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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자의 줌인
[인터뷰] ‘열 일’하는 이승기가 지치지 않는 이유
2020. 07. 07 by 이영실 기자 swyeong1204@sisaweek.com
만능 엔터테이너로 자리매김한 이승기. /넷플릭스
만능 엔터테이너로 자리매김한 이승기. /넷플릭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예능이면 예능, 노래면 노래, 연기면 연기까지. 이승기는 쉼 없는 행보에도 지치지 않는 모습이었다. 데뷔 후 16년 동안 장르를 불문하고 꾸준히 활약하며 최정상에 올랐지만, 익숙함보단 ‘낯섦’을, 안주보단 ‘도전’을 택하며 여전히 열정을 불태우고 있었다. 그가 오랜 시간 대중에게 사랑받아 온 비결이 아닐까.

이승기는 2004년 1집 앨범 ‘나방의 꿈’으로 데뷔한 뒤 드라마와 영화, 예능으로 활동 반경을 넓혀 자신만의 입지를 다져왔다. 각 분야에서 실력을 인정받은 그는 2018년 연예대상까지 거머쥐며 ‘만능 엔터테이너’로 자리매김했다.

최근에는 글로벌 엔터테인먼트 스트리밍 서비스 넷플릭스(Netflix)와의 협업을 통해 새로운 도전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선보인 ‘범인은 바로 너’ 시리즈에 이어 넷플릭스 새 오리지널 ‘투게더(Twogether)’로 전 세계 시청자 앞에 선 것.

‘투게더’는 언어도 출신도 다른 두 명의 동갑내기 스타 이승기와 류이호(대만)가 아시아 방방곡곡을 돌며 팬을 찾아 떠나는 여행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으로, SBS ‘런닝맨’ 넷플릭스 ‘범인은 바로 너’ 시리즈의 조효진 PD와 고민석 PD가 연출을 맡았다.

이승기(오른쪽)가 대만 배우 류이호와 넷플릭스 오리지널 ‘투게더(Twogether)’로 전 세계 시청자와 만났다. /넷플릭스
이승기(오른쪽)가 대만 배우 류이호와 넷플릭스 오리지널 ‘투게더(Twogether)’로 전 세계 시청자와 만났다. /넷플릭스

지난달 26일 공개된 뒤 한국을 포함한 여러 국가에서 ‘오늘의 TOP10’에 진입하는 등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특히 이승기는 ‘투게더’를 통해 베테랑 예능인으로서 역량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다년간의 경험으로 얻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엉뚱하고 기발한 미션도 척척해내는 것은 물론, 적재적소에 터트리는 예능 감각과 숨길 수 없는 ‘허당기’로 유쾌한 웃음을 선사한다. 팬들을 향한 진정성 있는 모습은 감동을 자아내기도 한다.

한국 예능에 처음 도전한 류이호와의 ‘케미’도 좋았다. ‘투게더’를 통해 만난 두 사람은 어색해하던 처음과 달리 점차 서로를 알아가고 가까워지며 따뜻한 우정을 나누는 모습으로 훈훈함을 안겼다. 이승기는 류이호가 낯선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직접 만다린 어를 공부하고, 먼저 다가가며 배려해 시선을 사로잡았다.

최근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화상으로 진행된 인터뷰에서 이승기는 <시사위크>와 만나 류이호와 호흡을 맞춘 소감부터 넷플릭스와의 협업 등 ‘투게더’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공개했다. 또 데뷔 17년 차 가수와 배우, 그리고 예능인으로서 하고 있는 고민과 앞으로의 계획을 털어놔 눈길을 끌었다. 

