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통합당 장제원(가운데) 의원 등 3선 의원들이 지난 5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동을 갖고 있다. /뉴시스
미래통합당 장제원(가운데) 의원 등 3선 의원들이 지난 5월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회동을 갖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정호영 기자  ‘보수’ 표현 자제 주문 등 ‘이념 탈색’ 행보에 대해 일부 의원들이 우려를 표하자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이 “시비 걸지 말라”며 맞불을 놓는 등 갈등이 깊어지는 양상이다.

장제원 미래통합당 의원은 3일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독선적 리더십과 비민주적 인식’을 갖고 있다"며 정면 비판했다. 장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김 위원장 영입에 대해 우려했던 일들이 현실화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단 한번의 논의과정도 없이 당의 근간을 흔드는 지시를 하더니, 이것을 우려하는 의원들을 향해 ‘이 짓’ ‘시비’ ‘노이즈’라는 말들을 쏟아냈다”고 했다. 장 의원은 “흔히들 이런 단어를 쓰면 막말이라고 한다. 부하 직원에게도 해서는 안 될 말”이라며 “당에 충정을 갖고 던진 고언이 고작 시비로 치부될 문제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2일) 의원총회에 참석해 “다소 불만스러운 일이 있더라도, 과거 가치와는 조금 떨어지는 일이 있더라도 너무 시비 걸지 말고 협력해 달라”고 주문한 바 있다. 또 김 위원장은 향후 통합당 회의에서 가급적 주호영 원내대표와 자신을 중심으로 메시지를 통일하겠다는 취지의 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이 당내 ‘노이즈 캔슬링(잡음 제거)’에 나섰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 1인 지배체제를 강화하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장 의원은 “한 사람이 ‘나를 따르라’는 식의 전제군주식 리더십으로는 민주정당을 운영할 수 없다. 끝없는 갈등만 양산할 뿐”이라며 “비대위 실패에 대한 부담은 1년 후면 떠날 비대위원장이 아닌 남아 있는 우리의 몫”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이) 견제와 우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며 "또 다시 이런 감정적 언어가 동원된 비생산적인 논쟁이 없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시사위크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