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팩트체크
[이슈&팩트(115)] 로또 당첨번호, 예측 가능하다?
2020. 06. 11 by 박설민 기자 ihatefree1@sisaweek.com
누구나 한번 쯤 로또 1등에 당첨돼 인생역전 하는 상상을 해보곤 한다. 그러나 로또 1등 당첨확률은 매우 낮다. 그런데 이런 확률을 뚫고 로또 당첨번호를 예측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픽사베이

시사위크=박설민 기자  ‘일확천금’이란 단번에 천금을 움켜쥔다는 뜻으로, 많은 힘을 들이지 않고 쉽게 많은 재물을 얻음을 이르는 말이다. 그 대표적인 예가 ‘복권’이다. 때문에 누구나 한 번쯤 복권에 당첨되는 상상을 해보곤 한다. 운만 좋으면 적은 돈을 들여 인생을 바꿀만한 거액을 손에 넣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2002년 12월 시작된 온라인 연합 복권인 ‘로또’ 당첨을 많은 사람들이 갈망하고 있다. 최고 당첨금액 제한이 없는 로또는 판매금액에 따라 많게는 수십억원이 넘는 당첨금을 받을 수 있다. 말 그대로 ‘인생역전’을 꿈꾸는 사람들에겐 매혹적인 복권인 셈이다.

로또 1등에 당첨되기 위해서는 1부터 45까지 적힌 숫자 중에 자신이 고른 숫자 6개가 당첨번호와 모두 일치해야 한다. 1등 당첨확률을 계산해보면 814만5,060분의 1이다. 하지만 이 엄청난 확률을 뚫고 로또 1등에 당첨되는 사람은 꾸준히 나오고 있다. 때문에 오늘도 수많은 사람이 로또 복권을 구매하고 ‘이번엔 내가 주인공이 되길’ 기도하고 있다.

그런데 만약 이 같은 로또 당첨번호를 예측할 수 있다면 어떨까. 그동안 단순히 운으로만 생각했던 로또 1등 당첨번호에 일종의 패턴이 있고, 이를 분석한다면 1등 번호를 예측할 수 있을까. 놀랍게도 이런 달콤한 상상이 사실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다. 

◇ “몬테카를로, 제외수 등”… 당첨번호 분석 방법 주장 '각양각색'

실제로 온라인상에서는 당첨번호를 예측해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업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해당 업체들은 모두 자신들이 첨단 분석기술을 보유하고 있으며, 로또 당첨번호의 패턴을 분석해 확률이 높은 번호들을 예측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이들은 가입 시 일정 회비를 받고 회원에게 당첨 확률이 높은 조합이라는 번호를 제공한다.

분석 업체들은 로또 당첨번호의 패턴 분석에 ‘몬테카를로 방법’이 적용된다고 주장한다. 몬테카를로 방법이란 우연 현상에 대한 통계 이용법을 말한다. 무작위로 추출된 숫자를 이용해 함수의 값을 계산하는 방법으로 수학, 물리학, 통계학 분야에서 자주 사용되고 있다. 

예를 들어 정사각형 2차원 평면에서 어떤 원의 면적의 넓이를 구한다고 가정해보자. 이 원은 정사각형 평면에 완전히 포함돼 있으며 우리는 정사각형 평면의 면적 넓이를 알고 있다는 조건이어야 한다. 

조건을 충족했다면 정사각형 평면에 무작위로 무수히 많은 점들을 찍는다. 이때 찍힌 점들은 원 안에 포함된 것들도 있을 것이고, 원 밖 정사각형에 위치한 점들도 존재할 것이다. 이 전체 점과 원 안에 위치한 점들과의 비율을 계산하면 원의 면적 넓이를 대략적으로 구할 수 있다. 이것이 무작위 속에서 규칙을 찾아내는데 이용되는 간단한 몬테카를로 방법의 예시다.

통계학 이론 중 하나인 '몬테카를로 방법'을 이용해 로또 당첨번호를 예측한다고 주장하는 업체의 홈페이지. 해당 업체는 지난 2007년부터 2019년 11월까지 총 106명의 1등 당첨자를 배출했다고 홍보하고 있다. / 온라인  홈페이지 캡처
통계학 이론 중 하나인 '몬테카를로 방법'을 이용해 로또 당첨번호를 예측한다고 주장하는 업체의 홈페이지. 해당 업체는 지난 2007년부터 2019년 11월까지 총 106명의 1등 당첨자를 배출했다고 홍보하고 있다./ 온라인 홈페이지 캡처

몬테카를로 방법을 이용한다고 밝힌 A업체는 지난 2007년부터 2019년 11월까지 총 106명의 1등 당첨자를 배출했다고 홍보하고 있다. A업체는 국내 최고 기록을 인증하는 기업인 한국기록원에서 지난 2019년 12월 ‘로또 복권 당첨자 최다 배출’ 인증서를 발급받기도 했다. 

