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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자의 줌인
김수미와 음식의 만남, ‘진정성’이 배가되는 순간
2020. 05. 14 by 이민지 기자 sisaweek@daum.net
김수미와 음식의 조합을 이뤄낸 예능프로그램들이 시청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얻고 있다. / tvN '수미네 반찬' 공식 홈페이지
김수미와 음식의 조합을 이뤄낸 예능프로그램들이 시청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얻고 있다. / tvN '수미네 반찬' 공식 홈페이지

시사위크=이민지 기자  음식을 먹고 만든다고 다 같은 ‘먹방 예능’과 ‘요리 예능’이 아니다. 웃고 즐기는 데 중점을 둔 타 예능프로그램과 달리 김수미는 ‘정’을 나누며 시청자들의 마음에 위로와 힐링을 선사한다. 그리고 여기에 ‘음식’은 시청자들과 ‘정’을 나누는 매개체로 빼놓을 수 없다. 김수미와 음식의 만남, 그녀의 예능이 지닌 ‘진정성’의 힘이 배가되는 순간이자 김수미표 예능이 꾸준한 사랑을 얻고 있는 비결이다.

김수미의 ‘수미네 반찬’이 101부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tvN ‘수미네 반찬’은 2018년 6월부터 2020년 5월 12일까지 400여 개가 넘는 다양한 반찬들을 소개하며 시청자들의 밥상을 풍요롭게 만들었다. 12일 방영된 ‘수미네 반찬’에서 김수미는 콩나물볶음, 백합죽, 젓갈 무침, 돼지고기 두부조림 그리고 배춧국을 마지막 반찬으로 선정,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었다.

전문 요리사들을 내세운 타 요리프로그램들과는 달리 ‘수미네 반찬’은 전문적 지식이 없는 김수미를 중심에 배치했고, 이는 ‘수미네 반찬’은 완벽한 신의 한 수로 작용했다. 집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반찬들에 초점을 맞춘 ‘수미네 반찬’ 답게 김수미는 엄마가 흔히 해주던 가정식을 완벽하게 구현, ‘엄마의 손맛’을 그립게 만들었다. 여기에 마치 엄마가 딸에게 알려주듯 눈대중으로 알려주는 레시피들은 더욱 시청자들을 정겹게 만들었다. 

마지막 밥상 앞에서 눈물을 흘린 김수미 / tvN '수미네 반찬' 방송화면
마지막 밥상 앞에서 눈물을 흘린 김수미 / tvN '수미네 반찬' 방송화면

마지막 밥상 앞에서 김수미는 “며칠 전 겉절이를 했는데 딱 우리 엄마가 해준 맛이더라. 그렇게 요리해서 먹을 때 엄마 생각에 많이 울었다. 대신 시청자 여러분께 많이 알려드렸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사람은 밥심”이라며 “엄마가 해준 반찬을 많은 분께 알려드렸다. 엄마 고맙다. 시청자 여러분도 감사하다”고 전해 마음 한켠을 뭉클하게 만들었다.

현재 김수미는 SBS Plus ‘밥은 먹고 다니냐?’를 통해 ‘수미네 반찬’과는 다른 형태로 시청자들과의 교감을 이뤄내고 있다. 매주 월요일 방영되는 ‘밥은 먹고 다니냐?’는 국밥집 사장으로 분한 김수미가 다양한 사연을 지닌 스타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위로와 공감을 선사하는 예능 프로그램이다. 

앞서 열린 ‘밥은 먹고 다니냐?’ 제작발표회에서 김수미는 “옛날엔 부모님과 같이 밥상머리에 앉아 좋은 이야기를 듣곤 했는데 지금은 혼자 사니 혼자 밥 먹는 사람이 많아 고민을 털어놓을 데가 없다”며 “그런 이들이 (‘밥을 먹고 다니냐’를 통해) 위로를 얻고 가면 좋겠다”고 밝혔던 바. 

여러가지 이유로 상처받은 연예인들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김수미 / SBS plus '밥은 먹고 다니냐' 방송화면
여러가지 이유로 상처받은 연예인들의 마음을 위로해주는 김수미 / SBS plus '밥은 먹고 다니냐' 방송화면

정겨움이 느껴지는 뜨끈한 국밥을 사이에 두고 김수미는 여러가지 이유로 상처 입은 스타들의 말에 맞장구를 치며 공감을 잃지 않는다. 전 남자친구와의 법적 분쟁으로 고통 받았던 방송인 김정민은 ‘밥은 먹고 다니냐?’를 통해 “설령 세상에 알려지더라도 이렇게 끝내지 않으면 안 된다는 각오를 했다. 하지만 각오했던 것보다 가혹하더라. (이별이유는) 여러 문제가 혼재돼있었다”고 감춰뒀던 속마음을 털어놨다.

이에 김수미는 “상대방은 널 너무 사랑해서 같이 영원히 하고 싶은데 네가 어떤 이유에서든 지 먼저 이별을 통보했기 때문에 이성을 잃은 것이라 생각해라”며 “넌 네 인생에서 큰 경험을 했다. 이별의 뒤끝을 안 거다. 이미 큰일을 겪었기 때문에 앞으로 좋은 일만 남았다”고 위로했다. 

위로에서만 그치면 김수미가 아니다. 김수미는 “모든 사람이 널 좋아해야 된다고 생각하지마라. 악플러도 있어야 한다. 악플러도 있어야 네가 성장하는 것”이라며 “바닷물도 밀물과 썰물이 있다. 물이 들어오면 나가게끔 돼있다. 남의 말은 사흘도 못 간다. 시간이 지나서 네가 드라마에서 좋은 역할을 맡아 잘하면 모든 게 잊혀진다”고 따끔한 조언도 잊지 않았다.

이렇듯 친근한 욕쟁이 국밥집 할머니가 되어 상처받은 이들의 마음을 위로하고 때론 인생의 선배로서 따끔한 충고도 잃지 않기에 더욱 진정성이 느껴진다. 특유의 친근함이 선사하는 정겨운 분위기 속에 오고가는 대화들을 보고만 있어도 힐링과 위안이 느껴진다. 단순히 상대의 말에 공감하고 위트 있게 넘어가는 타 토크프로그램과 ‘밥은 먹고 다니냐’가 다른 지점이다. 

여러 매체들을 통해 쌓아온 김수미의 정겨운 욕쟁이 할머니 이미지와 예로부터 사람과 사람 사이에 정을 나누는 매개체 역할을 해온 ‘음식’이 만나니 시청자들의 마음에 적잖은 따스함을 선사한다. 때론 ‘엄마의 손맛’을 그립게 하고, 음식을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던 할머니와의 대화가 그립게 만드는 김수미표 예능프로그램. 그녀와 음식의 만남이 시청자들에게 꾸준한 사랑을 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