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넥스의 올 1분기 영업익과 순이익이 적자전환했다./에넥스
2세 경영을 이어오고 있는 에넥스가 올 1분기 영업익과 순이익이 적자전환했다./에넥스

시사위크=서종규 기자  2세 경영의 닻을 올린 가구 제조·판매 업체 에넥스가 부진을 겪고 있다. 지난해 외형 축소와 영업적자 등을 기록한 데 이어 올 1분기 재차 대규모 적자를 기록한 것이다. 특히 전방산업인 건설·부동산 업황의 악화로 향후 반등이 요원한 상황이다.

에넥스는 지난해 2세 경영을 본격화했다. 지난 3월 창업주인 박유재 회장이 명예회장으로 추대되며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고, 박유재 회장의 장남 박진규 부회장이 신임 회장으로 취임했다. 박진규 신임 회장은 1998년 에넥스 부회장에 취임한 후 2003년에는 중국 법인, 2009년 베트남 법인장을 역임하며 경영 노하우를 다져왔다.

수익성이 악화되던 시점에 회사의 키를 쥔 박진규 신임 회장에게는 실적 개선이 당면과제로 주어졌다. 에넥스는 2017년 매출액 4,000억원을 넘어서며 외형 성장을 이어왔지만, 이듬해 영업익과 순이익 등 수익성은 점차 하락세를 겪었다.

박진규 신임 회장은 취임과 동시에 체질 개선을 위한 방안을 강구했다. 박 신임 회장은 지난해 상반기 회사 내 ‘재무통’으로 꼽히는 송성수 전무를 부사장으로 승진시켰고, 재무 안정성을 제고하기 위해 경영지원실 내 ‘자금부’를 신설했다.

또한 부실을 이어오던 해외 법인에 대한 정리 수순에 돌입했다. 에넥스는 지난해 9월 카자흐스탄 현지법인을 청산했고, 적자를 이어오던 중국 법인에 대한 청산 절차도 진행 중이다.

이 같은 복안에도 에넥스는 지난해 외형 축소와 영업적자 등을 기록했다. 에넥스의 지난해 매출액은 3,636억원으로 2016년 이후 처음으로 3,000억원대로 주저앉았다. 여기에 28억원의 영업손실과 3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에넥스가 영업적자를 기록한 것은 2012년 이후 처음이다.

올해에도 부진은 이어졌다. 에넥스는 올 1분기 매출액 616억원과 영업손실 14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5% 줄었고,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또한 전년 동기 5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올 1분기 11억원의 순손실을 거뒀다.

부동산 경기의 악화가 실적에 영향을 끼치는 모습이다. 에넥스의 1분기 매출액 중 부엌가구, 붙박이장 등의 판매, 제조 매출이 81%를 차지한다. 가구 매출의 비중이 높은 만큼 주택 경기가 주요하게 작용하는 구조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 2월 11만건을 웃돌던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3월 10만건으로 하락했고, 지난달 7만3,531건으로 급감했다. 전월세 거래량 또한 2월 22만건에서 지난달 17만건으로 줄었다.

에넥스 관계자는 “건설경기의 침체와 건설사의 수주 감소, 분양 및 준공 일정 연기 등으로 매출이 줄었고, 코로나19로 인해 오프라인 매장의 고객 감소도 실적에 영향을 끼쳤다”며 “향후에는 언택트 추세에 맞게 온라인 사업을 더욱 집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또한 그간 B2B 매출의 비중이 컸지만, B2B의 경우 경기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B2C 영업도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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