연기한 그는 우아하고 다정한 모습을 보이다가도 미스터리하면서도 묘한 분위기를 뿜어내며 긴장감을 자아낸다. 따뜻한 미소 속 숨겨진 차가운 눈빛이 섬뜩하다.

호텔 레이크의 유일한 메이드 예린 역을 맡은 박효주도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눈빛부터 표정, 목소리 하나까지 공포 영화에 최적화된 모습으로 존재감을 뽐낸다. 유미의 동생 지유로 분한 박소이도 안정적인 연기로 극에 자연스럽게 녹아든다.

윤은경 감독은 “공포 영화가 줄 수 있는 카타르시스를 마음껏 느끼기 바란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공포영화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호텔 레이크’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 러닝타임 100분, 오는 29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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