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역대급 호실적을 달성한 깨끗한나라를 두고 엇갈린 분석이 나오고 있다. / 깨끗한나라
1분기 역대급 호실적을 달성한 깨끗한나라를 두고 엇갈린 분석이 나오고 있다. / 깨끗한나라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깨끗한나라가 지난 2017년 ‘생리대 파동’ 후유증에서 완전히 벗어났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한 택배 물량 증가로 제지업 수혜가 예상되는 가운데서 1분기에만 연간 영업익에 버금가는 호실적을 달성한 것. 하지만 일각에선 턴어라운드 시점에 들어섰다고 보기엔 아직 이르다는 신중론도 나와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 1분기 역대급 호실적… 2년 연속 흑자 청신호

깨끗한나라에 훈풍이 불고 있다. 벌써부터 지난해 이어 2년 연속 흑자 달성 기대감이 회사 안팎에서 커지고 있다. 최근 공시된 깨끗한나라의 1분기보고서를 보면 이 회사는 187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깨끗한나라는 보통 영업익 규모가 수십억대 수준이라는 중견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시장 예상치을 훌쩍 뛰어넘는 어닝서프라이즈를 달성한 셈이다.

깨끗한나라 관계자는 “손익 중심의 경영을 위해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선하는 등 업무 효율 극대화에 주력한 결과”라고 말했다.

깨끗한나라가 쾌조의 스타트를 끊으면서 본격적으로 회생의 길에 접어들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그도 그럴 것이 깨끗한나라는 지난해 3년 만에 흑자를 거두며 어느 정도 분위기를 반전시키는 데 성공했다. 2017년부터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던 릴리안 생리대 파동 후유증에서 벗어났다고 업계는 바라봤다.

제지업이 상대적으로 코로나19 여파로부터 자유롭다는 부분도 깨끗한나라의 향후 전망을 밝게 점치는 이유다. 오히려 제지업은 온라인 거래 증가로 인해 택배 물량이 늘어나는 등 수혜주로 떠오르고 있다. 또 위생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깨끗한나라의 주력 제품인 화장지와 물티슈 등 생활용품의 판매 증대가 예상되고 있다. 여기에 뒤늦게 KF94 마스크까지 내놓으며 코로나19 대비를 마쳤다.

◇ 오름세로 돌아선 펄프 가격… 다시 커지는 원가 부담

그러나 한켠에서는 깨끗한나라가 경영 정상화에 안착했다고 보는 건 다소 성급한 결론이라는 지적을 내놓는다. 제지업은 업의 특성상 석유화학, 철강처럼 원재료 가격에 취약한 대표적인 산업이다. 변동이 심한 펄프의 가격에 ‘1년 농사’가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깨끗한나라의 1분기 호실적은 다분히 원가 부담이 내려간 덕을 본 경향이 강하다. 지난해와 동일한 수준의 매출(1,509억)을 거두고도 대규모 흑자를 달성할 수 있었던 건 원가율이 하락했기 때문이다. 지난 1분기 매출원가율은 전년 동기 때보다 16%p나 낮은 75%에 머물렀다. 원가비에서만 200억 이상 비용이 절약됐다. 1분기 매출 규모가 릴리안 파동이 한창이던 2017년(1,816억)과 2018년(1,541억) 때의 분기 실적에 미치지 못한다는 점도 주목해 봐야 할 대목이다.

실제 펄프 가격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하강세를 보이기 시작해 올해 초 최저점을 찍었다. 26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국제펄프(SBHK) 가격은 지난해 7월 톤당 750달러로 고점을 달성하고 나서 8월에 600달러선이 무너졌다. 급기야 지난 1월 535달러까지 내려가며 52주만에 최저가를 기록했다. 1분기 내내 저점에 머물렀던 펄프가는 이달 들어서 회복세를 비치고 있어 이에 대한 방어 전략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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