그러나 어떤 입증자료를 통해 인증서가 발급됐는지는 알 수 없다. 한국기록원은 ‘입증자료의 경우 개인정보보호법상 공개 및 제출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한국기록원 측은 지난해 이후 올해는 해당 업체 측에서 새로운 기록경신에 대한 신청은 없는 상태라고 전했다

또한 A업체는 몬테카를로 방법을 이용했다고만 설명할 뿐 정확히 어떤 방식으로 몬테카를로 방식이 로또 당첨 번호 예측에 이용됐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또 다른 로또 당첨번호 예측 업체들에게도 같은 문의를 했으나 답변은 받지 못했다. 

유튜브에서도 로또 당첨번호를 예측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이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해당 유튜버들은 공통적으로 로또 당첨번호 발표 전 회차에 나왔던 번호가 다음 회차에 1~2개 이상 거의 나온다고 주장했다. 예를 들어 600회차에서 27번이 나왔다면 다음 601회차에서도 27번이 나올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35주째 나오지 않는 숫자의 경우는 다음 회엔 확률이 높아질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로또 당첨번호를 예측하는 유튜버들이 주장하는 이론 가운데는 ‘제외수 논리’도 있다. 로또 번호 추첨 시 나올 확률이 30% 미만인 숫자들이 있다는 것이다. 이들이 주장하는 제외수 법칙이란 전 회차 번호에 일정한 숫자를 더하거나 빼서 이번 회차의 당첨번호를 예측하는 방식이다. 

분석 업체 외에도 로또 당첨번호를 분석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유튜버들도 대다수 존재한다. 이들은 제외수 법칙 등을 근거로 로또 당첨번호의 패턴을 분석해 예상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분석 업체 외에도 로또 당첨번호를 분석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유튜버들도 대다수 존재한다. 이들은 제외수 법칙 등을 근거로 로또 당첨번호의 패턴을 분석해 예상하고 있다./ 유튜브 캡처

◇ 전문가들, “로또 번호는 패턴 없다”… 로또 명당과 같은 원리일 뿐

통계 전문가들은 이 같은 분석 업체와 사람들의 주장에 대해 ‘말도 안된다’고 입을 모은다. 로또 당첨번호의 경우 ‘독립시행’이기에 예측이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독립시행이란 같은 조건에서 반복 가능하며, 매번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사건들을 말한다. 일어나는 하나의 사건이 다음 사건의 시행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이다. 

예를 들어 동전을 하나 던졌을 때 앞면이 나올 확률은 50%이다. 이때 또 다시 동전을 던진다 하더라도 다시 앞면이 나올 확률은 그대로 50%다. 앞서 앞면이 나왔으니 다음 번에 앞면이 나올 확률이 줄어들진 않는다. 

로또 당첨번호 역시 마찬가지의 경우다. 예전에 1등 번호였던 숫자들이라도 다음 당첨번호에는 전혀 영향을 미칠 수 없다. 따라서 이전 게임이 현재 진행되고 있는 로또 추첨에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당첨번호에 대한 패턴이나 법칙은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로또 1등에 당첨되기 위해서는 1부터 45까지 적힌 숫자 중에 자신이 고른 숫자 6개가 일치해야 한다. 이때 1등에 당첨될 확률을 계산해보면  814만5,060분의 1이다. 이는 햇볕이 쨍쨍한 날에 갑자기 번개를 연속으로 두 번 맞고 병원에 실려갔는데, 하필 병원에 나타난 치명적인 독사에 물려 죽을 확률과 비슷하다./ 픽사베이
통계 전문가들은 모두 로또 당첨번호에는 패턴이 없으며 모두 무작위성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또 번호의 경우 독립시행에 따라 나타나기 때문이다. 독립시행이란 독립시행이란 같은 조건에서 반복 가능하며, 매번 결과가 달라질 수 있는 사건으로  일어나는 하나의 사건이 다음 사건의 시행 결과에 영향을 주지 않는 것을 말한다./ 픽사베이

