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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씨네
‘기생충’ 주역들은 오늘도 ‘열일 중’
2020. 07. 08 by 이영실 기자 swyeong1204@sisaweek.com
지난 2월 영화 ‘기생충’ 기자회견에서 봉준호 감독(뒷줄 왼쪽에서 세번째) 및 출연 배우, 제작진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지난 2월 영화 ‘기생충’ 기자회견에서 봉준호 감독(뒷줄 왼쪽에서 세번째) 및 출연 배우, 제작진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뉴시스

시사위크=이영실 기자  한국 영화사에 큰 족적을 남긴 영화 ‘기생충’(감독 봉준호)이 개봉한지 어느새 1년여의 시간이 흘렀다. 그동안 ‘기생충’은 유례없는 수상 기록을 세웠고, 전 세계 관객의 마음을 훔쳤다. 그리고 이러한 신화를 가능하게 한 ‘기생충’ 주역들은 각자 자신의 자리로 돌아가 연기를 향한 열정을 뜨겁게 불태우고 있다.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은 지난해 5월 제72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첫 선을 보인 뒤 한국영화 최초로 영화제 최고상인 황금종려상을 수상하는 쾌거를 이뤘다. 이후 제77회 골든글로브 시상식 외국어영화상, 제73회 영국 아카데미 시상식 각본상, 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한 데 이어 제9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감독상‧각본상‧국제장편영화상을 차지하는 등 전 세계 영화제를 휩쓸었다.

‘기생충’은 ‘상 받은 영화는 재미없다’는 편견을 깨고 흥행까지 이뤄냈다. 국내 개봉 이후 16일 연속 박스오피스 1위 자리를 지켰고, 언론 및 평단은 물론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 속에서 개봉 53일 만에 천만 관객을 돌파했다. 또 북미 개봉과 함께 팬덤을 양산하는 등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기도 했다.

영화의 성공 이끈 배우들은 ‘기생충’의 영광을 뒤로하고, 각자의 자리에서 ‘열 일’을 이어오고 있다. 드라마부터 영화, 예능까지 종횡무진 활약하고 있고, 충무로를 넘어 할리우드 진출 소식도 전해졌다.

두 편의 영화로 관객과 만나는 송강호. /뉴시스
두 편의 영화로 관객과 만나는 송강호. /뉴시스

먼저 송강호는 두 편의 영화로 관객과 만난다. 현재 촬영 중인 ‘비상선언’(감독 한재림)과 최근 캐스팅 소식을 전한 ‘거미집’(감독 신연식)을 통해서다.

‘비상선언’은 사상 초유의 재난상황에 직면해 무조건적인 착륙을 선포한 비행기를 두고 벌어지는 리얼리티 항공 재난 영화로, ‘관상’ ‘더 킹’을 연출한 한재림 감독의 신작이다. 송강호는 전대미문의 항공 재난 뒤를 쫓는 형사 역을 맡는다. 송강호 외에도 이병헌‧전도연‧김남길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해 기대를 한몸에 받고 있다.

‘거미집’은 ‘페어 러브’ ‘조류인간’ 등을 연출한 신연식 감독의 작품으로, 신 감독이 직접 시나리오를 썼다. 영화에 대한 구체적인 정보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독특한 형식의 작품이 될 전망이다. 송강호는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 이후 첫 행보로 대형 영화나 할리우드행이 아닌 ‘거미집’을 택해 이목을 끈다. 안주하지 않고 도전적인 작품을 택하면서 새로운 모습을 예고해 관심이 쏠린다.

지난 2월 종영한 종합편성채널 JTBC 드라마 ‘검사내전’으로 시청자와 만난 이선균은 영화 ‘킹메이커’(감독 변성현) 촬영을 마치고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2016) 변성현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킹메이커’는 대통령을 꿈꾸는 정치인 김운범(설경구 분)과 그의 뒤에서 뛰어난 선거전략을 펼친 서창대(이선균 분)의 치열한 선거전쟁을 그린다. 이선균은 선거판을 쥐락펴락하는 뛰어난 전략가로 대통령을 만들고 싶어 하는 인물을 연기한다.

영화 ‘남자사용설명서’ 이원석 감독의 신작 ‘죽여주는 로맨스’에도 캐스팅돼, 이하늬와 호흡을 맞출 예정이다. ‘죽여주는 로맨스’는 섬나라 재벌과 결혼 후 은퇴한 전직 여배우가 옆집 삼수생을 만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다룬 코믹 스릴러물로, 최근 촬영에 돌입했다.

할리우드의 러브콜을 받은 이선균(왼쪽)과 최우식. /뉴시스
할리우드의 러브콜을 받은 이선균(왼쪽)과 최우식. /뉴시스

또 이선균은 할리우드 영화 ‘크로스’(감독 앤드류 니콜) 출연 제의를 받고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주목을 받고 있다. ‘크로스’는 가상의 다인종 미래 분단국가를 배경으로 가난한 나라와 부자 나라 사이의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를 그린 작품으로, 이선균은 국경수비대장 기드온 역을 제안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선균의 모습을 할리우드 영화에서 볼 수 있을지 기대된다.

