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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씨네
[인터뷰] 송지효를 가슴 뛰게 만드는 건
2020. 06. 10 by 이영실 기자 swyeong1204@sisaweek.com
배우 송지효가 강렬한 변신을 택했다.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배우 송지효가 강렬한 변신을 택했다.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해보지 않았던 것, 새로운 도전을 하고 이뤄냈을 때 성취감을 느낀다. 그때 느끼는 성취감이 너무 좋다.”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송지효는 배우로서 늘 새로운 역할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그러던 중 만난 영화 ‘침입자’(감독 손원평) 유진은 심장을 뛰게 만들었고, 그 누구보다 잘 해내고 싶은 욕심이 생기게 했다. 그렇게 송지효는 유진이 됐다.  

송지효는 2001년 패션잡지 모델로 데뷔한 뒤 2003년 영화 ‘여고괴담3-여우 계단’을 통해 배우 활동을 시작했다. 2006년 MBC 드라마 ‘궁’에 출연하며 인지도를 높인 그는 드라마 ‘주몽’(2006~2007), 영화 ‘색즉시공 시즌2’(2007), ‘쌍화점’(2008) 등을 통해 존재감을 뽐냈다.

2010년부터 SBS 예능프로그램 ‘런닝맨’ 고정 멤버로 활약하며 큰 인기를 얻은 그는 예능을 통해 얻은 이미지 탓에 작품에서도 밝고 건강한 캐릭터를 주로 소화해왔다. 드라마 ‘응급남녀’(2014), ‘이번주 아내가 바람을 핍니다’(2016), 영화 ‘바람 바람 바람’(2018) 등을 통해 사랑스러우면서도 유쾌한 매력으로 시청자와 관객을 사로잡았다. 

영화 ‘침입자’에서 유진으로 분한 송지효 스틸컷.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영화 ‘침입자’에서 유진으로 분한 송지효 스틸컷.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그런 송지효가 강렬한 변신을 택했다. 밝고 유쾌한 매력은 잠시 내려놓고, 섬뜩하고 미스터리한 얼굴로 관객 앞에 섰다. 지난 4일 개봉한 ‘침입자’를 통해서다.

‘침입자’는 실종됐던 동생 유진(송지효 분)이 25년 만에 집으로 돌아온 뒤 가족들이 조금씩 변해가고, 이를 이상하게 여긴 오빠 서진(김무열 분)이 동생의 비밀을 쫓다 충격적 진실과 마주하게 되는 미스터리 스릴러다. 베스트셀러 ‘아몬드’ 작가이자 단편영화 ‘인간적으로 정이 안 가는 인간’(2005), ‘너의 의미’(2007), ‘좋은 이웃’(2011) 등을 연출한 손원평의 첫 장편 데뷔작이다.

송지효는 실종된 이후 25년 만에 집에 돌아왔지만 그녀를 낯설어하고 의심하는 오빠 서진으로 인해 감춰왔던 비밀을 조금씩 드러내는 미스터리한 인물 유진을 연기했다. 영화가 공개되기 전에는 그의 변신에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었다.

그러나 송지효는 제 몫을 톡톡히 해내며 성공적인 연기 변신을 이뤄냈다. 그동안 보지 못한 새로운 모습이 낯설기도 했지만, 이질감이 없이 극에 녹아들었고 섬뜩한 연기로 묘한 긴장감을 자아내며 장르적 재미를 배가시켰다. 송지효의 재발견이다.

영화 ‘침입자’(감독 손원평)로 돌아온 송지효.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영화 ‘침입자’(감독 손원평)로 돌아온 송지효.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개봉을 앞두고 <시사위크>와 만난 송지효는 “조금 더 잘했다면…”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그러면서도 새로운 장르, 캐릭터에 도전한 것에 대한 만족감을 드러냈다. 

-완성된 영화는 어땠나.
“재밌었다. 그리고 김무열이 정말 연기를 잘한다는 다시 한 번 느꼈다. 그러면서 나의 아쉬운 부분이 많이 보였다. 내가 조금 더 잘했다면 (유진과 서진의) 대립관계나 쫀쫀한 긴장감이 더 잘 보이지 않았을까 싶어 아쉬움이 남더라.”

-구체적으로 어떤 점이 아쉬웠나.
“영화에서 유진이 점점 변화하는데, 처음과 끝이 더 달랐다면 어땠을까 싶었고, 더 미쳐있는 사람이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다.”

-오랜만에 스릴러 장르를 선보이게 됐는데.
“10년 가까이 밝고 건강한 캐릭터와 장르를 해왔다. 그렇다 보니 거의 (스릴러에 대해) 무지한 상태로 시작했다. 시나리오 처음 받았을 때 그동안 보이지 않은 모습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너무 좋았다. 시나리오가 너무 마음에 들고 하고 싶어서 무작정 감독님 만나러 가도 되냐고 했었다. 색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고, 나도 이런 캐릭터도 할 수 있구나 하는 기대감이 컸다.”

-손원평 감독이 작가 출신인데, 작업 방식에서 차이점을 느낀 부분이 있나.
“감독들은 배우보다 생각을 더 많이 하고 전체를 보는 눈을 갖고 있지 않나. 손원평 감독도 마찬가지였고, 자신의 머릿속에 유진과 서진이 확실히 있었기 때문에 정확한 디렉션을 주셨다. 그림을 그리듯 확실한 느낌이 있으셨던 것 같다.”

