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츠·BMW, 각각 신차 출시하며 韓 시장 입지 다진다
아우디, 과거 영광 되찾기 위해 연초부터 분주… 독 3사 3강구도 재현 가능한가

/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메르세데스-벤츠가 한국 시장에 대형급 SUV GLS 3세대 모델을 출시했다. /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한국 수입자동차 시장의 대표주자로 꼽히는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신차를 공격적으로 투입하면서 파이를 넓히려 하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1위 수성을 위해, BMW는 1위 탈환이 목표다. 또한 한때 한국 수입차 시장의 3위 자리를 지키던 아우디도 다시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연초부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지난해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총 7만8,133대를 판매하며 전년에 기록한 ‘역대 최다 판매량(7만798대)’을 1년 만에 갈아치우고 수입차 왕좌 자리를 수성했다. 이후 올해 들어서도 4월까지 매달 수입차 시장 판매량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지난 4월까지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판매한 누적 차량 대수는 2만2,145대다. 시장점유율로는 28.53%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4월까지 누적 점유율(28.97%)보다 소폭 낮은 수준이지만 판매 대수만 놓고 본다면 8.6% 증가한 수치다.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도 꿈쩍하지 않고 전년 대비 판매량이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 판매 수준을 유지한다면 올해 역시 새로운 역사를 써나갈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가운데 메르세데스-벤츠는 25일 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GLS의 완전변경(풀체인지) 모델인 ‘더 뉴 GLS’를 출시했다. GLS 모델은 메르세데스-벤츠의 기함급(플래그쉽) 세단인 S클래스와 동일한 급으로 볼 수 있다. 이번 GLS는 3세대 모델이며, 국내에는 지난 2016년 2세대 모델이 출시된 후 4년 만에 소개되는 완전변경 모델이다.

3세대 GLS는 새로운 파워트레인(동력계)을 품으면서 차체 크기를 키웠다. 겉모습만 키운 것이 아니라 실내공간을 가늠할 수 있는 휠베이스(축거)도 60mm 늘어나 이전까지도 넓은 공간을 자랑하던 GLS는 더 넉넉한 실내공간을 구축했다. 실제로 2열 좌석에 할당된 공간의 경우 87mm가 늘어났다.

벤츠 측은 “풀체인지를 하면서 이 정도로 차체 길이가 길어진 것은 이례적”이라고 설명했다.

메르세데스-벤츠는 이날 새롭게 선보인 3세대 GLS 외에도 아직 구체적 일정은 정해진 것이 없으나 올해 하반기에 E클래스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과 소형 SUV GLB의 새로운 모델을 한국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특히 E클래스는 한국 시장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모델이다. E300 4MATIC 트림의 지난 4월까지 올해 누적 판매대수는 3,127대로 ‘2020년 베스트셀링카’ 2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

GLC 쿠페
신차 출시 후 인기몰이 중인 더 뉴 GLC 300 4MATIC 쿠페. / 메르세데스-벤츠 코리아

또한 지난 1월13일 한국 시장에 공식 출시한 ‘GLC 부분변경 모델’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4월까지 모델별 누적 판매량 탑10에 ‘더 뉴 GLC 300 4MATIC’이 7위, ‘더 뉴 GLC 300 4MATIC 쿠페’가 10위를 기록했다. 판매량은 각각 1,650대, 1,373대다.

현재까지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메르세데스-벤츠지만 최근 불거진 ‘배출가스 불법 조작’으로 충성고객들의 이탈이 나타나지는 않을지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아우디폭스바겐코리아와 BMW코리아는 각각 디젤게이트, 차량 화재 사건으로 인해 실적 급감을 경험한 바 있다.

메르세데스-벤츠의 뒤를 쫓으면서 한국 수입차 시장 1위 탈환을 목표로 하고 있는 BMW의 기세도 만만치 않다. BMW는 지난해 4월 기준 ‘1∼4월 누적 시장 점유율’에서 16.04%를 기록해 당시 1위였던 메르세데스-벤츠(28.97%)와 12.93%p 차이를 보였으나, 올해 4월 기준 7.33%p 차이까지 격차를 좁혔다.

위장막을 뒤집어 쓴 BMW 뉴 5시리즈 주행 컷. / BMW코리아

지난해 BMW가 힘을 쓰지 못한 배경에는 지난 2018년 디젤 엔진 결함으로 인한 주행 중 화재사고가 있었다. BMW 차량 화재 문제가 불거진 직후 BMW의 한국 수입차 시장 점유율은 10% 중반대에 머물렀다. 이는 지난해 연말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올해 들어 ‘불자동차’ 오명이 차츰 희석되면서 지난 2월부터 4월까지 매월 3,812대(점유율 22.79%), 4,811대(23.69%), 5,123대(22.33%) 판매를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약 60% 전후로 증가한 수치로, 1∼4월 누적 판매 대수는 1만6,454대를 기록해 전년 동기간 대비 45.7% 성장세를 보였다. 얼추 정상궤도에 진입한 것으로 보인다.

