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차, 예상대로 1∼3위 독식… 아우디, 반년 만에 1만대 성큼
4위그룹 폭스바겐·쉐보레, 0.01% 차 접전… 볼보·미니도 맹추격

2년 가까운 침묵을 깨고 판매재개에 나선 아우디·폭스바겐이 판매실적에서 과거의 위상을 되찾고 있다. <뉴시스>
아우디가 디젤게이트 여파로 침묵을 이어오다 최근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사진은 2018년 부산국제모터쇼 현장. / 뉴시스

시사위크=제갈민 기자  수입자동차 시장의 최상위권 그룹 판도가 예상대로 독일 3사 체제로 굳어질 전망이다. 이에 독일 3사인 메르세데스-벤츠·BMW·아우디를 제외한 수입차 브랜드들은 4위 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전쟁을 벌이고 있다.

벤츠와 BMW는 연초부터 1위와 2위 자리를 꿰차고 타 브랜드들과 격차를 벌려갔다. 2분기 초까지는 독일차 폭스바겐과 미국차 쉐보레가 수입차 업계 판매량 3위 자리를 두고 혈투를 벌였다.

그러나 아우디가 디젤게이트 여파를 딛고 서서히 고개를 들었다. 아우디는 지난해 12월부터 한국시장에서 과거의 영광을 되찾기 위해 지난 6월까지 공격적으로 신차를 투입했다. 그간 아우디는 총 9종의 차량을 새롭게 출시했으며, 고객들은 이러한 적극적인 모습에 반응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의 수입 승용차 등록자료에 따르면, 아우디의 올해 성적은 △1월 763대 △2월 535대 △3월 1,151대 △4월 2,043대 △5월 2,178대 등 2월을 제외하고 매월 판매대수 상승세를 이어왔다. 6월에는 월 판매량 3,401대를 기록하면서 부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이로써 아우디는 상반기 동안 한국시장 누적 판매대수 1만71대를 기록, 1만대 벽을 넘어섰다.

아우디의 질주에 타 수입차 브랜드들은 3위 쟁탈전을 포기하고 4위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사투를 벌일 전망이다.

현재 수입차 업계에서 상반기 누적 판매대수 기준 4위를 차지하고 있는 브랜드는 폭스바겐이다. 폭스바겐 역시 지난 2016년 발발한 디젤게이트로 한동안 한국시장에서 외면 받으면서 입지가 좁아졌다. 그러나 디젤게이트 관련 문제를 해결하고 다시 한국시장에 재진입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다만, 6개월 판매량 7,405대의 65%(4,831대) 이상을 티구안 2.0 TDI 한 개 차종이 차지하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한국지엠이 오는 8월 콜로라도, 9월 트래버스를 각각 출시할 예정이다. /뉴시스
쉐보레가 트래버스와 콜로라도를 앞세워 수입차 업계 상위권을 차지했다. 사진은 2019년 서울국제모터쇼 현장. / 뉴시스

이어 쉐보레가 폭스바겐의 뒤를 바짝 추격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쉐보레의 반년 간 성적은 7,380대로 폭스바겐과 단 25대, 0.01% 밖에 차이를 보이지 않아 4위 자리는 올해가 끝날 때까지 알 수 없을 전망이다. 쉐보레의 이 같은 상승세를 견인하는 모델로는 픽업트럭 콜로라도와 준대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래버스가 있다.

쉐보레 콜로라도와 트래버스는 지난해 8월 국내에 출시됐다. 당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했으나, 판매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그러나 올해 들어 상황이 반전됐다. 콜로라도와 트래버스는 올해 적지 않은 소비자들에게 선택받으면서 쉐보레의 판매량 상승에 기여했다.

두 차량의 6월 기준 올해 누적 판매대수는 △콜로라도 3,078대 △트래버스 2,230대를 기록하면서 각각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5위와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외 쉐보레의 타 차종들도 준수한 성적을 올리며 상승세에 기여했다.

폭스바겐과 쉐보레가 혈투를 벌이고 있는 가운데 스웨덴 감성을 담은 볼보자동차와 영국차 미니가 조용히 이들을 맹추격하고 있다.

볼보자동차코리아는 올 상반기 더 뉴 XC40을 출시해 SUV 라인업을 완성할 계획이다. <볼보자동차코리아 제공>
볼보자동차코리아가 매월 준수한 판매대수를 기록하면서 수입차 업계 4위를 넘보고 있다. / 볼보자동차코리아

볼보와 미니 차량은 단 한 대도 수입차 베스트셀링카 10위권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그럼에도 두 브랜드는 6월 누적 판매대수가 각각 △볼보 6,524대 △미니 5,478대 등을 기록했다. 이는 역으로 일부 브랜드가 주력 차종 1∼2대로 판매량을 올리고 있는 것과 달리 브랜드 내 다양한 차종이 골고루 소비자들에게 선택을 받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볼보는 운전자보조시스템(ADAS·LKAS 등)이 타 브랜드 차량에 비해 민감하게 작동하고, 안전을 최우선시 한다는 이미지가 강해 많은 소비자들이 구매를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볼보는 올해 3분기나 4분기 중으로 플래그십 세단 S90과 V90 크로스컨트리 차량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을 국내에 들여올 계획이다. 볼보 측은 3분기 내 차량을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으나, 코로나19로 인해 일정이 조정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두 차종이 새롭게 출시될 경우 판매량 상승에도 소폭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한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폭스바겐은 현재 새롭게 들여올 차량이 없고, 쉐보레는 대형 SUV인 타호와 중형 SUV 이쿼녹스 페이스리프트를 국내 도입을 검토하고 있지만 일정이 확정되지 않아 월간 판매대수는 현재 수준에서 머물 것으로 전망된다”며 “이에 비해 볼보는 하반기에 2개 차종을 새롭게 선보인다고 못을 박았는데, 이 경우 신차효과를 무시할 수 없는 만큼 연말에 판이 뒤집힐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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