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퇴르가 최근 선보인 뉴트로 버전 패키지와 소프트 아이스크림 전문점인 '파스퇴르 밀크바'. / 롯데푸드
파스퇴르가 최근 선보인 뉴트로 버전 패키지와 소프트 아이스크림 전문점인 '파스퇴르 밀크바'. / 롯데푸드

시사위크=범찬희 기자  저온살균 우유 브랜드 파스퇴르가 유업 시장에서의 입지를 키워나가고 있다. 프리미엄 이미지를 바탕으로 소프트 아이스크림, 생애주기 케어푸드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한 발구르기를 하고 있다.

◇ 뉴트로 열풍타고… 복고로 돌아온 파스퇴르

저온살균 우유 브랜드 파스퇴르가 올해 핵심 키워드인 뉴트로 열풍에 합류했다. 대표 제품인 파스퇴르우유 930㎖가 첫 출시된 1987년 당시 디자인이 적용된 패키지를 입고 소비자들을 맞는다. 파랑과 빨강, 초록의 강렬한 3색이 눈길을 끄는 제품은 ‘후레쉬 우유’라는 친근한 문구까지 더해져 복고스러운 느낌을 물씬 풍긴다.

가격도 과거로 회귀했다. 10년 전 가격을 적용해 2,600원으로 한정 판매된다. 현재 가격인 3,400원 대비 약 24% 할인이 적용된 꼴이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최근 식음료 업계 트렌드에 맞춰 레트로 버전을 선보이게 됐다”면서 “소비자들에게 과거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며 파스퇴르의 명성을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기획은 파스퇴르가 롯데에 편입된 지 10년을 맞은 시점과도 맞아 떨어진다. 지난 2010년 롯데푸드(당시 롯데삼강)는 한국야쿠르트로부터 600억원에 파스퇴르 지분 100%를 인수해 유업계를 긴장케 했다. 2007년 푸르밀이 계열 분리 되며 손을 뗀 우유시장에 롯데가 3년 만에 복귀하는 모양새가 되면서 업계에 적잖은 파장을 일으킬 것으로 예상됐다. 식품‧유통에 특화된 그룹 계열사와의 시너지 효과를 타고 1998년 부도 이전의 명성을 회복할 것으로 기대됐다.

파스퇴르는 63℃로 30분간 살균하는 저온살균 공법으로 만들어진 프리미엄 우유에 특화된 탓에 전체 유업계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비하다. 전체 업계에서 파스퇴르가 차지하는 점유율은 5% 남짓하다. 하지만 프리미엄 우유만 놓고 봤을 때는 80%에 육박하는 압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저온살균은 초고온살균에 비해 영양소의 열변성을 최소화해 우유 본연의 신선한 맛이 뚜렷하다고 알려졌다.

◇ ‘요람에서 성인까지’… 케어푸드 도약 채비

저출산과 식생활 변화로 감소한 유제품 수요를 끌어올리기 위한 작업도 이뤄졌다. 2016년 롯데푸드가 선보인 소프트 아이스크림 숍인 ‘파스퇴르 밀크바’는 새 수입원은 물론, 홍보 창구로도 톡톡한 역할을 하고 있다. 롯데푸드가 직영으로만 운영하는 밀크바는 4년여 만에 25개 매장을 확보하며 안정적인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매일유업의 ‘폴바셋 상하목장 아이스크림’, 남양유업의 ‘백미당’, 신세계푸드 ‘오슬로’ 등과 함께 프리미엄 소프트 아이스크림 시장의 한 축을 형성하고 있다.

최근 파스퇴르는 케어푸드 브랜드로 도약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케어푸드연구회와 협약식을 맺고 올해 하반기 성인용 영양식을 제품을 선보일 계획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제품은 매일유업의 ‘셀렉스’처럼 성인용 분유 형태일 것으로 전해진다. ‘위드맘’(유아식)에서 베이비푸드 ‘아이생각’(이유식)을 거쳐 성인으로 이어지는 일종의 생애주기 라인업이 구축되는 셈이다.

롯데푸드 관계자는 “사드 등 지정학적 갈등이 발생하기 전 중국으로의 분유 수출이 연간 400억원 규모에 다다랐다”면서 “지난 10년간 사업 다각화 작업이 이뤄지면서 인수 당시 1,200~1,300억원 수준이었던 파스퇴르 매출이 2,000억원대를 넘어설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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