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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씨네
[#살아있다] 미치게 살아남고 싶다
2020. 06. 18 by 이영실 기자 swyeong1204@sisaweek.com
영화 ‘#살아있다’(감독 조일형)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NEW
영화 ‘#살아있다’(감독 조일형)가 관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까. /롯데엔터테인먼트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지극히 평범한 인물이 가장 일상적인 공간에서 홀로 생존해야 한다는 설정으로 현실적 공감대를 자극한다. 장르물의 쫄깃한 긴장감은 두말하면 잔소리다. 코로나19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지금, ‘생존’에 대한 의미를 되새기게 하는 영화 ‘#살아있다’(감독 조일형)다. 

원인불명 증세의 사람들의 공격에 통제 불능에 빠진 도시. 영문도 모른 채 잠에서 깬 준우(유아인 분)는 아무도 없는 집에 혼자 고립된 것을 알게 된다. 데이터‧와이파이‧문자‧전화 모든 것이 끊긴 채 고립됐다.

연락이 두절된 가족에 이어 최소한의 식량마저 바닥이 나자 준우는 더 이상 버티기 힘들어진다. 하지만 그 순간 건너편 아파트에서 누군가 시그널을 보내오고 또 다른 생존자 유빈(박신혜 분)이 아직 살아있음을 알게 된다. 준우는 유빈과 함께 살아남기 위한 방법을 찾아 나선다.

‘#살아있다’는 원인불명 증세의 사람들이 공격을 시작하며 통제 불능에 빠진 가운데, 데이터‧와이파이‧문자‧전화 모든 것이 끊긴 채 홀로 아파트에 고립된 이들의 이야기를 그린 생존 스릴러다. 할리우드 시나리오 작가 맷 네일러가 쓴 ‘얼론(Alone)’ 원작으로, 조일형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우리나라 정서에 맞게 각색했다.

‘#살아있다’로 평범한 얼굴을 보여준 유아인. /롯데엔터테인먼트
‘#살아있다’로 평범한 얼굴을 보여준 유아인. /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는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평범한 인물들이 외부와 소통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이 단절된 채 자신이 살아가는 공간에 고립돼 생존해나가는 방식을 현실감 있게 그려내 몰입을 높인다.

준우는 누구나 공감할 법한 평범한 인물이다. 믿을 수 없는 현실에 당황하지만, 이내 현실을 직시하고 생존 방법을 찾아나간다. 남은 음식을 소분해서 보관하지만 결국 식욕에 굴복하는 준우의 ‘웃픈’ 모습과 어설픈 생존 방식이 짠한 웃음을 유발하며 공감을 자아낸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하는 준우의 감정도 설득력 있게 그려낸다. 유진이 등장하기 전까지 꽤 오랜 시간 준우 홀로 극을 이끌어나가는데, 가족에 대한 걱정과 불안, 정체불명 존재에 대한 공포, 참을 수 없는 외로움과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 대한 좌절과 분노까지, 그의 감정 변화를 다채롭게 담아 지루함을 배제시킨다.

준우의 절망이 극에 달하는 순간, 또 다른 생존자 유빈이 등장하며 영화는 새로운 전환을 맞이한다. 혼자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준우와 유빈은 희망과 의지를 갖게 되고, 서로 다른 방식이지만 함께 위기에 맞서는 모습으로 짜릿한 스릴과 쾌감을 선사한다.

아날로그와 디지털 아이템이 생존 도구로 적절히 활용된 ‘#살아있다’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아날로그와 디지털 아이템이 생존 도구로 적절히 활용된 ‘#살아있다’ 스틸컷. /롯데엔터테인먼트

이 과정에서 드론이나 휴대폰 등 디지털 기기부터 손도끼‧무전기‧산악 캠핑용품 등 아날로그적 물건까지 다양한 일상 물건들이 생존 아이템으로 활용돼 색다른 재미를 더한다. 한국에서 가장 친숙한 공간인 아파트를 주 무대로 설정한 점도 좋다. 아파트의 구조와 특성 자체가 고립과 위기, 생존을 오가는 극적인 장치로 역할을 해내며 극에 생동감을 불어넣는다.

장르적 긴장감도 부족함이 없다. 알 수 없는 이유로 공격적 성향을 보이는 정체불명의 존재들은 강렬한 비주얼과 독특하면서도 생동감 넘치는 움직임으로 극적 긴장감을 배가시킨다. 특히 기존 영화에서 봐왔던 좀비와 닮아있지만, 인간이었을 당시 직업과 성격적 특징을 그대로 간직하는 차별화된 설정으로 신선한 재미를 선사한다.

평범한 얼굴로 돌아온 유아인은 이름값을 톡톡히 해낸다. 하루아침에 세상과 단절된 채 혼자 남겨진 유일한 생존자 준우로 분해 친근하고 현실감 있는 연기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준다. 현실감 넘치는 액션부터, 능청스러운 코믹 연기, 절박한 감정 연기까지 흠잡을 데 없이 완벽 소화하며 극을 이끈다.

‘#살아있다’는 기존 장르물과 다르게 재난이 퍼져나가는 과정이나 원인을 과감히 생략하며 생존 자체에 초점을 맞췄다. ‘기승’없이 바로 본론으로 들어간 ‘#살아있다’는 빠른 전개로 장르적 재미를 배가시켰지만, 영화의 앞부분을 놓친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러닝타임 98분, 오는 24일 개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