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칠성음료의 소주 '처음처럼'과 다음달 1일 출시를 앞두고 있는 '클로우드 생 드래프트'. / 롯데칠성음료
롯데칠성음료의 소주 '처음처럼'과 다음달 1일 출시를 앞두고 있는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 / 롯데칠성음료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3년 만에 음료와 주류 부문을 통합, 단일 체제로 복귀한 롯데칠성음료의 보폭이 빨라지고 있다. 대대적인 조직개편과 함께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는 롯데칠성음료가 주류 부문의 쇄신을 이끌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 맥 못 추는 주류… 고삐 당기는 롯데칠성

단일 대표 체제로의 전환을 알렸던 롯데칠성음료가 본격적인 항해에 나선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칠성음료는 최근 음료와 주류의 통합에 초점을 맞춘 인사 및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부산과 대구 등 주요 지점장의 인사이동과 동시에 울산과 경남에서 주류사업을 담당하는 지점들이 부산지점 산하로 들어가게 됐다.

이외에도 호텔, 골프장 등을 담당하는 KA(Key Account)와 먹자골목과 같은 일반 상권을 관리하는 FM(Field Marketing) 등 최일선에서 뛰는 영업 단위 조직의 통폐합도 이뤄졌다.

이번 개편의 특징은 한 마디로 ‘주류 부문의 음료화’로 정의할 수 있다. 명칭 등 조직의 상당 부분을 음료 부문에서 차용했다는 게 롯데칠성 측의 설명이다. 지난 연말 인사에서 이영구 음료BG 대표를 통합 대표이사로 선임하며 3년 만에 단일 체제로 전환한 롯데칠성이 본격적으로 음료와 주류의 시너지 창출 작업에 착수한 셈이다.

롯데칠성음료의 양대축인 주류 부문은 유독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2조5,000억원에 가까운 호실적을 거두고 영업흑자가 1,000억원대로 올라선 건 어디까지나 음료가 선전한 덕분이다.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탄산음료와 커피는 물론, 먹는샘물(아이시스)까지 전년 대비 매출이 6% 가량 뛰면서 사업 부문 전체에 활력이 돌았다.

◇ 출격 앞둔 ‘클라우드 생 드래프트’… 존재감 발휘 할까

반면 주류는 체면을 살리지 못했다. 전년 보다 8% 정도 매출이 줄면서 7,000억원 달성에 실패했다. 내수 시장을 지키지 못한 것이 뼈아프게 작용했다. 수출 판매액이 소폭 상승 했지만 내수에선 5년 만에 최저 판매(6,314억) 기록을 세웠다. 올해 1분기에도 개선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주류 매출은 전년 동기 보다 600억원이나 감소한 1,384억원에 머물렀다. 이로 인해 롯데칠성음료는 지난 1분기에 매출 5,000억원을 수성하는 데 만족해야 했다.

내수 회복이 시급하지만 소주와 맥주 모두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처음처럼’은 지난해 일본 술 루머에 휘말리면서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처음처럼의 원산지와 관련해 허위사실을 퍼뜨린 사람들을 대상으로 법적대응에 나설 만큼 회사와 제품 이미지에 손상을 입었다.

불매운동 표적이 되면서 20%에 달했던 처음처럼의 점유율은 16%대로 하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클라우드’와 ‘피츠’ 등 맥주 제품들은 1위인 오비의 ‘카스’와 돌풍의 주인공인 하이트진로의 ‘테라’의 그늘에 가려 최근 점유율이 3%대로 떨어진 걸로 추산된다.

새로운 조직을 꾸린 롯데칠성음료 주류 부문은 조만간 신제품을 내놓으며 심기일전에 나선다. 다음달 1일 클라우드의 베리에이션인 ‘클라우드 생(生) 드래프트’를 선보인다. 기존 클라우드는 물론 카스와 테라 보다 출고가(1,147원)를 낮게 책정하며 가격 경쟁력에서 우위를 점하겠다는 각오를 보이고 있다.

동시에 클라우드(5도) 보다 0.5도 낮춰 최근 트렌드인 저도주로 여성 고객을 공략하겠다는 의지를 비추고 있다. 단 현재 클라우드의 얼굴인 배우 전지현이 동일한 모델로 활동할지 여부 등 구체적인 마케팅 전략에 관해서는 아직 공개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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