실제로 전남대학교 통계학과에서 ‘한국데이터정보과학회지’에 게재한 논문 ‘로또복권의 당첨번호에 대한 무작위성 검정’에 따르면 로또 1등 당첨번호들은 패턴이 존재하지 않는 무작위성을 만족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연구진은 분석 업체에서 당첨번호의 패턴을 분석하는데 이용했다고 주장하는 몬테카를로 방법으로도 로또 당첨번호의 무작위성에 대해 검증했다. 연구진은 “검증결과 지금까지 발행된 로또복권의 1등 당첨번호들에 대한 무작위성을 검정한 결과 1등 당첨번호들은 무작위성을 따른다”고 결론 지었다.

통계물리학 전공의 성균관대 물리학과 김범준 교수도 <시사위크>와의 통화에서 “몬테카를로 방법을 사용한다는 것이 가능한 모든 샘플링 할 수 있는 무작위 수의 전체 범위에서 통계상 의미가 있는 것들을 체계적으로 추리는 과정을 말한다”며 “이를 로또 당첨번호 분석에 이용하는 것은 아무런 근거가 없다”고 밝혔다.

이어 “보통 분석업체 등에서는 몬테카를로 방법 등 어려운 학술용어를 앞세워 사람들을 호도하는 방법이 주로 쓰인다”며 “이들의 목적은 고객들에게 프로그램, 패턴 숫자 등을 판매해 경제적 이득을 취하는 것인데, 만약 로또 당첨번호 분석이 가능하다면 자신들이 1등을 휩쓸지 않겠는가”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김범준 교수는 100명의 당첨자를 배출했다는 분석업체에 대해서는 ‘로또 명당’과 비슷한 원리라고 설명했다. 많은 사람이 한 업체, 매장에서 로또번호를 입력할 시 그곳에서 1등이 나올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10명이 방문한 A매장보다 1,0000명이 방문한 B매장에서 1등이 나올 확률이 더 높다. 그만큼 더 많은 숫자 조합이 B매장에서 만들어지기 때문이다.

분석 업체에서 100명이 넘는 1등 당첨자가 나왔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김범준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는 이 역시 10년 동안 엄청나게 많은 번호 조합을 만들어 내고 이 중 100개가 당첨됐다고 주장하는 것이기에 신뢰성이 크게 떨어진다고 설명한다. 이는 많은 사람이 방문하는 로또 명당이 일반 편의점보다 당첨 확률이 높게 보이는 것과 같은 원리다. 사진은 ‘복권명당’이라는 홍보 플래카드를 내건 복권판매점의 모습으로, 기사의 특정내용과 무관함/ 뉴시스

김범준 교수는 “분석업체의 경우도 오랜 시간에 걸쳐 엄청나게 많은 분석 번호를 판매했을 것이며 그 중에 1등 번호와 일치하는 당첨번호를 맞춘 것으로 보인다”며 “예를 들어 1년 동안 100개의 번호 조합을 예측했는데 이 중 1등을 맞춘다면 대단한 것이지만 10년 동안 수억 개의 번호 조합을 예측하고 그중 100개를 맞춘 것이라면 신뢰성이 떨어지지 않겠는가”라고 전했다.

이어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번호 조합을 예측했는지 공개하지 않는 이상 1등 당첨자가 100명이 넘었다는 수치는 아무런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따라서 전문가들의 의견과 로또 당첨번호는 독립시행이라는 점 등을 고려했을 때 로또 당첨번호는 예측할 수 없을 것으로 판단된다. 

미국의 저명한 수학자 마틴 가드너는 “우연은 기억도 양심도 없다. 동전은 던진 결과를 기억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로또 당첨번호를 예측하겠다는 허황된 꿈 대신 현실에 투자하는 것이 좀 더 현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 최종 판정 : 전혀 사실아님
 

근거자료 

 

-전북대학교 물리학과 홍현숙 교수 인터뷰

-성균관대학교 물리학과 김범준 교수 인터뷰

-전남대학교 통계학과 연구진 논문 '로또복권의 당첨번호에 대한 무작위성 검정' 논문 (Journal of the Korean Data & 한국데이터정보과학회지 Information Science Society 2009, 20(5), 779–786)

-한국기록원(Korea Record Institute) 측 인터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