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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자의 줌인
TV 찾은 영화감독들, ‘웰메이드’ 클래스 증명
2020. 05. 14 by 이민지 기자 sisaweek@daum.net
(사진 좌측부터) 이병헌 감독, 김용완 감독 등 영화감독들이 드라마 제작 행보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 뉴시스
(사진 좌측부터) 이병헌 감독, 김용완 감독 등 영화감독들이 드라마 제작 행보로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 / 뉴시스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최근 드라마 시장의 핵심 키워드는 ‘웰메이드’다. 배우, 감독, 작가의 네임 밸류(name value)에 많은 부분을 의존하던 과거 달리, 최근 시청자들은 작품의 ‘완성도’에 따라 콘텐츠를 소비한다. 이런 흐름 속에서 영화감독들의 연출력이 드라마에서 빛을 발하고 있다.

하나의 장르에 특화된 감독의 작품을 극장이 아닌 안방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은 시청자들에게 쏠쏠한 재미를 선사한다. 천만 관객을 동원한 ‘극한직업’ 이병헌 감독의 드라마 행보가 대표적인 예다. 이병헌 감독은 ‘극한직업’ 외에도 ‘스물’(2014) ‘바람 바람 바람’ 등 특유의 유쾌함으로 관객들에게 많은 사랑을 얻고 있다.

지난해 9월 종영한 JTBC 금토드라마 ‘멜로가 체질’은 이병헌 감독이 첫 선보이는 장편드라마로 알려지며 제작단계부터 큰 화제를 모았다. 특히 ‘멜로가 체질’은 30대 여성들의 일상과 사랑이란 소재에 이병헌 감독 특유의 현실적이면서도 유쾌한 대사들이 절묘하게 시너지 효과를 내며 탄탄한 애청자 층을 구축, ‘인생 드라마’란 평가를 이끌어냈다. ‘멜로가 체질’에서 이병헌 감독은 제작뿐 아니라 대본 집필에도 참여해 자신의 개성을 고스란히 녹여냈다.

이병헌 감독이 첫 선보인 장편드라마 JTBC '멜로가 체질' / '멜로가 체질' 공식 홈페이지
이병헌 감독이 첫 선보인 장편드라마 JTBC '멜로가 체질' / '멜로가 체질' 공식 홈페이지

스릴러 장르도 영화감독이 만들면 다르다. 지난 3월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방법’은 영화 ‘부산행’ 연상호 감독이 첫 대본을 집필한 작품으로 시청자들의 기대감을 모았다. ‘방법’은 한자 이름, 사진, 소지품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저주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10대 소녀 백소진(정지소 분)과 사회부 기자 임진희(엄지원 분)가 IT 대기업 뒤에 숨어 있는 거대한 악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로, ‘방법사’라는 신선한 소재를 사용해 시청자들에게 오싹함을 선사했다.

더욱이 ‘방법’은 영화 ‘챔피언’을 제작한 김용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진경(조민수 분)의 카리스마 넘치는 굿 장면, 백소진이 저주를 내리는 장면 등에서 고퀄리티 연출력을 자랑하며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다. 웬만한 공포영화 뺨치는 웰메이드 스릴러 드라마로 탄생시킨 김용완 감독이다.

OCN은 이러한 시청자 콘텐츠 소비 트렌드를 반영해 ‘OCN 드라마틱 시네마’를 선보이고 있다. ‘OCN 드라마틱 시네마’는 장르물의 명가 OCN이 영화와 드라마의 포맷을 결합, 영화 제작진이 대거 합류해 영화의 날선 연출과 드라마의 밀도 높은 스토리를 웰메이드로 결합시키는 프로젝트다. 박신우 영화감독이 ‘트랩’을 통해 매회 영화 같은 장면들을 선사하는가 하면, 영화 ‘사라진 밤’ 이창희 감독이 ‘타인은 지옥이다’ 연출을 맡아 원작이 지니고 있던 다크한 매력을 살려내 장르물을 애정하는 시청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OCN 드라마틱 시네마'가 강효진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번외수사'로 세 번째 작품을 선보인다. / OCN 제공
'OCN 드라마틱 시네마'가 강효진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번외수사'로 세 번째 작품을 선보인다. / OCN 제공

‘OCN 드라마틱 시네마’는 ‘트랩’ ‘타인은 지옥이다’를 이어 ‘번외수사’로 세 번째 작품을 선보인다. 오는 23일 첫 방송되는 ‘번외수사’는 수단 방법 가리지 않고 범인 잡는 꼴통 형사와 한방을 노리는 열혈 PD를 앞세운 다섯 아웃사이더들의 범죄소탕 오락액션 드라마다. 영화 ‘내 안의 그놈’ ‘미쓰 와이프’를 제작한 강효진 감독과 드라마 ‘실종 느와르 M’을 집필한 이유진 작가와 신예 정윤선 작가가 의기투합해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높은 작품성으로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는 영화감독들의 활약으로 TV가 ‘스크린’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이들의 연출력이 또 어떤 웰메이드 드라마를 탄생시킬지 시청자들의 기대감이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