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06 18:31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제주항공으로 포구 돌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제주항공으로 포구 돌려
  • 제갈민 기자
  • 승인 2020.07.03 15: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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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경 본사 앞에서 제주항공 규탄 기자회견 개최
제주항공 최후통첩에 따른 조치… 제주 “이스타, 10일 내 채무 해결해라”
이스타, 임금체불도 해결 못하는데… “제주 측 공문, 계약해지 통보나 다름없어”
/ 제갈민 기자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원들이 3일 오전 홍대입구역 4번 출구 앞에서 제주항공 규탄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 제갈민 기자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제주항공이 최근 이스타항공 인수를 사실상 하지 못하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혔다. 이에 이스타항공 노동자들은 그간 창업주 이상직 의원(더불어민주당·전주시을)을 겨냥하던 포구를 제주항공으로 돌렸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동조합은 3일 오전, 제주항공 모회사인 애경그룹 본사(서울시 마포구) 앞에서 ‘제주항공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스타 조종사노조의 이러한 행보는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측으로 최후통첩을 보낸 것에 따른 조치다.

최근 이스타항공은 창업주 이상직 의원(더불어민주당·전주시을)의 이스타홀딩스 지분 포기 선언에 따른 매각대금 삭감 효과액을 약 200억원으로 추산해 제주항공 측에 전달했다. 그러나 이를 받아든 제주항공은 “3월 이후 발생한 채무에 대해 영업일 기준 10일 내 해결하지 않으면 인수계약은 파기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긴 최후통첩성 공문을 이스타항공에 보냈다.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 측에 해결하라고 요구한 3월 이후 발생 채무는 체불임금을 포함해 총 800억원 규모라고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설명했다. 이를 오는 15일까지 모두 해결하라는 얘기다.

제주항공의 이 같은 제안에 이홍래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수석부위원장은 “현재 이스타항공은 250억원 정도의 임금체불도 해결하지 못하는 상황인데, 제주항공의 이러한 요구는 불가능한 요구”라며 “터무니없는 조건을 제시해 계약을 해지할 것이라는 통보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스타항공이 제주항공에게 셧다운과 구조조정·인력감축 지시를 받은 사실에 대해 설명했다.

이 수석부위원장은 “이석주 전 제주항공 대표와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의 지난 3월 전화통화에 따르면 제주항공이 이스타항공에 전면 셧다운을 지시했다”며 “또한 지난 1월부터 제주항공 직원 4명이 매일 이스타항공 본사에 상주하면서 모든 영업활동을 감독하고 노사 간 주요 쟁점들에 대해 지휘를 받았다는 점 등에서 이스타항공의 구조조정은 제주항공의 지시에 따라 진행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결과 580여명의 직원들은 길거리로 쫓겨났다”며 “제주항공이 인수를 거부한다면 정부 지원이 여의치 않은 상황에 (이스타항공은) 파산 외 다른 길은 없다”고 토로했다.

박이삼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위원장도 동일한 입장을 전하며, 이스타항공이 현재 상황까지 치닫게 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박 위원장은 “이스타항공의 부채가 급증하게 된 것은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심각한 승객감소도 원인이지만, 구조조정에 몰두하면서 고용유지지원금을 못 받았고, 이유 없이 전면운항중단이 이어지면서 손실을 줄이지 못했기 때문”이라며 “제주항공은 이익을 위해 이스타항공을 희생시켜 자력 회생할 수 있는 기회를 아예 박탈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스타항공의 직원 구조조정과 임금체불, 파산 위기 등 모든 것에 대해 제주항공 측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 기자회견에는 변희영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과 송민섭 대한항공직원연대 지부장, 권영국 정의당 노동본부장 등도 참석했다. 특히 송민섭 대한항공직원연대 지부장은 제주항공의 현재 모습을 강하게 질타했다.

송 지부장은 “(이스타항공이) 이지경이 되기까지 제주항공은 모든 상황을 지켜보면서 자본의 이익만을 따지고 있다”며 “정부와 전 사업체가 합심해 코로나로 인한 피해를 최소화하고 최대한 일자리를 보증하려는 상황에 제주항공은 지금 대량실업 사태를 수수방관하는 것을 넘어 조장을 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상직 의원과 제주항공은 자본의 이익만 챙기지 말고, 더 이상의 시간끌기를 멈추고 이스타항공 인수를 조기에 마무리 짓고 정상화하는데 힘을 쏟아야한다”며 “그리하지 않는다면 365일 내내 이 본사(애경그룹) 앞에서 투쟁이 이어질 것”이라고 경고의 메시지를 던졌다.

이스타항공 조종사노조는 오는 6일부터 애경그룹 본사 앞에서 애경과 제주항공을 대상으로 무기한 투쟁에 나설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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