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올해 21대 총선 1호 공약으로 전국에 공공와이파이를 총 5만3,000개 증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이통업계는 오히려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정부, 지자체, 전문가들은 향후 세워질 정책에 따라 실효성이 더욱 두각을 드러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이 올해 21대 총선 1호 공약으로 전국에 공공와이파이를 총 5만3,000개 증설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이통업계는 오히려 실효성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지만 정부, 지자체, 전문가들은 향후 세워질 정책에 따라 실효성이 더욱 두각을 드러낼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송가영 기자  ‘공공와이파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하 민주당)이 앞서 4‧15 총선 1호 공약으로 ‘공공와이파이 전국 확대’를 내건 때문이다. 거대 여당으로 국회 운영의 주도권을 쥐게 된 만큼 해당 공약이 탄력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일각에선 현실성을 재점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조심스럽게 나오고 있다. 다시금 주목받고 있는 ‘공공와이파이’. 실효성은 어느 정도일까. 

◇ 공공와이파이 사업, 어디까지 왔나

‘공공와이파이’는 정부, 지자체 등이 공공장소에 설치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 무선 통신을 말한다. 무선접촉장치(AP)가 설치된 공공장소에서 이용자가 일정 거리 안에 있을 경우 제약 없이 접속해 인터넷을 사용할 수 있다. 버스 등 대중교통부터 △공원 △관공서의 민원실 △도서관 △보건소 △복지시설 △전통시장 △주민센터 △버스터미널 등 교통시설 등에서 제공된다.

휴대전화의 설정에서 ‘퍼블릭 와이파이 프리(Public Wi-Fi Free)’ 또는 ‘퍼블릭 와이파이 시큐어(Public Wi-Fi Secure)’를 선택하면 이용할 수 있다. 퍼블릭 와이파이 시큐어는 보안이 걸려있는 만큼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된다. 다만 지하철 등 일부 공공장소에서는 이동통신사가 직접 운영하는 ‘상용 와이파이’를 통해 이용할 수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이하 과기정통부)에 따르면 현재까지 구축된 AP의 개수는 정확히 집계되지 않았으나, 지난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총 94억6,000억원을 집행해 총 9,280개의 AP를 구축했고, 지난 2017년 기준으로 6만581개인 것으로 조사됐다. 공공와이파이 이용이 가능하도록 개방된 공공장소는 1만3,369개소다. 과기정통부는 올해까지 공공와이파이를 1만개소 이상을 신규로 구축할 계획이다.

다양한 곳에서 제공되는 공공서비스지만, 공공와이파이에 대한 인지도는 높지 않다. 한국정보화진흥원(NIA)이 지난해 7월 25일부터 8월 12일까지 실시한 ‘버스 공공와이파이 임차운영 이용자 만족도 조사’에서 전국 시내버스 이용객 473명을 대상으로 한 방문면접결과 ‘공공와이파이를 이용해보지 않았다’는 비율이 70.6%였다.

일부 시내버스에서 공공와이파이를 설치해 무료로 인터넷을 이용할 수 있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는지 여부를 묻는 질문에서도 ‘몰랐다’가 54.5%를 차지했다. 또한 해당 조사에서 473명을 대상으로 공공와이파이를 이용하지 않은 이유를 묻자 ‘와이파이가 설치됐는지 몰라서’가 47.9%로 가장 높았다. 

다만 공공와이파이 이용자들의 만족도는 높은 것으로 보인다. NIA가 시내버스 공공와이파이를 이용하고 있는 방문면접조사 이용자 139명, 온라인조사 이용자 6,827명 등 총 6,966명을 대상으로 ‘서비스 만족도 및 개선 방안’을 조사한 결과 5점 만점을 기준으로 △이용 편의성 4.31점 △효율성 4.43점 △이용 속도 3.92점 △편의성 3.74점 △전반적 만족도 4.19점을 기록했다.

조사에서는 주로 10~20대에서 이용률이 높았고 편의성, 효율성, 전반적 만족도 등에서 평균 4점 이상 기록한 점 등으로 미뤄볼 때 공공와이파이에 대한 만족도가 대체로 높은 것으로 분석했다. 

‘품질’로 대변되는 ‘속도’ 역시 향상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입법조사처가 지난해 11월 발표한 ‘공공와이파이 구축‧운영 실태 및 개선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 2017년 실시한 품질 평가에서 공공와이파이의 다운로드 속도는 286.73Mbps, 업로드 속도는 296.86Mbps로 집계됐다. 2018년에는 다운로드 속도는 354.07Mbps, 업로드 속도는 360.90Mbps를 기록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관련 보고서에서 ‘버스 공공와이파이’의 경우 실효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7월 기준 지자체 버스 공공와이파이의 월간 전체 데이터 사용량은 22만6,717GB로 사용비율은 40.09%다. 경북, 광주, 전남 순으로 데이터 사용량이 많았다.

