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시그널 “5G 속도, 미국 버라이즌 세계 1위, 한국 이통사보다 두배 빨라”
국내 통신업계, 조사 결과 의문 제기 “5G품질 종합적으로 평가해야, 한국 품질·속도 상위권”

오픈시그널이 세계 10개 통신사를 대상으로 측정한 5G통신 속도 결과에 따르면 미국의 통신사 버라이즌이 초당 평균속도 506.1Mbps를 차지하며 1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LG유플러스가 238.7Mbps, SK텔레콤이 220.6Mbps, KT가 215.0Mbps로 측정돼 2~4위를 기록했다./ 오픈시그널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의 5G통신을 제공하는 통신사가 미국의 버라이즌이라는 조사결과가 발표돼 국내 통신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사는 초당 평균 속도 순위에서 LG유플러스, SK텔레콤, KT 순으로 2~4위를 차지했다.

국내 이통사들은 이번 조사 결과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 미국 버라이즌의 5G 속도가 한국보다 2배 가량 빠르다는 조사 결과가 나와서다. 국내 이통사들은 조사결과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는 한편, 5G 품질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영국의 무선통신서비스 시장조사기관 오픈시그널은 지난 20일 한국, 미국, 영국, 호주 등 5G 상용화 4개국의 통신사 10곳의  5G 평균 속도를 측정해 발표했다. 조사는 지난 1월 31일부터 4월 30일까지 3개월 간 진행됐으며, 5G평균속도는 데이터 다운로드 속도를 기준으로 삼았다.

오픈시그널이 발표한 결과에 따르면 미국의 통신사 버라이즌이 초당 평균속도 506.1Mbps를 차지하며 1위를 차지했다. 우리나라는 LG유플러스가 238.7Mbps, SK텔레콤이 220.6Mbps, KT가 215.0Mbps로 측정돼 2~4위를 기록했다.  이어 △5위 호주 텔스타 157Mbps △6위 영국 EE 149.8Mbps △7위 영국 보다폰 122.1Mbps △8위 미국 스프린트 114.2Mbps △9위 미국 AT&T 62.7Mbps △10위 미국 T-모바일 47.0Mbps 순으로 나타났다.

그동안 ‘세계 최초 5G 상용화’의 타이틀에 대한 자부심을 갖고 있던 국내 통신사들에게 이번 조사 결과는 상당히 당혹스러운 결과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5G속도가 1위를 차지한 미국의 버라이즌에 절반 수준을 기록하자 온라상에서 누리꾼들은 “우리나라 5G는 잘 터지지도 않는데 속도도 미국에 크게 뒤처지는 거냐”며 비판했다.

그러나 이번 조사결과에 대해 통신사들은 신뢰성이 낮다며 반박하고 있다. 5G의 품질은 여러 가지 항목들을 종합해 비교해야 하며, 단순 속도로만 평가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통신사들은 5G 속도 측정 결과도 정확하게 신뢰하기 어렵다는 입장이다.

한 통신사 관계자는 “오픈시그널의 측정결과를 살펴보면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1월까지 버라이즌의 5G속도는 722.9Mbps로 측정됐는데, 이번엔 506.1Mbps로 큰 차이가 있었다”며 “짧은 기간동안의 평균속도 측정은 측정환경에 따라 결과가 크게 바뀔 수 있다”며 조사 결과의 신뢰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또한 통신업계에서는 이번 속도차이에 대해 각 통신사가 사용하는 주파수 대역에 따른 차이로 봤다. 현재 버라이즌의 28GHz대역의 밀리미터파 서비스는 대역폭이 800MHz이다. 국내에서 현재 사용 중인 3.5GHz 주파수의 대역폭인 100MHz보다 8배 이상 높다. 이 때문에 속도가 더 빠르게 측정됐다는 것이다.

통신사 관계자는 “버라이즌에서 사용하는 28GHz의 경우 5G의 신호가 잡히는 정도인 ‘가용률’면에서는 0.5%로 현저히 낮다”며 “이는 28GHz의 5G전파가 직진성이 매우 강하고 도달 거리가 짧아 기지국이 지금보다 훨씬 촘촘하게 설치돼야만 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의 경우 전파 도달 범위가 상대적으로 넓은 3.5GHz를 설치해 5G가용률을 높이고 있다”며 “5G속도 및 품질 측정은 기지국 인프라, 측정환경 등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는데 우리나라 통신사들은 이번 오픈시그널의 조사에서 품질과 속도 모두 상위권을 기록한 것”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사용자가 5G에 접속할 수 있는 접속률은 5G속도 순위와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타났다. 속도가 가장 느린 것으로 기록된 T-모바일이 하루 평균 접속률이 19.8%로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속도에서 1위를 차지했던 버라이즌의 접속률은 0.5%에 불과해 가장 낮은 순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경우 SK텔레콤이 15.4%, LG유플러스가 15.1%, KT가 12.6%로 2~4위를 모두 차지했다. 속도와 접속률 모두에서 우리나라가 2~4위를 기록하며 속도와 접속률을 모두 고려한 종합 품질 면에선 우수하다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이번 통계 조사를 진행한 오픈시그널도 “5G의 속도는 5G자체의 품질에 대한 중요한 척도와는 거리가 멀고, 이용자가 5G서비스를 즐길 수 있는 경험 시간이 더 중요하다”며 “한국은 5G는 광범위한 통신망을 가지고 있으며 많은 이용자들에게 빠른 속도의 5G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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