이승기가 ‘투게더(Twogether)’를 향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넷플릭스
이승기가 ‘투게더(Twogether)’를 향한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넷플릭스

-반응이 좋다.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게 반응이 오고 또 좋아서 굉장히 기분이 좋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여행을 못가는 상황에서 대리만족을 할 수 있어서 더 좋아해 주시는 것 같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여행,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 경험자인데 ‘투게더’는 기존 예능과 어떻게 달랐나.
“기존 버라이어티와 많이 달랐다. 많은 사람이 나와서 캐릭터로 플레이를 하는 것이 아니고, 딱 둘이 버디 예능을 한 거다. 또 언어가 다르다는 점도 도전적인 부분이었다. 예능은 결국 말로, 몸으로 웃기는 건데, 그게 안 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 그런데 우려했던 부분들이 현장에서 기대 이상으로 많이 깨지면서 정말 좋았다. 기존 예능과 달랐던 이유 중 하나는 조효진 PD가 가진 색깔 때문 아닐까 생각한다. 조효진 PD는 말 그대로 버라이어티 한 연출을 하는 감독이다. 미션을 하더라도 소소하고 평범한 것보다, 스펙터클하고 어드벤처적인 것을 많이 넣으면서 촘촘하게 기획을 한다. 기본적으로 짜인 판에 개인의 매력과 국적을 뛰어넘는 우정, 팬의 집에 찾아가서 팬을 만나게 되는 것들을 더하면서 색이 자연스럽게 달라지지 않았나 싶다.”

-류이호가 한국예능 첫 도전이라, 본인의 어깨가 더 무거웠을 것 같은데.
“맞다.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됐지만, 한국 제작진이 만든 한국 예능이다. 나와 제작진이 모두 한국 사람이었고, 류이호만 다른 언어를 가진 출연자였다. 그런 부분에서 류이호가 소외감을 느끼거나 부담스러워할까 봐 걱정이 됐다. 그래서 나 역시 만다린 어를 공부해서 준비해 간 것도 있다. 또 아무래도 ‘대한민국’ 예능을 촬영하는 느낌이라 책임감을 느꼈고, 류이호가 조금 더 재밌고 편안하게 본인의 것을 다 보여줄 수 있는 환경을 여행 메이트로서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해서 신경도 많이 쓰고 책임감을 가졌다.”

-류이호의 첫인상은 어땠나. 여행을 함께 하면서 잘 맞았나.
“방송에서는 짧게 편집돼서 나갔는데, 한국에서 처음 만나서 촬영을 했다. 그때 서울 시내를 돌아다니면서 미션을 했는데, 보면서 굉장히 센스가 있는 친구인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다. 게다가 긍정적이고 지치지 않는 에너지까지 있어서 여행 내내 잘 촬영할 수 있었다. 처음 봤을 때부터 비슷한 기운과 에너지를 갖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행하는 동안 불편함이 없었다. 서로 크게 거슬리거나, 잠버릇이 고약하다든지 식성이 다르다든지 그렇지도 않고 너무 좋았다.”

이승기와 류이호가 절친 케미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투게더(Twogether)’ 스틸컷. /넷플릭스
이승기와 류이호가 절친 케미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다. ‘투게더(Twogether)’ 스틸컷. /넷플릭스

-류이호와 이제 정말 친해졌다, 편해졌다 느낀 순간이 있었다면.
“류이호가 실크 파자마를 입고 잠을 청할 때 익숙하지 않은 광경이었다. 그런데 말이 통하지 않으니 3일 정도는 그것에 대해 별다른 말을 하지 않고 미션에 집중했는데, 친해지면서 이호에게 ‘예능 할 때 실크 파자마를 입고 자는 광경은 처음’이라고 했다. 그랬더니 이호도 웃으면서 본인의 얘기를 하고 나도 내 얘기를 하게 됐다. 서로 다른 문화권에서 자라면서 있었던 생각들과 30대 배우들이 갖는 공통점, 그런 걸 얘기하면서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마지막에는 같이 씻고 잠자고 한 방을 쓰는 게 전혀 불편하지 않더라. 내가 이 친구와 정말 친해졌구나 생각했다.”

-언어의 장벽이 있었는데, 힘들지 않았나.
“언어가 통하지 않는다는 건 불편한 점이긴 한데, 우려했던 것과는 너무 달랐다. 말이 통하지 않기 때문에 마음을 먼저 들여다보는 여행이었던 것 같다. 사실 국적도 다르고 언어도 다른 두 사람의 여행이 가능할까 의구심이 있었다. 해본 적도 없었고. 그런데 해보니 오히려 말이 잘 통하는 사람보다 속을 더 보여주게 되더라. 나에겐 정말 놀라운 경험이었다.”