이선균보다 먼저 할리우드의 러브콜을 받은 배우는 기택(송강호 분)네 장남 기우 역의 최우식이다. 지난 1월 영화 ‘문라이트’ ‘플로리다 프로젝트’ 등을 배급한 A24 스튜디오가 참여하는 영화 ‘패스트 라이브스(Past Lives, 감독 셀린 송)’ 출연 제의를 받은 사실이 전해져 화제를 모았다. 코로나19 여파로 잠시 제동이 걸렸지만, 추후 다시 논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지난 4월 주연으로 활약한 영화 ‘사냥의 시간’(감독 윤성현)이 넷플릭스를 통해 공개되면서 전 세계 팬들 앞에 다시 섰던 그는 당시 진행된 <시사위크>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할리우드 진출에 대해 “타이밍이 맞아야 하는 것 같다”며 솔직한 생각을 전했다.

그는 “한국에서 열심히 일을 하고 있고, 이런 부분을 해외 분들이 더 좋아해 주셨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면서 “‘기생충’이란 한국 영화로 해외 분들에게 인사하고 많은 사랑을 받았기 때문에 해외 진출을 욕심내서 하려고 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의 말처럼 당분간 국내 활동에 집중할 예정이다. 영화 ‘원더랜드’(감독 김태용)와 ‘경관의 피’(가제, 감독 이규만) 등 두 편의 영화가 개봉을 앞두고 있고, 배우 정유미와 함께 tvN ‘여름방학’을 통해 예능에도 도전한다.

나영석 PD가 새롭게 선보이는 ‘여름방학’은 혼자, 또는 친구들과 함께 낯선 곳에서 여행 같은 일상을 즐기며 지친 몸과 마음의 균형을 찾아가는 ‘어른이들’의 홈캉스 리얼리티 프로그램으로, 최우식과 정유미가 바쁘고 분주한 도심을 벗어나 새로운 일상을 찾아가는 모습을 담는다. 배우들의 숨겨진 예능감각을 탁월하게 담아내 온 나영석 PD가 최우식에게선 어떤 새로운 모습을 끌어낼지 호기심을 자극한다.

활발한 활약을 이어오고 있는 (왼쪽부터) 조여정과 이정은, 그리고 박소담. /뉴시스
활발한 활약을 이어오고 있는 (왼쪽부터) 조여정과 이정은, 그리고 박소담. /뉴시스

조여정은 안방극장에서 활약을 이어오고 있다. 지난 1월 종영한 KBS 2TV ‘99억의 여자’로 브라운관에 컴백한 조여정은 현금 99억을 손에 쥔 여자 정서연 역을 맡아 ‘기생충’ 부잣집 사모님 연교를 완전히 지우는 연기 변신으로 호평을 이끌어냈다. 차기작도 드라마다. 같은 방송사 새 드라마 ‘바람피면 죽는다’ 출연을 확정했다. 10월 방송 예정이다.

이정은은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꾸준히 작품 활동을 펼치고 있다. 지난 3월 영화 ‘용길이네 곱창집’(감독 정의신)으로 관객과 만났고, ‘자산어보’(감독 이준익)와 ‘내가 죽던 날’(감독 박지완) 개봉을 앞두고 있다. 이보다 앞서 지난 1월에는 ‘미스터 주: 사라진 VIP’(감독 김태윤)를 통해 고릴라 목소리 연기에 도전해 이목을 끌기도 했다.

여기에 지난해 KBS 2TV ‘동백꽃 필 무렵’으로 큰 인기를 끌었고, 넷플릭스 ‘나 홀로 그대’와 tvN ‘반의반’ 등에도 출연했다. 또 현재 인기리에 방영 중인 KBS 2TV 주말드라마 ‘한 번 다녀왔습니다’에서 김밥집 사장 강초연으로 분해 걸크러시 매력을 발산하며 시청자를 매료시키고 있다.

지난해 예능프로그램 ‘삼시세끼 산촌편’을 통해 순수한 매력을 선보였던 박소담은 오는 9월 방송 예정인 tvN 새 월화드라마 ‘청춘기록’으로 다시 한 번 안방극장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청춘기록’은 현실의 벽에 절망하지 않고 꿈과 사랑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는 청춘들의 성장 기록을 그린 작품으로, 박소담은 꿈을 향해 직진하는 야무진 청춘 안정하를 연기한다. 상대역 사혜준 역을 맡은 박보검과의 ‘케미’에 기대가 쏠린다.

원톱 주연으로 활약한 영화 ‘특송’(감독 박대민)도 촬영을 마치고, 후반 작업 중이다. 돈만 된다면 무엇이든 배송하는 성공률 100% 드라이버 은하(박소담 분)가 한 아이를 차에 태운 뒤 예기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면서 펼쳐지는 범죄 액션물이다. 박소담은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화끈한 운전 실력으로 사람이든 물건이든 정확하게 배송을 완료하는 인물 장은하로 분한다. 외적인 변신은 물론 강도 높은 액션을 소화하며 새로운 모습을 예고, 기대를 모은다.

수많은 스포트라이트와 쏟아지는 관심에도 묵묵히 주어진 몫을 해내고 있는 ‘기생충’ 주역들. 이들을 향한 대중의 응원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