BMW가 한국 시장에서 판매량을 회복한 것을 두고 업계에선 ‘지속적인 신차 투입’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풀이한다. BMW코리아는 지난해 신형 X1·X2·X6, 8시리즈 등을 출시했고 올해도 1시리즈, 2시리즈 등 신차를 선보였다.

이와 함께 오는 27일 한국 시장에서 인기 모델로 꼽히는 5시리즈와 쿠페형인 6시리즈의 부분변경 모델을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BMW 드라이빙 센터에서 전 세계 최초 공개 행사를 진행한다. 이 행사는 BMW 디지털 채널을 통해 전 세계에 동시 생중계된다.

국내 수입차 역사상 차량의 세부 트림이 아닌 모델 시리즈의 월드 프리미어 행사를 한국에서 진행하는 것은 BMW가 최초다. 특히 두 개 모델을 최초로 동시에 선보이는 것 역시 전례가 없는 일로 전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된다.

두 모델은 당초 이달 열릴 2020 부산국제모터쇼에서 공개될 예정이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부산 모터쇼가 취소되면서 이 같은 대안을 마련한 것이다. BMW 그룹은 월드 프리미어 행사를 한국에서 진행하겠다는 약속을 지킨 것이다.

앞서 BMW가 5·6시리즈를 2020 부산국제모터쇼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선보이려 했던 이유는 두 모델이 한국에서 의미 있는 모델이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국은 BMW 5·6시리즈가 가장 많이 팔리는 시장으로 알려졌다. BMW의 모든 모델 중 2020년 4월 기준 전 세계에서 5시리즈와 6시리즈 모두 한국 시장이 판매량 1·2위로 매우 중요한 시장으로 평가된다.

이번 BMW의 신형 5시리즈가 공개될 시 올해 1∼4월 누적 판매 대수 3위를 기록하고 있는 BMW 520 모델의 판매량은 더 뛰어오를 수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메르세데스-벤츠와 BMW가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1위 자리를 놓고 불꽃 튀는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한때 3위 자리를 지키던 아우디가 부흥을 위해 신차를 대거 투입하고 있다.

아우디가 지난해 연말부터 신차 파상공세를 통해 재도약을 노리고 있다. 더 뉴 A7 50 콰트로 프리미엄. / 아우디코리아

아우디는 2020년 한국 시장을 대비해 지난해 12월부터 신차를 투입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12월2일 아우디는 ‘더 뉴 아우디 A8 L 55 TFSI 콰트로’를 출시했다. 해당 모델은 아우디 A8의 완전변경 모델로 최첨단 편의 및 안전사양을 갖춘 기함급 세단이다. 이후 같은 달 6일 ‘더 뉴 아우디 A6 40 TDI’를 출시해 세단 라인업을 보강했다.

이어 올해 들어 신형 A7, Q7, Q8, Q5 모델과 ‘A6 40·45 TDI 콰트로 프리미엄’을 한국 시장에 내놓으면서 세단과 SUV 제품 라인업을 더욱 탄탄히 구축했다. 이번달에는 신형 Q3을 출시하면서 소형 SUV 시장에까지 발을 뻗쳤다. 오는 6월3일에는 신형 A4와 A5의 론칭 행사를 앞두고 있다.

지난 4월 기준 아우디는 한국 수입차 시장에서 누적 판매 대수 4,492대를 기록해 수입차 업계 5위에 올라있다. 지난 1분기까지 판매량이 다소 주춤하면서 쉐보레와 폭스바겐 등에 밀리는 모습을 보였으나, 지난 4월 판매량이 2,043대를 기록해 4월 한 달 기준 수입차 시장 점유율 8.90%를 기록해 3위에 올라섰다. 앞서 출시한 여러 차량들과 다음달에 출시를 앞둔 A4·A5의 신차 효과가 가시화되면 판매량은 더욱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우디는 서비스 개선에 나서면서 오너들에게 편의를 제공했다. 아우디는 코로나19 여파를 감안해 지난 15일부터 전시장을 방문하지 않고도 차량 구매 및 상담이 가능한 ‘비대면 영상 상담 서비스’를 시작했다. 고객이 서비스를 신청하면 담당 세일즈 어드바이즈가 영상 상담에 대한 세부 일정을 논의하고 약속된 일정에 카카오 페이스톡울 통해 상담을 진행하게 된다.

또한 코로나19 사태로 보증 서비스를 받지 못한 고객들을 위해 올해 3월1일에서 5월31일 사이에 만료되는 차량에 대한 신차 보증기간을 3개월 연장했다.

한편, 아우디는 디젤 게이트 사태 이전인 2015년 국내에서 3만5,218대의 실적을 기록해 한국 수입차 시장 탑3를 달린 바 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