-넷플릭스는 사전에 제작한 후 한 번에 공개되는 시스템으로 기존 방송 프로그램과 달랐는데, 어땠나.
“철저한 준비를 하고 한 번에 촬영하고 끝을 낸다는 좋은 점이 있으면서도, 약간은 불안했다. 시청자들의 반응을 보면서 우리가 놓쳤던 점을 개선해나가야 안심이 되는데, 전 세계에 우리가 만든 예능이라고 딱 내놔야 하니 부담이 많이 되더라. 다만 넷플릭스는 규제나 제약이 덜 하고, 더 도전적인 걸 해볼 수 있는 플랫폼이라고 생각한다. 그렇다 보니 더 도전적인 정신을 가지면서 뭔가를 해내고 싶다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

이승기가 직접 해외 팬의 집에 찾아가 그들을 만난 소감을 전했다. /넷플릭스
이승기가 직접 해외 팬의 집에 찾아가 그들을 만난 소감을 전했다. /넷플릭스

-팬을 직접 찾아가 만나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었을 것 같은데, 팬과 함께 울던 장면도 기억에 남는다. 해외 팬들 직접 보고 느끼면서 어떤 생각이 들었나.
“전 세계 곳곳에 저를 좋아해 주고 이호를 좋아해 주는 팬들이 너무 감사하고, 놀라웠다. 연예인이 팬을 만나는 공간이 한정적이다. 콘서트나 무대 인사 혹은 팬 사인회가 다다. 진짜 나를 좋아해 주는 팬의 집, 팬이 살고 있는 공간에 들어가서 팬을 만난다는 건 스타와 팬의 만남이 아닌 그냥 먼 친척 집에 초대받아서 간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 그렇다 보니 조금 더 그 사람의 감정, 울컥하면 그게 더 많이 보이고 빨리 공감도 되더라. 감사하다는 마음이 되게 컸다. 내 앞에서 정말 좋아하면서 눈물을 보이는데, 화려한 연예인의 모습이 아니고 그냥 여행할 때 편안하게 입고 갔던 이승기의 모습이 그대로 투영이 되면서 감정이 순간 올라왔다.”

-군 제대 후 정말 쉼 없이 달려오고 있는데, 지치지 않는 원동력이 있다면.
“사실 일을 열심히 해야겠다 해서 하는 건 아니다. 내가 도전하고 싶고, 해보고 싶은 프로그램들이 꾸준히 제안을 해주셔서 너무 감사하고, 할 수 있고 하고 싶은데 안 하는 게 잘 안된다. ‘투게더’도 큰 도전이었는데, 내가 이런 것도 할 수 있을지 해보고 싶었다. 그런 부분들이 나를 계속해서 긴 휴지기 갖지 않고 하게 하는 원동력인 것 같다. 또 우리가 흔히 얘기했던 신비주의라는 것의 색채가 옅어지지 않았나. 이제는 트렌드가 너무 빠르게 바뀌고, 넷플릭스나 유튜브 등을 통해 해외 콘텐츠도 거의 실시간으로 접하게 된다. 그렇다 보니 전 세계 콘텐츠와 경쟁하고 있다는 느낌이 든다. 감과 트렌드에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해보는 것만큼 가장 확실한 건 없더라.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앉아서 흐름을 읽는 것보다 플레이어로서 해보면서 얻는 게 더 커서 열심히 해보려고 하고 있다.”

-예능과 음악, 연기까지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있는데, 앞으로 더 주안점을 두고 싶은 분야가 있을까.
“언젠가는 선택과 집중을 하게 되는 것을 강요받는 시기가 올 것 같긴 하다. 지금 당장은 아닌 것 같고, 아직은 먼 미래다. 체력적인 한계가 올 수도 있고… 지금 당장은 감당이 가능한 수준이라 드라마나 영화, 예능, 가수 어느 한 장르를 선택하기보다 순수하게 작품으로 봤을 때 내가 하고 싶고 할 만한 가치가 있다면 선택을 하고 있다. 한 부분에 더 중점을 둬야겠다는 생각은 아직 하지 않고 있다.”

