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시즌 K리그1으로 승격한 부산아이파크(위)와 광주FC(아래)가 1라운드에서 모두 패배했다./부산아이파크·광주FC
올 시즌 K리그1으로 승격한 부산아이파크(위)와 광주FC(아래)가 1라운드에서 모두 패배했다./부산아이파크·광주FC

시사위크=이수민 기자  오랜 기다림 끝에 K리그가 개막한 가운데, 야심차게 1부리그에 도전장을 내민 승격팀들이 첫 경기에서 나란히 고배를 마셨다. 하지만 낙관하기엔 이르다. 그동안 K리그1에서 강등의 아픔을 맛본 구단들 모두 1라운드에서 패하지 않은 특별한 ‘징크스’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 8일 전북현대와 수원삼성의 개막전으로 K리그가 본격적인 여정에 돌입했다. 무관중 개최로 인해 텅 빈 관중석이었지만 경기는 치열하게 진행됐고, 디펜딩 챔피언 전북이 수원에 1대0으로 승리했다.

뒤늦게 개막한 만큼 개막전을 비롯해 모든 경기에 이목이 쏠렸지만, 올 시즌 1부리그로 승격한 팀들의 첫 경기는 더욱 큰 관심을 받았다. 지난해 K리그2 우승을 차지하며 다이렉트 승격의 기쁨을 맛 본 광주FC와 오랜 기다림 끝에 1부리그로 돌아온 전통의 명가 부산아이파크가 그 주인공이다.

하지만 두 팀은 나란히 1부리그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광주는 K리그2 득점왕 펠리페를 앞세워 성남FC를 홈으로 불러들였지만 0대2로 패배했다. 이동준, 김문환 등 영건들과 윤석영, 박종우, 강민수 등 베테랑의 조화로 기대를 모았던 부산 역시 포항 원정길에서 0대2로 패했다.

그러나 비관하기엔 이르다. 아직 26경기가 더 남아있을 뿐 아니라, 2015년 이후 계속된 특별한 징크스도 있기 때문이다. 2015년 이후 강등팀은 대부분 첫 경기를 패하지 않고 산뜻하게 출발한 팀 중에 나왔다.

2015년은 명가들의 강등으로 기억되는 시즌이다. 부산과 대전시티즌(현 대전하나시티즌)이 강등됐다. 공교롭게도 두 팀은 1라운드에서 맞붙었고, 부산이 대전을 1대0으로 눌렀다. 하지만 부산은 그 해 기업구단이자 우승을 경험한 구단 중 최초로 강등의 아픔을 맛 봤다.

2016년에는 성남과 수원FC가 강등됐다. 그 해 성남은 1라운드에서 수원삼성을 상대로 2대0 승리를 기록하며 쾌조의 출발을 알렸고, 사상 첫 1부리그로 승격한 수원FC는 전남과 0대0 무승부를 기록했다. 그러나 결과는 강등이었다.

2017년 광주는 1라운드에서 대구FC를 1대0으로 제압했으나 결국 강등됐다. 2018년 전남 또한 1라운드에서 수원삼성에게 2대1로 승리했지만, 구단 역사상 첫 강등의 아픔을 겪었다. 지난해에는 경남FC가 1라운드에서 성남을 2대1로 꺾었지만 강등됐고, 제주유나이티드는 인천과 1라운드에서 1대1 무승부를 기록한 후 리그 꼴찌를 기록해 다이렉트 강등의 아픔을 맛봤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평소에 비해 짧게 진행되는 올 시즌은 그만큼 시작이 더 중요하다. 하지만 첫 경기를 이기거나 비겼다고 해서 반드시 결말이 좋은 것은 아니었다. 출발과 함께 K리그1의 호락호락하지 않은 벽을 실감한 두 승격팀이 이러한 징크스를 이어가며 생존에 성공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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