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13 17:38
‘체육계 폭행’과 정치권의 뒷북 대책
‘체육계 폭행’과 정치권의 뒷북 대책
  • 권신구 기자
  • 승인 2020.07.07 18:0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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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이 고(故) 최숙현 선수 사건과 관련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뉴시스
정치권이 고(故) 최숙현 선수 사건과 관련해 대책 마련에 나섰다. /뉴시스

시사위크=권신구 기자  정치권이 고(故) 최숙현 선수 사건과 관련해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지난 해 체육계를 중심으로 ‘미투’ 폭로가 이어지면서 정치권이 뜻을 모았지만, 1년 만에 사건이 재발하면서다. 

7일 정치권은 고(故) 최 선수 사건 대책 마련에 분주했다. 이번 사건 가해자로 지목된 경주시청팀 감독 등이 전날(6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폭행 사실을 부인한 것도 한몫했다. 정치권에서 강력한 진상조사와 관련자 처벌 등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국회 문체위원장인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가해자로 지목되는 감독이 폭행과 폭언에 대해 전면 부인하고 있고, 가해자로 지목된 선수들도 부인하고 있다”며 “조사를 해야 할 문화체육관광부와 대한체육회에서 사실관계 등에 대한 파악이 너무 안 됐고, 준비가 안 돼 있다”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국민의당 또한 이날 ′선수폭력 근절과 보호 안전망 대책 긴급 간담회′를 열고 대책 마련의 시급성을 강조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는 “국민들의 공분이 매번 이어짐에도 불구하고 선수폭력은 근절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라며 “반복되는 폭력을 막기 위해 법의 허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

고(故) 최 선수 사건은 이용 미래통합당 의원이 지난 1일 기자회견을 통해 알리면서 정치권 안팎의 공분을 샀다. 이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사건에 대한 철저한 수사와 가해자 처벌을 촉구했다.

◇ 정치권, ‘청문회’·‘최숙현법’ 등 언급

정치권에서는 이번 사건 대책으로 ‘청문회’와 일명 ‘최숙현법’으로 불리는 법 개정이 언급되고 있다. 

도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서 “선수가 죽음에 이르렀는데도 (문체부가) 심각성을 못 느끼고 있다면 청문회를 해서라도 제대로 규명을 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청문회에 대한 여야 공통분모가 형성됐고, 일정 등을 조율하겠다는 방침이다. 

통합당도 이를 거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가장 먼저 문제를 꺼내 들었고, 해결 의지도 높기 때문이다. 이용 통합당 의원은 전날(6일) 문체위 현안질의에서 “의원 생명을 걸고 모든 것을 밝힐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법안 마련에 대해서도 의견이 모이고 있다. 지난 해 쇼트트랙 국가대표 폭행사건으로 국민체육진흥법이 개정됐지만, 법안의 허점이 많다는 지적이 나오는 탓이다. 

이용 통합당 의원은 지난 2일 ‘최숙현법’ 발의 뜻을 전했고, 박정 민주당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당 법을 대표발의 한다고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도 이날 간담회에서 ‘피해자 중심주의’를 강조하며 법의 허점을 보완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냈다.

법안 내용으로는 ▲피해사건 신속처리 ▲피해자와 가해자 분리조치 및 피해자 임시보호 ▲피해자에 대한 불이익 금지 등이 거론되고 있다.

이용 통합당 의원은 지난 2일 일명 ‘최숙현법’을 발의 뜻을 전했다. /뉴시스
이용 통합당 의원은 지난 2일 일명 ‘최숙현법’을 발의 뜻을 전했다. /뉴시스

◇ 면피용 대책 지적도

다만 이러한 정치권의 행보에 일각에서는 면피용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앞서 쇼트트랙 선수 폭행 사건 당시에도 여야가 대책 마련을 공언하며 개정안 발의에 나섰지만, 이후 제대로 된 후속 조치 등이 이어지지 않았던 탓이다.

실제로 지난 해 1월 국회 문체위 소속 의원들은 일명 ‘운동선수 보호법’으로 불리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을 발의하고 ‘스포츠 윤리센터’를 설립해 운동선수들의 인권 침해 사건을 조사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하지만 해당 법안은 지난 1월에서야 통과됐다. ‘패스트트랙’ 등 여야의 정쟁에 뒷전으로 밀렸기 때문이다. 결국, 1년이 걸려 통과된 법은 오는 8월에나 시행된다. 사실상 체육계가 그동안 법의 보호를 받지 못했던 셈이다.

법이 시행된다고 하더라도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체육계가 폐쇄적인 특성이 있다는 점도 이유다. 이번 사건의 경우도 ‘팀닥터’의 존재를 경주시청은 물론 대한체육회조차도 몰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정치권에서 이번 사태를 두고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면서 제대로 된 대책이 수립이 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사건에 대한 철저한 조사를 지시했다.

한편, 박양우 문체부 장관은 이날 서울정부청사에서 고(故) 최 선수 ′인권침해 관련 관계기관 회의′를 진행한 뒤 브리핑을 열고 “이번이 체육 분야 악습을 바꿀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고 강조하며 이와 관련된 수사 및 조사를 진행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