-여러 분야에서 활동을 하면서 오는 시너지도 있을 것 같은데.
“한 분야에서 하는 분들에 비해 깊이나 전문성은 조금 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테크닉적인 부분이 아닌, 내가 연예인을 하면서 살아가고 해나감으로써 필요한 귀한 자산들을 다른 장르에서 찾을 때가 많다. 특히 예능을 하면서 ‘이건 재밌을 거야. 웃길 거야’라고 생각했던 부분들이 안 될 때가 훨씬 많다. 그러면 쉽게 확신했던 나에 대해 돌아보기도 하고, 반성하게 된다. 그런 마음이나 정신들이 연기를 하면서 혹은 가수로서도 투영이 된다. 기본기를 더 잘 지켜서 하고 싶고, 더 철저하게 기획해서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매너리즘에 빠져들지 않기 위해 나를 한 발짝 나와서 보는 것들은 예능을 통해서다. 예능이 가장 많이 노출해서 평가받는 매체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장르를 크로스오버하는 게 내겐 장점이 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다.”

쉼 없이 달려온 이승기. /넷플릭스
쉼 없이 달려온 이승기. /넷플릭스

-앨범 활동 계획은 없나.
“사실 지난해부터 준비를 하고 있었는데, 코로나19 사태로 잠정적으로 연기가 됐다. 예능도 하고 드라마도 하다 보니, 정확하게 준비된 시기에 앨범을 못내면 많이 미뤄지게 된다. 팬들이 너무 많이 기다렸기 때문에 준비하고 있고 나올 거라고 말하는 게 희망 고문이 될 것 같아 정확한 말을 드리긴 어렵다. 차기작이 결정된 상황이라, 또 모르겠다. 좋은 컨디션에 완성된다면 그때 알려드릴 생각이다. 당장은 힘들 것 같다.”

-tvN 새 예능프로그램 ‘서울촌놈’ 론칭도 앞두고 있다. 많은 예능 PD들이 이승기를 찾는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서울촌놈’은 12일 첫 방송된다.)
“생존력이라고 보고 있다. 더 잘해서 찾는다기보다, 제작진이 짜놓은 판을 건강하게 완주할 수 있는 연예인이 이승기라고 생각하는 것 같고, 제일 적합하다고 보는 것 같다. ‘서울촌놈’도 기대된다. ‘1박2일’ 막내와 ‘집사부일체’ 리더의 모습 중간 지점에서 만나고 있는 묘한 프로다. 차태현 형의 리액션이 워낙 좋고 사람 냄새나는 편한 사람이지 않나. 그래서 꾸미지 않고 편안하게 할 수 있었다. 모처럼 ‘1박2일’의 색채가 더해진 느낌이 나올 것 같다. 빨리 보고 싶다.”

-어느덧 데뷔 17년 차인데, 지금 이 시점에서 이승기의 고민이나 생각이 궁금하다.
“17년이면 많은 걸 알고 핵심을 놓치지 않으면서 쭉 갈 수 있을줄 알았는데, 17년이 돼도 늘 새롭더라. 트렌드나 대중이 원하는 것이 너무 빠르게 바뀌어서 아직도 내가 잘 하고 있는 건지, 이게 맞는 건지 고민을 할 때가 많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하는 일에 익숙해지진 않았으면 좋겠다. 시간이 지날수록 체력은 떨어질 것이고, 원하는 이상과 바라는 목표는 높아질 것 같다. 경험이 많다 보면 예전의 모습을 답습하고 싶지 않아 할 것이고,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지 않겠나. 어떻게 현명하게 잘 관리해서 오랫동안 방송하고 싶은 꿈을 이룰 수 있을지에 대한 것이 요즘 생각하는 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