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현이 영화 ‘반도’(감독 연상호)로 스크린 공략에 나선다. /NEW
이정현이 영화 ‘반도’(감독 연상호)로 스크린 공략에 나선다. /NEW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배우 이정현이 영화 ‘반도’(감독 연상호)를 통해 강렬한 여전사로 돌아온다. 총격전부터 카체이싱까지 남다른 카리스마로 스크린을 접수할 예정이다. 전작 ‘두번할까요’로 흥행 실패를 맛봤던 이정현이 ‘반도’로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을까.

이정현은 1996년 영화 ‘꽃잎’으로 데뷔했다. 극 중 가슴 아픈 폭력의 역사 앞에 미쳐버린 소녀 역을 맡은 그는 첫 연기 도전이라는 것이 믿기지 않을 정도로 소름 끼치는 열연을 펼쳤다. 해당 작품으로 제34회 대종상영화제, 제17회 청룡영화제 등 다수의 영화 시상식에서 신인상을 휩쓸며 주목을 받았다.

1999년 가수로 변신한 이정현은 1집 타이틀곡 ‘와’로 큰 인기를 끌었다. 전국에 테크노 열풍을 일으키며 ‘테크노 여전사’라는 수식어를 얻기도 했다. 이후에도 ‘바꿔’ ‘줄래’ ‘미쳐’ ‘반’ 등 다수의 곡을 연이어 히트시켰는데, 파격적인 콘셉트와 퍼포먼스로 대중의 많은 사랑을 받았다.

중국에서 활동을 이어오던 이정현은 2012년 영화 ‘범죄소녀’를 시작으로 연기에 주력했다. 국내 최고 흥행작 ‘명량’(2014)에서 왜군에 의해 가족을 잃고 벙어리가 된 정시 여인을 밀도 있게 그려내 1,700만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했고, ‘성실한 나라의 앨리스’(2015), ‘군함도’(2017) 등을 통해 남다른 생존력을 지닌 강인한 캐릭터를 소화하며 존재감을 뽐내는 등 배우로서도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왔다.

하지만 이정현은 지난해 ‘두번할까요’로 흥행 실패의 쓴맛을 봤다. 데뷔 후 처음으로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도전한 이정현은 다소 과한 연기로 혹평을 받기도 했다.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한 어색한 모습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영화 ‘반도’에서 생존자 민정으로 분한 이정현 스틸컷. /NEW
영화 ‘반도’에서 생존자 민정으로 분한 이정현 스틸컷. /NEW

그런 이정현이 명예 회복에 나선다. 생애 첫 액션 블록버스터에 도전하며 필모그래피 사상 가장 강렬한 캐릭터의 탄생을 예고한다. ‘부산행’으로 천만 관객의 사랑을 받은 연상호 감독의 신작 ‘반도’를 통해서다.

‘반도’는 ‘부산행’ 그 후 4년, 폐허가 된 땅에 남겨진 자들이 벌이는 최후의 사투를 그린다. 한국영화 사상 처음으로 인류의 멸망 이후를 다루는 포스트 아포칼립스 장르로 기대를 모은다.

극 중 이정현은 폐허의 땅에서 살아남은 생존자 민정을 연기한다. 남다른 생존력과 모성애로 폐허가 된 땅에서 4년 넘게 살아남은 인물이다. 이정현은 더욱 강력해진 좀비 군단과 인간성을 상실한 631부대로부터 가족을 지키기 위해 들개처럼 거침없이 맞서 싸우는 민정의 강렬한 액션과 밀도 높은 감정 연기를 완벽하게 소화해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정현의 높은 집중력은 액션에서도 빛을 발했다. 첫 액션 장르에 도전한 그는 총을 들고 있는 자세부터 손짓 하나까지 꼼꼼하게 체크하는 등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며 고난도 액션을 능숙하게 소화해냈다. 연상호 감독이 “이정현은 ‘천상 배우’”라며 “카메라가 돌아갈 때 얼굴이 완전히 달라진다”고 극찬했을 정도로 이정현은 캐릭터 그 자체가 됐다.

차기작도 이미 결정됐다. 올여름 크랭크인 하는 영화 ‘리미트’(감독 이승준)에 캐스팅됐다. ‘리미트’는 사상 최악의 유괴사건의 비밀 위장 수사에 투입된 생활안전과 경찰 소은(이정현 분)이 유괴범과 쫓고 쫓기는 강렬하고 치밀한 심리 드라마를 보여줄 범죄 스릴러다.

이정현은 유괴된 아이의 부모를 대신해 유괴사건에 위장 투입돼 유괴범과의 치밀한 심리전과 사투를 벌이는 생활안전과 경찰 소은을 연기한다. ‘반도’부터 ‘리미트’까지 쉼 없는 행보를 예고한 이정현이 전작의 부진을 씻어내고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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