또한 각종 수요조사, 버스를 통한 공공와이파이 제공으로 트래픽을 확인한 지자체의 경험, 통신사 상용와이파이와의 차별성 등을 고려할 때 버스 공공와이파이는 실효적인 측면이 있다고 보고서는 분석했다.

◇ 실효성 높이려면 유지‧보수 통한 품질관리 필요 

문제는 전체 무선 트래픽에서 와이파이 비중이 낮아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는 공공와이파이에 대한 실효성과도 맥이 닿아있다. 

과기정통부가 통신사로부터 제공받은 자료를 취합해 매월 공개하는 무선트래픽 통계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무선 트래픽은 총 63만9,468TB(테라바이트)다. 이 중 △5G 트래픽은 15만2,729TB △4G는 47만3,543TB를 기록했다. 전체 트래픽의 97%를 차지한다. 반면 와이파이 트래픽은 3월 한 달 간 13만109TB에 불과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2,468TB가 낮아진 수치다. 

이에 대해 과기정통부는 “와이파이 이용률을 제외하고 오로지 상용와이파이에 대한 부분만 집계한 만큼 지속적인 감소세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용 속도에 대한 만족도는 다소 떨어지는 모습이지만 현재 공공와이파이의 속도가 매년 개선되고 있고 개소하고 있는 공공와이파이도 늘어나고 있는 만큼 실효성과 만족도의 동반 상승이 기대된다는 입장이다.

공공와이파이 인지도가 부족한 이유에 대해서도 “(이용자들이 공공와이파이) 설치 여부를 몰랐기 때문”이라며, “이를 기술적 측면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지하철은 상용와이파이가 설치돼 있는데, 여기서 접속불량이나 이용장애 등을 경험한 소비자들이 공공와이파이의 품질 역시 비슷한 수준으로 인식한 영향이 있는 것 같다”며 “정부는 속도, 접속성공 등 품질 개선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향후 만족도, 인식의 개선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공공와이파이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선 공공와이파이의 개수와 함께 유지‧보수 관리 등으로 와이파이 품질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한다. 공공와이파이 사업의 활성화로 1만개가 넘는 곳에 AP가 설치됐지만 설치가 미진한 곳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또한 개수를 늘리는데 주력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을 시작하면서 설치했던 기존의 공공와이파이들의 유지‧보수 관리를 꾸준히 실시해 와이파이 품질을 보장하고 이용자들의 신뢰를 높여야 한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발간된 공공와이파이 구축‧운영 실태 및 개선과제 보고서의 외부전문가로 참여했던 강선무 경희대학교 교수는 “그동안 이통3사들이 공공의 이익을 위해 적극적으로 사업에 임해왔고 그런 마음가짐들이 있기 때문에 지속적으로 협력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공공와이파이 사업의 실효성 여부에 대해서는 완벽하게 판단하기 어려우나 과기정통부, 지자체, NIA 등이 지속적으로 논의하고 있는 방안들이 실현되기 시작하면 실효성이 두각을 드러낼 것으로도 보고 있다.

김 교수는 “이용자는 계속 움직이기 때문에 와이파이의 연결 문제 등 아직까지 산적해 있는 과제들이 있다”며 “이런 문제들을 이통3사와 함께 협력하고 해결해 원활한 운영능력을 보이면 실효성도 함께 높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 민주당 공약 1호, 현실화 될까 

오는 30일 21대 국회가 본격적으로 막이 오르면서 이 같은 공공와이파이 확대에 대한 논의는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지난 4.15 총선에서 ‘공공와이파이 전국 확대’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오는 2022년까지 전국 교통시설, 문화시설 등에 5만3,000여개의 공공와이파이를 구축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가계 통신비 절감과 통신 애로 계층을 돕고 청년층과 취약계층간 정보 격차를 해소하겠다는 취지다.  

올해 전국의 시내버스, 학교, 교통시설 등 공공장소에 480억원을 투자해 공공와이파이 1만7,000개를 설치하고, 2021년부터 2022년까지는 전국 모든 마을버스, 교통시설, 문화‧체육‧관광시설, 보건‧복지시설에 5,370억원을 투자해 3만6,000개를 설치할 예정이다.

과기정통부 측은 최근 공공와이파이 관련 연구용역을 발주하고 실태조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연말까지 신규 구축 방안을 내놓을 계획으로 전해진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