-극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유진의 외적인 모습도 눈길을 끌었는데.
“촬영할 때 각 기술팀들이 전문적으로 생각하고 콘셉트를 잡아주는데, 나는 그분들의 의견을 받아들이는 편이다. 유진의 외형에 대해 이야기를 들었을 때 공감이 됐던 부분은 처음에는 머리도 헝클어져 있고 옷도 폭신한 느낌으로 인간적인 모습이었다면, 나중에는 잔머리 한 올 허용하지 않을 정도로 흐트러지지 않는 모습으로 표현하고자 한 점이다. 그렇게 잡아나갔다.” 

연기 변신을 위해 남다른 노력을 기울인 송지효.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연기 변신을 위해 남다른 노력을 기울인 송지효.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체중 감량도 했다고.
“손원평 감독님이 체중 감량을 했으면 좋겠다고 하셔서 그렇게 했다. 촬영 들어가기 전에는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했는데, 유지하는 게 힘들더라. 식단 조절도 하고 운동하면서 일상생활에서도 유지하려고 했는데, 촬영이 진행될수록 나에게 주어진 숙제가 너무 버겁다보니 저절로 다이어트가 되더라. 촬영을 하면서 살이 더 빠지긴 했다.”

-미스터리한 느낌을 계속 줘야 했는데, 표현하는 게 쉽지 않았겠다.
“유진이 특수한 상황이지만 내적 공감대는 있었다. 나에게도 있는 모습이었다. 겉으로 밝은 모습만 보이게 되지만, 나의 이면에도 유진과 같은 모습이 있다. 그걸 더 부각시키는 거라 어려운 점은 없었다. 다만 유진의 미스터리한 부분에 대해서 이 타이밍에 이 정도로 하면 다음 타이밍에는 어느 정도까지 해야 하고, 계산하면서 연기하는 게 가장 어렵더라. 고민을 많이 했고, 김무열에게 넋두리도 하고 하소연도 하면서 촬영했다.” 

-김무열과 호흡은 어땠나.
“본인은 거부반응이 있는 수식어지만, ‘스릴러 장인’이지 않나. 많은 도움이 됐다. 말 한마디가 정말 힘이 되고, 의지가 됐다. 현장에서는 사실 그렇게까지 친해지진 못했다. 붙는 신도 많이 없었고, 대립하는 관계라 인간적으로 친해질 수 있는 기회가 없었는데, 그럼에도 김무열의 존재 자체가 참 도움이 많이 됐다.” 

송지효가 꾸준한 활약을 예고했다.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송지효가 꾸준한 활약을 예고했다.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유진을 통해 연기적 갈증이 어느 정도 해소됐을 것 같은데, 더 어두운 캐릭터에 도전하고 싶다는 생각도 있나.
“‘런닝맨’을 하기 전에는 데뷔를 ‘여고괴담’으로 하다 보니 어둡고 캐릭터적이거나, 장르물이 많이 들어왔다. ‘런닝맨’을 통해 밝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많은 분들에게 어필하다 보니 밝은 시나리오와 작품이 많이 들어오더라. 이번 작품을 만나고 나서 내가 유진 같은 캐릭터를 굉장히 하고 싶었구나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기회가 왔을 때 욕심이 났고, 하게 됐다.

그런데 어두운 걸 하고나니 또 반대되는 게 하고 싶더라. 정체돼있는 걸 좋아하지 않는다. 매번 하고 있는 것과 반대되는 걸 지향하는 스타일인 걸 일을 하면서 알게 됐다. 해보지 않았던 거, 새로운 시도를 하고 이뤄냈을 때 성취감을 느낀다. 그 성취감이 너무 좋고, 그래서 매번 다른 역할을 하려고 한다.”

-‘침입자’를 통해서는 어떤 성취감을 얻었나.
“새로운 것에 대한 도전. 많은 분들이 송지효가 이렇게 어둡고 무게감 있는 캐릭터가 어울릴까 생각을 하셨을 것 같다. 나도 하고 싶었고, 어울리고 싶어서 정말 열심히 했다. 결과물이 나왔고, 평가는 많은 분들이 해주시는 거지만, 나도 할 수 있다는 말을 나 자신에게도 해주고 싶기 때문에, 지금 너무 좋다.”

-차기작은 JTBC 드라마 ‘우리, 사랑했을까’다. 빠른 시일 내에 전혀 다른 이미지를 선보이게 됐는데.
“지금 촬영하고 있다. 내 인생의 마지막 로맨틱 코미디인 것 같아서 이 기회를 놓치면 안 될 것 같았다. 마지막 잎새처럼 열심히 촬영하고 있다. 7월이면 방송이 된다. 손호준을 포함해서 네 명의 남자(송종호‧구자성‧김민준)가 나오는데 모두 열심히 촬영하고 있다. 긴장되기도 하고 설레기도 하다. 열심히 해보겠다.”

-앞으로 계획이 있다면.
“변하지 않고 꾸준히 저의 길을 가보려고 한다. 응원도 질타도 다 좋다. 내가 하는 거에 있어서 정말 최선을 다할 것이고, 늘 항상 한 것처럼 이게 아니면 안 될 것처럼 열심히 할 거다. 그러니 제가 엉뚱한 선택을 하더라도 그냥 하고 싶었나 보다 하고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웃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